아시아나항공, 재무악화로 시름 깊어져
  • 송준영 기자 (song@sisapress.com)
  • 승인 2016.03.22 17:24
  • 호수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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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연속 자본 잠식상태···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아
아시아나항공 A380. / 사진=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총부채가 전년보다 늘면서 영업이익으로 금융 이자마저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으로 가까스로 채무를 변제하고 있지만 빚을 얻어 빚을 갚다보니 또 다른 빚의 늪에 빠지고 있다. 본업 경쟁력마저 약화하고 있어 자본 잠식 상태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 기약이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개별 기준으로 5년 연속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를 보면 자본잠식률은 2014년 18.5%에서 2015년 35%까지 늘었다. 연결 기준으로도 15% 자본잠식률을 기록했다. 적자 폭이 커져 잉여금이 점점 바닥나고 납입 자본금이 잠식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개별 기준 매출 5조2043억원, 영업이익 93억5000만원, 당기순손실 1519억원을 기록했다. 저유가로 유류비가 1조4576억원으로 전년보다 5439억원 줄었다. 하지만 인건비·임차료·정비비·공항관련비·기타 비용 등이 늘어 영업 비용은 3154억원 주는데 그쳤다.

부채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부채 총계는 8조4411억원으로 2014년 7조924억원에서 1조가량 늘었다. 부채 비율 역시 2014년 715.4%에서 2015년 991.5%까지 급등했다. 특히 단기 차입금이 2014년  688억원에서 지난해 292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장기차입금도 약 6000억원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막대한 부채 규모 탓에 영업 활동으로 벌어 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금융 이자만 1337억원 발생했다. 이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 982억원으로도 이자를 다 갚지 못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갚아야 할 돈은 메워지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24일과 30일 총 2100억원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 사채 6180억원, 장기차입금 8636억원을 상환할 계획이지만 내달 당장 갚아야 할 2100억원도 버거운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시 빚을 낼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24일 46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 ABS는 국제선 여객대리점계약 및 신용카드사로부터 발생하는 장래매출채권을 담보로 한다. 미래 항공권 판매 대금을 미리 당겨와 현금화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 매출에 대한 확신은 떨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핵심 사업인 항공운송 부문이 어려움에 처한 탓이다. 특히 항공운송부문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중·단거리 국제 노선을 저비용항공사(LCC)에 내주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1월 발표한 ‘2015년 항공여객 수송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LCC 국제선 수송 실적은 전년 대비 37.6% 늘었다.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는 국제 수송객 증가율은 4.9%에 그쳤다. 대형항공사 국제선 분담률도 2011년 56.2%에서 지난해 49.6%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 2년 간 구조조정 일환으로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무급휴직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이행 중에 있다. 이런 경영정상화 방안을 통한 연간 손익 개선 효과는 1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여객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 규모를 줄여야 한다”며 “이와 함께 수익원을 다각화 해 사업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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