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올해의 인물] 2020년 우리도 달에 착륙한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3.12.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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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로켓 2019년까지 개발

2020년과 2030년이면 태극마크를 단 우주선이 각각 달과 화성에 내려앉을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발표한 이 계획은 올해 1월30일 우리 땅(전남 고흥)에서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의 발사가 성공했기에 가능했다. 로켓은 인공위성을 우주로 실어 나른 후 궤도에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인공위성·우주센터·우주발사체는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3대 조건이다. 올해 로켓 발사에 성공한 한국은 그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이 점을 인정해 시사저널은 올해의 인물 과학 분야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선정했다. 항우연은 한국의 항공우주 계획을 주도적으로 실행하는 기관이다.

1월30일 전남 고흥에서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되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나로호에는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절반은 러시아 기술로 제작된 만큼 순수 우리 기술로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 최근까지 1톤에 육박하는 아리랑 1~3호 위성을 궤도에 올릴 로켓이 없어서 미국·러시아·일본 등에 돈을 주고 로켓과 발사장을 빌려 썼다. 항우연은 1.5톤 무게의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로켓을 2019년까지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무거운 무게의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쏘아 올릴 로켓과 발사장을 자력으로 갖춰야 세계 시장에 명함을 내밀 수 있다. 2010년 현재 세계 항공우주산업 시장은 5000억 달러 규모(우주산업만 1000억 달러)로 자동차 시장의 30%에 달한다. 이 시장은 급성장세를 타고 있어 2040년 2조 달러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주는 각국의 기 싸움 무대가 아니라 산업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 지구 위에 떠 있는 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실어 나르거나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려주는 일로 수익을 낸다. 세계 각국이 로켓과 발사장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려는 배경이다.

로켓과 발사장만 갖춘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중국이 막대한 돈을 들여 탐사선을 달에 보내고 더 나아가 자체 기술로 우주정거장(천궁)도 지구 상공에 띄우려는 이유다. 한국이 2020년경 달에 로켓을 보내 탐사선을 착륙시키려는 시도도 같은 맥락이다. 이규수 항우연 홍보실장은 “인공위성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한국이 자력으로 로켓과 발사장까지 갖추면 다른 나라의 인공위성 발사 용역을 수주할 수 있다”며 “우주 강국들은 저렴한 로켓과 발사장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경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자력으로 로켓과 발사장 갖춰야

항우연은 1989년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항공우주연구소로 태동했고, 1996년 한국항공우주연구소로 독립했다. 2001년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명칭을 바꿔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항우연과 함께 이 분야 후보에는 김승환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조용민 건국대 석학교수가 올랐다. 김승환 교수는 마취와 의식 등 복잡계 과학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과학자다. 김빛내리 교수는 마이크로 RNA(작은 리보핵산)에 대한 연구로 질병의 근원을 밝혀 난치병 치료에 공헌하고 있는, 세계가 인정하는 과학자다. 한국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조용민 석학교수는 지난 10월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를 푸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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