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선제타격 가능한가
  •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 승인 2013.03.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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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전략

핵 보유를 선언한 북한이지만 우리 정부나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핵실험이 성공한 이후에도 무기화하기 위한 절차가 남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북핵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무관심 속에 미국의 대북 핵 억지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클린턴과 부시, 오바마로 이어진 미국의 권력 교체 그리고 대테러 전쟁 속에서 북핵 개발은 저지되기는커녕 정책으로서 제대로 검토조차 되지 못했다.

오바마 정부가 아시아를 중시하는 정책을 외치고는 있지만 예산 등의 제한으로 막상 아시아로 돌릴 병력이 충분하지 않다. 지난번 북한 핵실험 사태 당시 미군 항모전단은 한반도로 접근조차 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인 ‘시퀘스터’로 인해 미군의 활동마저 위축되고 있다. 심지어 주한미군의 경우 당장 4월부터 군무원들이 무급휴가에 들어간다. 미국만 바라보는 대응이 더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우리 군은 북핵에 대한 타개책으로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나 ‘킬체인’ 등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2014년까지 킬체인을 30분 내에 끝낼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킬체인이란, 신속히 제압해야 할 표적에 대해 ‘탐지→식별→추적→무기 선정→타격→평가’하는 일련의 무기체계 운용 과정을 가리키는 공군 용어다. 미국 공군은 걸프전 이후 스커드미사일과 같은 긴급 처리 표적을 파괴하기 위해 킬체인 개념을 발전시켜왔다. 이런 노력으로 미군은 대테러 전쟁을 거치면서는 이동하는 알카에다 고위 간부와 같은 긴급 처리 표적을 사살하기 위해 킬체인의 시간을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북한의 핵 무장을 포함한 모든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 바로 킬체인 개념인데, 비대칭 위협이라는 긴급 처리 표적을 다루기에 적절한 무기체계가 우리에게는 부족하다. 일례로 순항미사일로 킬체인을 이루겠다는 발표도 있었지만, 한번 발사하면 목표를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순항미사일로는 차량에 탑재돼 운반되는 이동식 스커드미사일에 대응할 수 없다. 게다가 시속 9백km에 불과한 순항미사일이 잠수함 혹은 구축함에서 발사돼 목표까지 날아가는 데만 10여 분 걸린다. 결국 스텔스 전투기를 북한 영공 인근에 최대한 근접시켜 타격 시간을 줄이는 것과 같은 특단의 준비가 필요하다. 게다가 지상의 적 위협을 탐지하기 위한 시스템은 우리 군에게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군용 정찰위성이 없는 우리로서는 RQ-4 글로벌호크와 같은 고성능 정찰기라도 들여와야 하지만 그도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제압할 F-X 차세대 전투기 사업조차 전망이 불투명한 것이 우리 국방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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