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000만원 투자해 매달 350만원 번다
  • 김성희│창업컬럼니스트 ()
  • 승인 2015.07.22 14: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장 다니며 김밥집 차려 성공…40·50대 투잡 창업 비결

23년간 건설업 외길을 걸어온 남성훈씨(48·가명).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 인근에 33㎡(10평) 크기의 작은 김밥 전문점을 오픈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에 뛰어든 것이 아니다. 직장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니고 있다. 그런데 왜 창업을 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노후 대비’였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훈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그렇다고 은행이나 주식에 돈을 묻어두자니 불안했다. 50대를 앞두고 노후를 위한 재테크로 창업을 선택한 것이다.

메르스 사태 때도 매출 안 떨어져

50대는 적극적으로 자산을 형성하는 시기가 아니다. 은퇴가 임박한 만큼 노후 대비가 절실하다. 50대 중반 이후부터는 퇴직으로 소득이 없어지지만, 생활 유지비 등 고정 비용은 계속 발생한다. 윤인철 광주대학교 물류유통경영학과 교수는 “자금이 많다면 빌딩 등을 구입해 임대 수입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1억~2억원을 투자해 창업하려는 50대가 많다”고 말했다.

6월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

남씨는 창업하기 전 3가지를 꼼꼼히 따졌다. 첫째, 아이템이 시대의 트렌드에 맞아야 한다. 그래서 선택한 브랜드가 프리미엄 김밥 전문점 로봇김밥이다. 그는 “현미와 잡곡을 이용한 김밥이 최근의 웰빙 트렌드와 맞고, 신규 브랜드라 선점하는 효과도 노렸다”고 말했다.

둘째는 계절과 각종 질병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그는 김밥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셋째는 상권이다. 그의 매장은 삼성동 오피스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다. 메르스 사태 때도 그의 매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매출은 소폭 상승했다. 그는 “주 고객인 주부들이 아이들과 외출을 자제하면서 주택가 매장은 큰 타격을 받았다”며 “오피스 지역은 직장인 대상이라서 매출이 꾸준했다”고 말했다. 그의 창업비용은 1억2000만원 남짓. 매장은 본사에서 골라줬다. 현재 그의 매장은 21세 된 아들이 운영하고 있다. 사회 경험을 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월 순수익은 아들 인건비 등을 제하고도 350만원에 이른다.

로봇김밥

노후 대비 창업, 가장 중요한 건 안정성

창업으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40~50대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전체 자영업자는 감소하는 반면 50세 이상 자영업자 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본격화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는 2011년 539만9000명에서 2012년 554만8000명으로 늘었지만, 2013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했다. 올 1분기에도 546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만9000명 줄어들었다. 반면 50세 이상 자영업자는 증가했다. 통계청의 비임금 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0세 미만 자영업자는 2007년 324만명에서 2013년 246만명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50세 이상은 같은 기간 289만명에서 328만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50세 이상이 전체 자영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7.1%에서 57.1%로 상승했다. 윤인철 광주대 교수는 “은퇴 후 재취업이 어렵고, 재취업을 해도 급여 수익에 불만이 많아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내·자녀 등과 함께 창업하는 가족 창업이 많아지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50세 이상 실업자의 경우 지난해 6월 기준 13만7000명에서 올해 6월에는 17만명으로 3만3000명이나 늘어 24.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50세 이상이 자영업으로 쏠리면서 폐업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창업이 ‘베이비부머의 덫’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은 “투자형 창업이나 노후 대비 창업은 수익성보다 안정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창업자의 창업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최소한의 투자 수익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야 고수익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투자형 창업으로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란 사실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 소장은 운영의 용이성도 반드시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운영이 복잡하면 관리도 복잡하다. 이런 경우 직접 운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운영이 간단하고 쉬워야 한다. 그래야 운영의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매매도 쉽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독립 창업보다는 경쟁력과 시스템을 갖춘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창업 자금 지원해드려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중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곳이 의외로 많다. 창업 자금이 부족할 경우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젤라또&커피 전문점 ‘카페띠아모’, 스페셜티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 ‘띠아모커피’를 운영 중인 (주)띠아모코리아는 신한은행 및 하나은행과 연계해 최고 1억원까지 창업 대출을 지원한다. 띠아모커피 신규 창업 희망자는 물론이고, 이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맹사업자도 대출이 가능하다.

띠아모코리아 본사도 신규 창업자를 대상으로 최고 3000만원까지 자금을 지원한다. 미들비어 치킨펍 브랜드 쭈노치킨 가게도 예비 창업자가 점포만 임차하면 인테리어와 주방기기, 간판 등 창업비용 전액 대출을 알선해준다. 기존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업종 전환을 희망할 경우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