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업계 간 한 여름 ‘짜장 대전’
  • 김명은 기자 (eun@sisabiz.com)
  • 승인 2015.07.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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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타지 않는 짜장면 시장에 오뚜기와 팔도 진입
 

농심이 개척한 굵은 면발 라면시장에서 '짜장맛' 경쟁이 불붙고 있다.

농심 '짜왕', 오뚜기 '진짜장'에 이어 팔도의 신제품 '팔도짜장면'이 23일 출시되면서  라면업체간 한 여름 ‘짜장 대전(大戰)’이 펼쳐질 전망이다.

농심이 지난 4월 '우육탕면'에 이어 굵고 납작한 면발로 승부를 건 짜장 라면 '짜왕'을 출시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라면 업계에 짜장 경쟁이 본격화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 '짜왕'은 5월 한 달 판매액(내부 출고매출 기준)이 100억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라면시장 2위에 올랐다. 10년째 고착화된 1~5위(신라면-짜파게티-안성탕면-너구리-삼양라면) 순위가 ‘짜왕’으로 인해 변화했다.

‘짜왕’의 등장으로 삼양라면이 처음 순위 밖으로 밀려났고 농심은 판매액 기준 라면시장 1~5위를 독차지했다. 이에 따라 농심의 시장점유율도 0.6%포인트 상승한 61.5%를 기록했다.

‘짜왕’이 큰 성공을 거두자 라면업계 2위 오뚜기가 3개월만인 지난 20일 비슷한 제품인 '진짜장'을 출시했다. 뒤이어 4위 업체인 팔도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뚜기는 분말 대신 액체스프를, 팔도는 국산 돼지고기만을 사용한 것을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굵은 면발과 센 불에서 짧은 시간 재료를 볶는 '고온 쿠커'라는 기본 요소는 동일하다.

뚜기와 팔도가 선점한 상품의 인기에 편승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재미를 보는 소위 '미투(me too)' 전략을 펼쳤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팔도 관계자는 "제품 개발에서부터 네이밍, 패키지 디자인 등에 이르기까지 3~6개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최근 식생활 트렌드에 맞춰 미리부터 제품 출시를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모방 제품, 무임승차 논란에도 불구하고 라면업계가 잇따라 새로운 짜장라면 시장에 발을 들이는 데에는 그만한 속사정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라면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으나 짜장라면은 무려 12.5%나 상승했다.

짜장라면은 비교적 계절을 타지 않고 1년 내내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 셀러 제품이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게티를 기준으로 볼 때 짜장라면의 경우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매출 등락폭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팔도는 상반기 6% 신장세를 보인 비빔면 시장과 짜장라면 시장을 동시에 잡아 국물 없는 라면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기 위해 이번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비빔면은 여름철 인기 메뉴로 계절적 영향을 크게 받는 제품이다. 안정적 수익 모델로 짜장라면만한 게 없는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경쟁업체들의 공세에 대해 "우육탕면에 이어 굵은 면발을 특징으로 한 ‘짜왕’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농심이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낸 것"이라며 "경쟁업체들의 참여로 시장 파이가 커져 그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면 지금 상황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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