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통신장비 고장으로 또 지연 출발
  • 송준영 기자 (song@sisapress.com)
  • 승인 2016.01.22 10:14
  • 호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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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결함 세 번째..."바람잘 날 없다"
21일 오후 10시 5분경 부산에서 출발해 괌으로 갈 예정이던 제주항공 7C3154편의 통신 장비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 사진=제주항공

제주 항공에서 기체 결함으로 또 다시 승객이 불편을 겪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기내여압장치 사고부터 지난 12일 조종석 창문 균열, 이번 통신 장비 고장 사고까지 근 한 달 사이 세 번째다.

21일 오후 10시 5분경 부산에서 출발해 괌으로 갈 예정이던 제주항공 7C3154편의 통신 장비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고장 수리를 위해 24시간 지연 운항이 결정되면서 예정대로 출발하지 못하게 된 승객 150명이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제주항공 측은 기체에 설치된 통신장비 2대 중 1대에서 이상이 발견됐다며 가까운 숙박 업소로 승객들을 안내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기체 결함으로 인한 승객 불편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12일에는 오사카에서 김포공항으로 운항할 예정이던 7C1383편이 출발 준비 중 조종석 왼쪽 창문에서 미세한 금이 발견됐다.

이로 인해 승객들은 출발 예정 시간인 오후 4시30분보다 8시간 이상 늦어진 13일 0시50분 출발해 오전 2시5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원래 목적지인 김포공항은 커퓨(Curfew·운항금지시간)에 걸려 항공기가 착륙할 수 없었다. 승객들은 제주항공이 제공한 리무진 버스로 귀가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23일에는 기내압력 조절장치가 작동되지 않은 사고가 났다. 새벽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제주항공 비행기가 고고도 운항 중 기내 압력 조절 장치가 작동되지 않아 비행 고도를 1만피트(3000m) 급강하 했다. 이 과정에서 탑승객들은 20여분간 공포에 떨었고 일부 승객이 호흡곤란과 고막 통증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1년 7월에도 비슷한 사고를 냈었다. 김포발 제주행 여객기 조종사가 여압장치를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이륙 6분 뒤에서야 알고 고도를 급하강했다. 이 사고로 승객 186명 중 10여명이 통증을 호소했다. 국토부는 당시 제주항공에 과징금 1000만원, 조종사에게 업무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다.

시간을 더 뒤로 당기면 사고 횟수는 더 늘어난다. 지난해 12월 20일에는 괌에서 출발한 부산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내부 결함으로 15시간 지연 운항됐다. 지난해 12월 5일에는 태국 방콕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이륙한 지 2시간 만에 방콕으로 긴급 회황했다. 지난해 11월 30일에는 일본 나리타행 여객기 승객의 짐 120개가 직원 실수로 일본 오키나와행 여객기에 잘못 실리는 사건도 있었다.

비행기 문제로 인한 지연, 결항으로 승객이 불편을 겪는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강동원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이 12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국내 항공사 지연, 결항 건수는 2013년 306건, 2014년 391건, 2015년 6월까지 220건으로 사고 건수가 늘고 있는 추세다. 기상악화가 아닌 정비불량과 기체 결함으로 인한 것이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항공사별로는 2013년 이후부터 지난해 6월말까지 2년 6개월동안 대한항공이 가장 많은 303건의 결함과 지연이 있었고 그다음으로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이 183차례 발생했다. 제주항공이 정비불량, 기체결함 등으로 인해 운항지연 및 결항사태를 낸 건 총 159건이다.

같은 기간 국내 저비용항공사 별 과징금 처분 이상 안전사고 횟수는 제주항공이 7건으로 가장 많다. 티웨이항공 5건, 이스타항공 4건, 진에어 1건, 에어인천 1건, 에어부산 1건 등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들이 기체 결함을 조기 발견하고 조치를 취한 건 승객 안전을 위한 최우선 선택이다. 다만 결함이 반복적으로 생기고 다양하게 발생하는 것은 저비용항공사가 더욱 신경써야할 문제”라 밝혔다.  

제주항공은 운항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3월까지 2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예비엔진 2대를 구매하고 올 하반기에는 150억원을 투자해 조종사 모의훈련장치(SIM)를 직접 구매해 운용하기로 했다. 또 항공기 운항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시하고 신속한 정보 공유와 처리를 위한 운항 통제시스템을 올해 안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전관리시스템(SMS IT)도 도입해 그 동안 축적한 안전 저해 요소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위험요소를 사전 예방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비행안전문서 관리 시스템 개발 작업도 1분기 안에 끝마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비행스케줄과 편조 관리를 위한 비행근무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피로관리시스템(FRMS)을 도입하며 항공기의 비행 전후 철저한 사전점검을 통한 예방정비와 정비사를대상으로 일대일 맞춤형 현장교육도 강도 높게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최근 저가항공사 소속 항공기들에서 크고 작은 결함이 잇따라 발견되자 지난 11일부터 국내 저가항공사 6곳을 대상으로 특별안전점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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