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신동빈에 “날 감시하는 비서·CCTV 철수” 요구
  • 한광범 기자 (totoro@sisabiz.com)
  • 승인 2015.10.16 15:41
  • 호수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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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상설 언급은 패륜”...6개항 담은 친필 통고서 신 회장 측에 보내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가 16일 오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친필서명이 담긴 통고서를 신동빈 회장 집무실에 전달하기 위해 서울 중구 롯데오피스빌딩에 들어서고 있다. / 사진=뉴스1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6일 차남인 신동빈 회장에게 자신에 대한 감시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 등이 자신의 건강이상설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패륜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SDJ코퍼레이션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통고서를 공개했다. SDJ코퍼레이션은 신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자신의 한국 내 활동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신 총괄회장은 친필 서명이 담긴 통고서에서 “근자에 신동빈이 저지른 불법적 사태를 보며 참담함을 넘어 통분한 심정”이라며 신 회장에게 여섯 가지 사항의 조치를 요구했다.

신 총괄회장의 요구사항은 ▲자신에 대한 즉각적 원대복귀·명예회복 조치 ▲자신의 해임과 관련된 신 회장 및  임원들 해임과 민형사상 책임 추궁 ▲집무실 주변의 직원 해산과 CCTV 철거 ▲장남 신동주가 거소와 지원인력 관리 총괄 ▲승낙을 받은 사람의 통신·방문 방해 중단 ▲자신에 대한 건강 이상설 등 명예훼손 행위 중단 및 명예회복 조치 등이다.

그는 “가장 시급한 문제로 비서와 경호요원은 내가 지명하는 사람으로 즉시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승낙을 받은 사람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방해하거나 즉각적인 감시요원 해산과 CCTV 철거에 응하지 않으면 불법 감금 행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에 불응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엄히 물을 것”이라며 “즉각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신 총괄회장은 특히 신 회장 측이 자신의 건강이상설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패륜적 언행”이라고 격분했다. 그는 “신동빈이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이상하다느니 정상적인 의사결정 능력이 없다느니’ 하고 있다”며 “허위사실로 여론을 호도하며 나를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가장 시급한 문제로 제기된 신 총괄회장 비서·경호요원은 총괄회장 본인이 지명하는 사람으로 배치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인수인계 시점을 신 회장 측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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