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사라진 환율 효과…기술혁신 중요성 커져
  •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press.com)
  • 승인 2016.03.08 18:39
  • 호수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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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정책의 한계 뚜렷…근본적 경쟁력 제고 방안 찾아야"
전문가들은 수출에 기여하는 환율 효과가 줄어 기업의 기술 혁신과 내수 경제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8일 밝혔다. / 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수출에 기여하는 환율 효과가 줄어 기업의 기술 혁신과 내수 경제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수출 증대를 위한 고환율 정책을 주의하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5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었으나 수출은 되레 줄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지난달 25일 원달러 환율은 1238.8원으로 5년8개월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7일 1201.4원으로 내렸으나 여전히 1200원대를 기록중이다. 월별 평균 원달러 환율은 2015년 1월 1088.48원에서 2016년 2월 1220.45원으로 132원 가량 올랐다. 지난해 10월 이후론 네달 연속 올랐다.

반면 수출액은 감소했다. 수출액은 2015년 1월 이후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전년동기대비 10% 이상 줄었다. 

전문가들은 고환율이 수출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효과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주요 수출업종이 경쟁력을 잃고 기업의 현지생산도 늘었기 때문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고환율임에도 수출이 감소한 것은 수출 비중이 큰 화학제품, 조선, 반도체 업종 등이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에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에 이 업종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출 단가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개발도상국 대상 수출 물량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윤석천 경제평론가는 "원화 약세가 수출에 기여하는 상관성이 과거보다 줄었다. 한국 주력 상품인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 등의 현지 생산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은 고환율에 의존하지 말고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환율 효과가 줄었다. 이에 산업 본연의 기술 혁신 중요성이 높아졌다"며 "그러나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는 중국의 추격으로 기술 격차가 줄었다. 중국산은 가격 경쟁력까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업종도 일본과의 기술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엔저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 주력 수출품은 고전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반도체 수출액은 41억61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6% 줄었다.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다. D램 가격 하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2월 D램 가격은 전년대비 46.5% 내렸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도 30억200만달러로 8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주력 수출 시장인 신흥국 경기 둔화에 따른 구매력 저하와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심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석유화학과 철강제품 수출액도 전년대비 각각 6.4%, 2.9% 감소했다. 휴대폰 부품 수출액도 전년대비 6.1% 줄었다. 다만 무선통신기기 수출액은 21억47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비 2.8% 늘었다. 갤럭시S7 등 신제품 출시에 따른 초도물량 수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특히 스마트폰 업종은 수출에서 본연의 기술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중국이 기술을 따라오는 상황에서 기업의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환율의 수출 효과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내수 경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희정 연구위원은 "해외 영향을 많이 받는 수출 실적은 환율 효과까지 줄은 상황에서 제어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며 "내수 경제를 강화해야 할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내수 경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고용 증대 정책과 1200조원에 달하는 가계 부채 대책이 필요하다"며 "경기가 어려울 때는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증가 정책이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을 통해 중소기업의 고용을 늘리는 정책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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