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들어갈 땐 조심! 무시무시한 놈 달라붙는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3.05.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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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당국,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례 두 건 조사 중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 국내에도 감염자가 있다. 현재 병원으로부터 두 건의 의심 사례가 접수돼 조사 중이다.”

국내에서도 일명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례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기자의 확인 요청에 국립보건연구원 관계자가 한 답변이다. 그는 “현재 의심 사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고, 최종 판정은 의심 환자의 검사 대상물에서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리한 후 발표할 계획”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에서 시민들이 잔디밭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야외 앉을 때는 돗자리…애완동물도 관리해야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130명과 8명의 사망자를 낸 중증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발견됐다. 2009년 중국에서 원인 불명의 병이 집단으로 발병했고, 2011년 그 원인 바이러스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졌다. 2011~12년 2047건의 감염이 확인됐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국내 전역에 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작은소참진드기가 있어 야외에서 활동할 때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 바이러스의 치사율(감염 환자 대비 사망률)은 30%에서 5%로 낮아졌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초 환자가 발생한 후 환자는 많이 늘어났지만, 초기 응급조치 등을 잘하면서 사망자 수는 상대적으로 그다지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의심 사례는 발생했지만 5월9일 현재까지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진드기가 전국에 분포하고 있고, 4~11월 기간에 활동하는 만큼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바이러스 전문가, 질병 매개 곤충 전문가 등의 도움말을 받아 이 바이러스에 대한 의문점을 질의응답식으로 정리했다.

 

작은소참진드기 성충(위)과 흡혈한 후(아래)의 모습. ⓒ 질병관리본부제공
SFTS는 어떤 질병인가?

2011년 처음 확인된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이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산성이나 열에 약하므로 일반 소독제(알코올 등)나 주방용 세제, 자외선 등에서 급속히 사멸된다.

세계 어디에서 발생하나?

2009년부터 중국에서 보고되기 시작해 현재 중국에서는 11개 성에서 환자 발생이 보고됐다. 올해 3월 일본에서는 7개 현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 미주리 주에서도 감염 사례가 나왔다.

국내에는 이 바이러스가 이전부터 있었나?

바이러스와 이를 매개하는 진드기 자체는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바이러스에는 어떻게 감염되나?

중국에서 보고된 사례는 대부분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것이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은 감염 환자도 발생했다. 이는 감염 환자의 구토물 등 검사 대상물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기에 의한 전염은 없다.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원인 불명의 발열, 소화기 증상(식욕저하·구토·설사·복통)이 주 증상이다. 두통, 근육통, 신경 증상(의식장애·경련·혼수), 호흡기 증상(기침), 출혈 증상을 일으킨다. 중증으로 발전하면 사망할 수 있다.

어떻게 예방하나?

백신이 없어서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도리밖에 없다. 풀숲이나 덤불 등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장소에 들어갈 때는 긴 소매, 긴 바지, 발을 완전히 덮는 신발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드기에 물렸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진드기는 인간과 동물 피부에 단단히 붙어서 장시간(며칠에서 10일간) 흡혈한다. 무리하게 당기면 진드기 일부가 피부에 남으므로 진드기에 물린 것을 확인하면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한다. 뾰족한 치료제가 없으므로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병원에서는 어떤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을 판정하는가?

병원에서 발열, 소화기 증상, 혈소판 감소, 백혈구 감소 등을 검사한다. 의심되면 국립보건연구원에 환자의 검사 대상물을 보내 확인을 의뢰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검사 대상물에서 바이러스 유전체를 분리한 후 확진 판단을 내린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진드기는 실내에서 보통 볼 수 있는 진드기와 다른가?

일반적으로 집에 서식하는 진드기와는 종류가 다른 작은소참진드기다. 이 진드기는 주로 숲과 초원 등의 야외에 서식하고 있으며, 시가지 주변에서도 볼 수 있다. 8개의 다리가 달린 이 진드기는 밤색이며 몸통 2mm에 다리까지 합하면 3mm 정도의 크기다. 암수 모두 사람과 동물의 피를 빠는데, 흡혈 상태에서는 몸집이 두 배 이상 커진다.

인간 이외의 동물도 이 병에 걸릴 수 있나?

일반적으로 진드기는 야외에서 인간을 포함한 많은 종류의 동물을 흡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도 동물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동물에서도 같은 병이 생기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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