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눈물·열정의 땀에서 ‘보이지 않는 이력서’ 만들어내다
  • 조철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3.02.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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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만난 사람│차문현 우리자산운용 대표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대표의 이력서를 보자. ‘1954년생. 부경고(구 경남상고) 졸업. 세종대 경영학과와 고려대 경영대학원(석사) 졸업. 1972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이후 지난 40년 동안 은행, 투자신탁, 증권사, 자산운용사를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 상고 졸업생치고는 화려하다고 말할 만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그의 성공 노하우를 담은 책 <긍정으로 턴어라운드하라>(21세기북스 펴냄)를 펴내고, ‘국민 강사’ 김미경씨로부터 “나의 가장 소중한 ‘인간관계’ 멘토”라고 칭송받았다. 이만 하면 ‘금테 두른 이력서’라 불리며 번쩍거릴 듯하다.

그런데 차대표가 자신의 책에 소개한 ‘네 가지 성공 자산’을 들여다보니, 이 이력서 말고 ‘보이지 않는 이력서’를 하나 더 만들어놓고 있었다. 차대표의 두 번째 성공 자산은 ‘사람’이다. 사람을 얻어야 성공을 얻는다는 것이다. 사람을 얻게 된 과정이 바로 차대표의 ‘보이지 않는 이력서’였다. 이 이력서는 다른 직장을 알아볼 때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별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차대표의 경험을 들어보면 이 ‘보이지 않는 이력서’야말로 구원의 화신 같은 것이었다.

ⓒ 우리자산운용 제공
1996년 동화은행 도산로지점의 초대 지점장으로 부임한 차대표는 1년 만에 3천억원이라는 예금을 유치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는 단기간에 그런 실적을 거둔 이유에 대해 “사람 재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는 나의 성공을 돕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사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차대표는 “사람을 만날 때 ‘Take’보다 ‘Give’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저 사람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어떤 도움을 줘야 저 사람이 잘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비로소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귀인을 만나려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귀인이 되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인연의 힘을 믿고 선행을 베풀며 음덕을 쌓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귀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차대표는 업계에서 인덱스 펀드 전문가로 불리며, 특유의 긍정적 자세를 무기로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그에게 순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또한 위기에서 무너졌을 수도 있었던 한 인간이다. 실직 등 여러 번의 고비에서 ‘보이지 않는 이력서’가 그를 살렸다. 그의 성공 자산 중 ‘돈’은 ‘사람’ 다음인 세 번째였다. 차대표는 성공 자산으로 ‘시련’을 앞세웠고, 네 번째로 ‘긍정’을 꼽았다. 긍정적인 마인드도 좋지만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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