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날리는 지방 공항은 명절용?
  • 송준영 기자 (song@sisabiz.com)
  • 승인 2015.09.23 18:24
  • 호수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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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때 외엔 탑승률 저조···11개 공항 만성 적자 허덕여
출처: 한국공항공사

지방 공항이 위기에 빠졌다. 김포·김해·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공항이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항공사들은 지역 반발 탓에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을 울며 겨자 먹기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뾰족한 수가 없어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추석을 맞아 모처럼 지방 공항이 북적일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저가항공사의 추석 연휴기간 내륙노선 예약률이 평균 80%를 넘어섰다. 김포-사천, 김포-울산 노선의 경우 25일과 26일 비행기 표가 동났다.   

문제는 명절 ‘반짝 특수’를 빼면 지방 공항이 한산하다는 점이다. 평일 대한항공 김포-사천 노선 탑승률은 36.8%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안국제공항·여수공항·포항공항 등의 평균 탑승률은 손익분기점 탑승률 70%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항공사들이 손해를 보면서 운항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지방 거점 공항인 김포·김해·제주를 제외한 11개 지방 공항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강원도 원주공항은 지난해 22억원의 적자를 냈다. 울산공항은 99억원, 여수공항은 9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방 공항의 가장 큰 문제는 줄어든 항공 수요다. 내륙 항공 노선은 고속버스와 KTX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고속버스 터미널과  KTX  역사가 도심에 있는 반면 공항은 외곽에 있기 때문이다. 공항 이동시간과 대기시간, 지방공항에 도착해 다시 도심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합하면 고속버스나 KTX를 타는 것과 엇비슷하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7월 지방공항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아직 협의단계에 그치고 있다. 국제선 신규 취항 노선에 3년 간 공항 시설 사용료 전액을 면제해주고 탑승률 이 낮은 노선(국내선 포함)에 대해 추가로 20% 감면 혜택을 준다는 게 골자다.  시범 대상 공항을 선정해 한국공항공사 지상조업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수요를 늘리기 위해선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대한항공이 김포-사천 노선을 폐지한다고 밝혔다가 지역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다. 이후 경상남도는 사천공항 활성화 협의회를 구성했지만 아직 뚜렷한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항공사 역시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항공사들도 가격할인과 수익이 나는 노선 개척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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