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패배 신동주, 남은 반격 카드는?
  • 한광범 기자 (totoro@sisapress.com)
  • 승인 2016.03.0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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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지주회 지지 확보 난항...내부 경영능력 의구심도 약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 사진=뉴스1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6일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완패함에 따라 그의 반격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임시 주총 직후 6월 정기 주총에서 현 이사진 해임안을 재상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당초 신 전 부회장이 기대를 모았던 종업원지주회는 이번에도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편에 섰다.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는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은 주총이 열린 롯데홀딩스 사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신 전 부회장은 이에 대해 "종업원 지주회 의결권 행사는 회원들 의견이 적절하게 반영된 것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종업원지주회 이사장과 이사들에 대해 롯데홀딩스 경영진 차원의 부당한 압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 직원 13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의결권은 경영진이 임명한 이사장 1인이 행사한다. 내부 구성원 의사보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되는 구조다.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이 지점을 집중 공략해왔다. 종업원지주회 구성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최종적으로 정관변경 등을 통해 종업원지주회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최근 내부 구성원들에게 1인당 2억5000만엔(한화 약 26억원) 상당의 당근책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적으로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애초부터 주총 승리보다는 내부 동요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신 전 부회장 측 한 관계자는 "주총 결과를 통해 종업원지주회 의결권 행사에 내부 구성원 의견이 반영되는지가 확인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종업원지주회 내부 구성원 다수를 설득했다는 주장이다.

롯데그룹 측은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그룹 한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 구성원들의 신동빈 회장 지지는 확고하다"며 "신 전 부회장이 온갖 무리수를 내세우는 자체가 구성원 설득이 안 된다는 방증"이라고 반박했다.

한 재계 인사는 "이번 주총을 통해 종업원지주회가 경영진의 통제 하에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며 "수십 년 된 현 체제를 쉽사리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평했다.

일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롯데홀딩스 사옥. / 사진=시사비즈

신 전 부회장으로서는 종업원지주회 설득 이외에도 성년후견인 재판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신격호(95)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그동안 후계자임을 내세웠던 신 전 부회장에게 보다 큰 힘이 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롯데그룹 내부의 신동빈 체제 지지는 신 총괄회장의 의지와 무관하게 경영 능력에 의한 것이라는 반론이다. 한 그룹 관계자는 "두 형제가 나눠 맡고 난 뒤 한국과 일본 롯데의 매출 규모는 수십배 차이로 벌어졌다"며 "직원들이 누구와 함께 일하고 싶은지는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신 전 부회장 측은 일본 롯데의 애초 역할이 한국 롯데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지난해 10월 신 전 부회장 기자회견 당시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관리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한국 롯데그룹의 성장에 필요한 자본을 공급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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