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김영춘 앞세운 野 PK에서 이변 노린다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3.10 19:23
  • 호수 137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야 의석 40 대 2 구도 깨질지 관심

40 대 2. 현재 부산·경남·울산(PK)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이 가진 의석 숫자다. 여권은 의석 규모에서 야권을 압도한다. 새누리당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38석을 얻었고, 조경태·김한표 의원의 입당으로 2석을 더 가져왔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대구·경북과 달리 부산·경남·울산 선거전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야권 후보와의 경쟁에서 살얼음판 승부를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야권은 ‘낙동강 벨트’의 야권 지지와 노회찬 등 후보의 활약을 발판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갑 / 나성린 vs 허원제 ‘진박 경쟁’…김영춘 재도전


부산진구 갑에서는 김영춘 더민주 예비후보가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과 리턴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밑바닥 민심 전략’의 김 후보는 지난 총선 패배를 거울삼아 5년째 지역 활동에 전념했다. 김 후보는 서울에서 재선을 한 후 2011년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부산에 내려온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에게 3000여 표 차로 석패했다. 김 후보 측은 “지역에서 5년째니 알아보는 사람도 많고 당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재선인 나 의원은 지역구 수성과 3선에 도전한다. 경제학 교수 출신인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통’임을 자처하고 있다. 그는 “3선 의원은 지역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큰 힘을 갖게 된다”면서 표심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나 의원은 힘겨운 공천 경쟁을 앞뒀다. ‘원조 친박’을 자처하는 허원제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기자 출신인 허 후보는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2007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의 특보 겸 방송단장을 지내 자신을 ‘진박’이라 주장한다. 허 후보는 “나 의원이 지난해 초 연말정산과 증세 문제 등으로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고 나 의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19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24.7%를 득표했던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도 새누리당 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부산 북·강서구 갑 / ‘비박’ 박민식 vs ‘총선 3수생’ 전재수

 

부산 북·강서구 갑에서는 현역의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과 ‘총선 3수생’ 전재수 더민주 예비후보의 초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특수부 검사로 일하다 18·19대에 재선한 박 의원은 부산 지역 대표적 ‘비박’ 의원으로 분류된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은 그는 “저뿐 아니라 새누리당이 부산에서 전승하겠다”고 목표를 세운 상황이다.

 

전 후보는 이 지역에서만 세 번째 총선 도전이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 북·강서구 갑에서 18·19대 총선 때 내리 낙선했다. 하지만 지지율은 상승가도다. 18대 총선에서 38.57%를 득표한 전 후보는 19대 총선에서는 47.6%의 표를 얻고 석패했다. 전 후보는 “지역구에 다니면 어르신들이 전재수를 떨어뜨린 것을 미안해하신다”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선거구 조정은 박 의원에게 유리하다.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부산 북·강서구 갑 지역구에는 덕천2동이 편입됐다. 덕천2동은 유권자 수만 1만2000명 수준인 여당 우세 지역이다. 하지만 전 후보는 3160세대의 대형 아파트 단지가 2015년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것이 호재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가구는 젊은 층이 많아 야권 지지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산 사하구 갑 / ‘부산시장 저력’ 허남식 vs ‘출구조사 재선’ 최인호


‘낙동강 벨트’ 중 하나인 부산 사하구 갑은 문대성 새누리당 의원이 인천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무주공산이 됐다. 여권에서는 이 자리를 부산시장을 지낸 허남식 예비후보와 김장실 의원(비례대표), 부산시 대외협력정책고문인 김척수 예비후보가 노린다. 야권에서는 ‘출구조사 재선 의원’이란 별명이 있는 더민주의 최인호 예비후보가 지난 선거에 이어 재도전한다.

