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뜨거운 감자 ‘법인세’
  • 유재철 기자 (yjc@sisabiz.com)
  • 승인 2015.11.18 11:52
  • 호수 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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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최고세율 25%로 올리자”...여당 “절대 불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이달말까지 법인세율 인상안을 포함해 232개 세법개정안에 대해 심사할 예정이다./사진=뉴스1

내년도 세법개정안이 국회에서 심의 되고 있는 가운데 법인세율 인상 여부가 올해도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는 현재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청원을 비롯해 총 6건의 법인세 인상안이 계류돼 있다. 최고세율 22%인 현행 법인세율을 25~30%까지 인상하자는 게 골자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법인세율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여당이 반대하면서 수 년 째 논란만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법인세율 적정한가

여야가 법인세를 놓고 대립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법인세율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법인세율은 OECD 국가 평균(23.2%, 2015년 기준)보다 낮다. 조세부담률도 18.7%로 OECD 평균(24.7%, 2012년 기준)에 비해 낮다.

이런 이유로 야당은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 대기업에 대한 세율을 현재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정한 상태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OECD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법인세율에 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단순계산으로도 세율이 높으면 비중도 늘어야 하는데 반대의 상황인 것이다. 한국은 3.7%로 OECD 평균(2.9%, 2012년 기준)보다 0.8%포인트 높다.

이와 같은 통계가 나오는 이유에 대해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실은 “현재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소득세율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개인사업자의 법인 전환 등을 통해 법인세의 과세대상자가 확대된데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실효세율 논란

과세표준에서 납세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세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실효세율도 법인세율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세계은행이 발표한 주요 국가별 법인세(사회보험료를 제외한 단순 법인세) 실효세율을 보면 한국은 18.2%로 독일(23.2%), 미국(27.4%), 일본(28.9%)보다 낮다.

이 같은 통계는 야당의 법인세율 인상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베 일본 총리가 경기부양을 위해 향후 몇 년 동안 법인세 실효세율을 내리는 정책을 펴겠다고 발표하면서 주변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인접국인 대만과 중국의 실효세율은 각각 12.7%, 10.7%다.

유래 없는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유럽 주요 국가들도 법인세를 낮추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영국은 올해 20% 이하로 낮출 방침이며 2020년까지 18%로 내릴 계획이다. 스페인 역시 내년 25%까지 내린다. 아일랜드는 현재 12.5%인 법인세율을 IT기업에게는 6.25%를 적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기재위 전무위원은 “법인세율을 인상할 경우 투자활성화를 통한 경기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다국적 자본의 이탈을 방지하고,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주변 경쟁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용어설명

조세부담률 :  국민소득에서 조세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여기서 국민소득은 소비·저축· 조세로 구성된다. 따라서 국민소득에서 조세 비중이 높으면 국민이 저축과 소비를 할 여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진국 경제학자들은 적정한 조세부담률 수준을 20% 내외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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