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는 대세, 발 빠르게 대응해야”
  • 김경민 기자 (kkim@sisapress.com)
  • 승인 2015.12.02 17:29
  • 호수 1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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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 최초 원-비트코인 거래소 코빗 김진화 이사
© 시사저널 최준필

“비트코인은 주인이 없는 화폐다.” 한국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KORBIT)의 김진화 이사는 “가상화폐는 발행 주체가 없다”며 “가상화폐의 특징을 유념한다면 가상화폐를 내세우며 등장한 신종 다단계 판매 수법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11월17일 서울 논현동 코빗 사무실에서 김 이사를 만나 가상화폐의 특징과 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코인’ 등을 앞세워 높은 투자 수익을 약속하는 신종 다단계 사기 업체들이 등장했다.

“이런 업체들에서 사용하는 화폐는 보통 자체적으로 개발한 새로운 화폐인 경우가 많다. 다단계 사기에 사용되는 화폐들은 비트코인의 소스를 사용해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그 소스를 공개하지 않는다. 즉 주인이 있는 화폐다. 비트코인은 일종의 글로벌 커뮤니티 화폐 단위로 주인이 없다. 이 점이 정상적인 가상화폐와 다단계 사기에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 가상화폐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법정 화폐를 대체할수 있을까.

“아직까지 화폐로서의 비트코인은 투기 성향이 강하다. 각국의 화폐정책에 따라 비트코인의 가치는 요동친다. 한때 1비트코인(BTC)당 1200달러를 넘기도 했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최근 급락해 현재 1BTC당 300달러 선이다. 현재 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보완재·투기재의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해킹 등 사이버 보안 문제와 앞서 말한 가상화폐를 앞세운 다단계 사기의 등장 등 위험 요소를 두고 가상화폐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그 시스템 자체를 해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다만 가상화폐 거래소가 해킹의 대상이 될 위험은 언제나 있다. 실제로 2014년 2월 일본의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해킹을 이유로 폐쇄된 사건이 있었다. 이건 은행이 털리는 것과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은행하나가 강도를 당했다고 해서 원화 시스템자체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듯, 전체 가상화폐 시스템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비트코인이 가진 익명성으로 인해 자금 세탁에 이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거래 주체에 대한 추적이 어렵다는 점에서 검은 거래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분들은 하나씩 대응 메커니즘을 마련해가야 할 부분이다.”

IT 기술의 발달로 세상의 많은 업무 처리가 점점 더 전자화되고 있다. 가상화폐가 금융권의 기반이 될 수 있을까.

“오늘날 누구보다 자본의 흐름에 민감한 투자회사들의 움직임을 보면 비트코인 기술은 전도가 유망하다고 볼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 초 내놓은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미래 금융을 형성할 것’이라며 ‘비트코인과 가상화폐가 거래 메커니즘의 본질을 뒤바꿀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비트코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눈여겨봐야 한다. 블록체인으로 공개적 금융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지금까지 보안 문제 때문에 금융기관에서 폐쇄적으로 해오던 외부 파트너사, 금융기관과의 유기적 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됐다. 가상화폐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밀려오는 파도를 막을 방파제는 없는 것처럼, 막을 수 없다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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