 

새누리당 공천 경쟁에서는 허 후보가 앞서 있다. 당초 허 후보는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이 더민주에 있을 때 이를 꺾기 위해 사하구 을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조 의원이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허 후보는 지역구를 사하구 갑으로 이동해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척수 후보와 김장실 의원은 허 후보에 대항해 단일화도 고려하고 있다. 사하구 갑 지역의 특성상 경남 남해 지역 출신이 15% 이상을 차지한다. 두 후보 모두 남해 출신이기에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공천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여권 후보는 치열한 공천 경쟁을 뚫더라도 더 험난한 본선을 치러야 한다. 더민주의 지역위원장인 최인호 후보가 19대 총선에 이어 재도전하기 때문이다. 최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문대성 의원에게 3.5%포인트 차로 졌다. 부산에서 표 차이가 가장 적었다. 최 후보는 “하루 18시간씩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화두는 낙후된 서(西)부산권 개발 문제다. 여야 후보는 저마다 낙후된 지역 개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최 후보는 사하구의 교통난을 해결할 대책으로 ‘경전철 건설’을 꺼내들었다. 허 후보는 가덕 신공항과 가덕도와 사하를 연결하는 대교를 건설해 사하 지역을 신공항 배후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부산 사상구 / 손수조 vs 배재정 ‘여성 대결’ 성사 주목


서부산인 사상구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지역구다. 그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 지역에서는 여성 후보 간 대결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주인공은 배재정 더민주 의원과 이 지역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을 지낸 손수조 예비후보다.

 

배재정 더민주 의원은 정수장학회 재단이 소유한 부산일보 기자 출신이다. 19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해 정수장학회 문제를 제기하며 ‘박근혜 저격수’로 활약했다. 배 의원은 “낙후된 서부산권 발전을 위해 뛰겠다”며 지역 표밭갈이에 한창이다.

 

하지만 초선인 배 의원에게 손 후보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1월4일 중앙일보와 엠브레인이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에서 배 의원은 29.6%의 지지를 받아 31.4%를 얻은 손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손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문재인 대항마’로 출마해 낙선했지만 지역 내 기반을 쌓았다. 또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함께 ‘박근혜 키즈’로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아프리카TV 생중계 등 이벤트를 하며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손 후보는 당내 공천 경쟁에서 힘겨운 상대를 만났다. 18대 총선에서 이 지역구에 당선된 장제원 예비후보도 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손 후보는 지난 총선 이후 지역구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데다 여성 가산점 10%를 받을 수 있어 공천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장 후보의 선거 조직도 탄탄하다.

 


경남 김해시 을 / 김태호 불출마로 김경수 vs 이만기 초박빙 승부 예상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의 불출마로 경남 김해시 을의 정가는 들썩이고 있다. 야권 지지가 강한 김해시 을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더민주 예비후보와 ‘천하장사’로 유명한 이만기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맞붙는다.

 

두 인사는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와 KBS가 여론조사 기관인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2월16일 발표한 총선 가상대결(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에서 이 후보는 33.7%를, 김 후보는 33.4%를 얻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 후보는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 귀향 이후 함께 계획하고 설계했던 수많은 풀어야 할 과제를 이제는 (자신이) 맡아야 하는 운명 같은 도시”라며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는 5대 비전으로 더불어 잘사는 경제도시,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도시, 맞춤형 복지도시, 편리한 교통도시,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명품 문화관광도시를 제시하며 공약 정비에 발 빠른 모습을 보인다.

 

반면 이 후보는 경남 지역에서 총선 3수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 16대 총선 때 경남 마산시 합포구에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려다 중도에 좌절됐다. 또 17대 총선에서는 이 지역구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지만 패배했다. 이 후보는 이 지역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해 2015년 9월부터 출마 채비를 마쳤다. 현재 인제대 교수직을 휴직하고, 방송활동도 중단한 채 총선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약점인 잦은 당적 변경에 대해 “국민을 바라보는 길은 하나”라면서 “저의 가치관이 이번에는 새누리당과 부합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구 조정은 이 지역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생가 봉하마을이 있는 진영읍은 옆 지역구인 김해시 갑으로 넘어갔다. 김 후보 입장에서는 악재다. 하지만 여권 지지세가 높은 한림면·회현동도 함께 김해시 갑으로 넘어갔기에 김 후보의 손실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