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가 봉이냐”...포르쉐 딜러사 파업 노조원의 눈물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5.08.06 19:19
  • 호수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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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CL, 일방 해고와 임금 삭감으로 노조원 51명 거리로

전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6일 오전 11시 섭씨 34도까지 치솟는 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휘문고교 사거리에 리무진 버스 2대가 섰다.

버스에서 흰색 셔츠에 검정 넥타이를 멘 장정 50여명이 쏟아져 나왔다. 장정들이 4열 종대로 서자 선글라스를 쓴 남성 한명이 선두에 섰다. 대치동 한 복판, 그들이 향한 곳은 포르쉐코리아 공식딜러사인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L) 본사다.

포르쉐코리아 딜러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의 교섭 거부와 부당 해고가 파업 사유다. 노사는 2~6월 15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진전이 없었다.

◇ 회사는 커 가는데 딜러 임금은 줄어

포르쉐 공식딜러사 SSCL 노동조합원들이 6일 대치동 본사 앞에서 쟁의에 들어갔다. / 사진=박성의 기자

올 3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878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을 기록했다. 판매 대수는 2568대로 전년 보다 26% 더 팔았다.          

회사는 성장했지만 딜러 봉급은 줄었다. 포르쉐코리아 딜러사 SSCL 측이 마진율 저하를 이유로 딜러 판매 인센티브를 30% 이상 삭감했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사측에 공식적인 대화를 제안했다. 딜러 처우 개선과 노조 활동 존중등을 요구했다. 지난 5개월간 15차례 협상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사측은 지난 6월 17일 노조위원장 등 단체 협상자 4명을 해고했다.

해고를 통보받은 딜러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사측이 대화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노조는 지난 5일 길거리 쟁의를 결정했다.

◇ SSCL “해고는 정당, 집단 이기주의 유감”

김창규 SSCL 노조위원장 (사진 맨 왼쪽)이 지난 6일 시위를 이끌고 있다. / 사진=박성의 기자

사전에 쟁의를 예고 받은 SSCL 측은 5일 입장을 내놨다. 우선 해고는 개인적 사유라고 주장한다. SSCL 관계자는 “판매사원 4명은 노조활동과 상관없이 직장 윤리규정과 인사권을 침해해 징계했다”고 밝혔다.

또 “판매사원에 대한 대우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현 노조는 자기들보다 처우가 열악한 절대 다수 직원에 대한 일말의 배려심 없이 집단이기주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태민 노조부위원장은 “마진율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영업직 임금은 줄이면서 경영직 임금은 줄지 않았다”며 “회사는 업계 최고 대우라고 하지만 매출 상승과 반대로 인센티브가 줄고 있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밝혔다.

1시간 가량 본사 앞에서 쟁의를 마친 노조원들은 다시 버스를 타고 분당 지점으로 향했다. 사측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다음주 투쟁을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지난달 31일, 쟁의로 인한 피해가 발생 시 법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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