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오페라·축구의 도시' 밀라노의 유혹에 빠지다
  • 최형균 기자 (chg@sisapress.com)
  • 승인 2016.03.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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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음악 곁들인 이색 콘서트...리버풀, 뉴욕, 파리 등 나흘간 매혹적 도시여행
이야기 중인 패널들(왼쪽부터 박현주 ENTER M 대표,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 임태희 임태희스튜디오 대표, 제프리 오페라 평론가 ) /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공연기획사 엔터M과 시사저널, 시사비즈가 공동 주최하고 모두투어가 후원한 문화 토크(TALK) 콘서트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가 지난 6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2013년 첫 상연을 시작으로 3회차를 맞은 이번 공연은 6일부터 오는 9일까지 4일간 각 분야 전문가들을 섭외해 대표적 문화도시인 밀라노, 리버풀, 뉴욕, 파리의 문화를 주제로 음악과 이야기를 전한다. 도시의 역사와 깊은 연관이 있는 공연무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토크와 공연 융합 콘서트다.

첫날 디자인의 도시 밀라노와 연관된 역사, 건축, 패션, 축구, 디자인, 오페라를 주제로 열띤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진행자 박현주 엔터M 대표는 “딱딱한 분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캐주얼하게 몸을 움직여라. 질문도 적극적으로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밀라노의 패션과 디자인을 다룬 첫 코너에서 박 대표의 말이 고스란히 실현됐다. 디자인 전문가인 임태희씨는 대중문화와 밀라노를 접목했다. 인기 드라마 ‘풀 하우스’에서 소개된 밀라노표 ‘명품 추리닝’과 명품가구 ‘에드라’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등 재미 요소를 담았다. 밀라노와 일상의 연계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진원(제프리) 오페라 평론가도 거들었다. 박 대표가 “이진원씨는 디자인이 전문분야가 아니니 재미없으시죠”라 묻자 “저희 집은 협소해서 저런 비싼 가구 놓기 힘들다”는 자학적 애드립으로 응수하며 관객의 웃음을 유발했다.

깜짝 이벤트도 준비됐다. 본래는 7일 출연할 것으로 예정된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을 무대로 불러 함께 대담을 나눴다. 한준희 위원은 밀라노의 축구팀인 AC 밀란의 전성기를 소개했다. 그는 “응원문화는 다음에 다룰거다. 내일 와야지 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편안함뿐만 아니라 지적인 대화도 이어졌다. 밀라노의 대표 오페라 라보엠, 라트라비아타, 리골레토를 공연하는데 앞서 이진원 평론가는 각 오페라가 지닌 역사와 배경을 설명했다. 이 위원의 해박한 설명과 함께 갈라 콘서트를 들은 박 대표는 “감흥이 차오른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성악가들의 열정적인 연기도 극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테너 김동녘씨와 스프라노 박선휘씨, 바리톤 김민형씨는 각 오페라의 대표곡을 불러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베들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언제나 교회에 갈 적마다(Tutte le feste al tempio)를 김민형씨와 박선휘씨가 부를 때 두 사람의 열창은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공연을 관람한 김수현(45)씨는 “어렵고 따분하지만 시간이나 죽이자는 생각에 왔다. 하지만 패널들이 쉽고 재밌게 설명해 곡과 도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공연기획자 박현주 대표는 “공연이 지적인 대화를 추구하는 만큼 관중들에게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더 쉽고 재밌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라며 “앞으로 더 발전된 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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