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금융안정에 무게
  • 장가희 기자 (gani@sisapress.com)
  • 승인 2016.03.10 15:59
  • 호수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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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금리결정 앞두고 보수적 선택 불가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1.5% 동결한다고 10일 밝혔다 / 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9개월 연속 연 1.5%로 동결했다.

한은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5%로 동결했다. 지난 2014년 8월과 10월, 작년 3월과 6월에 각 0.25%포인트씩 내린 이후 9개월째 동결이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국내 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지만 대외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은 일시적 부진에서 벗어나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유로지역 회복세는 약화되고 중국, 신흥시장국 성장세는 둔화됐다“며 ”세계 경제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중국, 신흥시장국 금융·경제상황, 국제유가 움직임,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의 경우 수출 감소세와 소비 등 내수 회복세 약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대외 경제여건에 비춰 불확실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에 관해선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상승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상당폭 하락했다“며 ”원·엔 환율은 엔화 강세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언급했다.

또한 “금리 정책에도 타이밍이 있는데 지금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린다면 대외여건이 불확실할 때 어떻게 작동하겠냐는 점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것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 주요국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상태에선 수동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원화 금리를 자주 조정하면 금리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외화 유동성이 수출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천 경제 평론가는 “이번 금리 동결은 당연한 일”이라며 “우리나라가 미국과 1.5~2%포인트 일정한 금리차를 유지해야 외국자본이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폭증해 있는 상태에서 금리를 내려서 경기 진작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섣불리 할 순 없다”며 “특히 베이비스텝 수준인 0.25%포인트 정도 내려서는 경기 진작 효과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신흥국 전체가 세계중앙은행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추이를 먼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민규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 달 동안 국제유가가 10% 가까이 올랐고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동결할 수밖에 없었을 것”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이 6월에도 긴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4월 한은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윤 평론가는 “4월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겠지만 상징적 효과밖에 없다”며 “내려봤자 0.25%포인트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금리를 내릴 명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민규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선임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연방공개시자위원회 정례회의(FOMC) 방향에 따라 이르면 4월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형 유탄타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시장에 혼선을 가져와 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존재 한다”며 “당분간은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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