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실탄’ 마련하려 앞다퉈 상장 추진
  • 송준영 기자 (song@sisabiz.com)
  • 승인 2015.09.10 17:45
  • 호수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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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빠르면 올해 안 증시 입성...에어부산은 내년 상반기 예상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 중 가장 먼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LCC)가 앞다퉈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있다. 이들 항공사는 확보한 자금을 비행기 도입, 노선 확대 등 외연 확장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달 20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영업일 기준 45일 간의 예비심사를 마치면 올해 안에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기대감이 크다. 메르스로 침체된 상황에서도 2분기 매출 1424억원, 영업이익 90억원, 당기순이익 1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19억원 적자에서 112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대폭 상승했다.

실적이 뒷받침 되자 기업 공개전 선제적 재무조정(프리IPO)에 힘쓸 이유가 없어졌다. AK홀딩스는 지난달 13일 자회사 제주항공에 대한 싱가포르항공의 지분투자 제안을 검토했으나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현금 흐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LCC 최초로 상장을 추진해 주목받고 있다”며  “높아지는 저가항공사 점유율과 길어지는 저유가 기조가 상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발 쇼크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점, 3분기 실적 등 변수도 있다. 제주항공은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관사와 희망공모가를 논의 중이다.

제주항공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항공기 구입 등 몸집을 키우는 데 쓸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대형항공사 (FSC)에 속해있는 다른 LCC와 달리 독립된 형태다. 노선을 배분하거나 겹치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와 같은  수익성이 높은 중단거리 노선 확대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일본과 중국노선에 강점이 있는 반면 동남아 노선은 취약한 편이다. 제주항공 24개 국제 정기노선에서 일본노선과 중국노선은 각각 33%, 25%를 차지하지만 동남아 노선은 8%에 불과하다.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 상장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높은 청약률로 상장 한다면 이들 기업 상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이 이들 항공사 상장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에어부산은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16개 주주사 의견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며 “비행기 신규도입, 노선확대 등 제 2의 도약을 위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스타항공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공식적인 서면계약을 하진 않았지만 모 증권사와 상장을 위한 제안서를 주고받고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자본 잠식 상태로 상장요건을 맞추지 못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이 먼저다.

한국항공진흥협회 항공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국내 LCC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9.4%였지만 2014년 11.1%, 2015년 상반기 15.5%로 지속 성장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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