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 개성’ 치장한 그들만의 스타일
  • 성범수│<아레나 옴므 플러스> 패션 디렉터 ()
  • 승인 2012.09.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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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젊은 층 어필 위해 밝고 과감한 색깔 선호
문재인, 타이로 변화… 안철수, 평범한 옷차림으로 친근감 줘

박근혜 후보는 바지를 주로 입는 편으로, 바지 중에서도 통이 널찍한 것을 즐겨 입는다. ⓒ 시사저널 박은숙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등 세 명의 대권 주자는 극단적으로 다른 성장 배경과 개성을 지닌 후보들이다. 이들이 정책을 말하기 전, 가장 먼저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후보들의 외모, 즉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패션은 사람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절대적인 지위를 부여받았다. 선거는 훌륭한 정책을 바탕으로 승리를 일구어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미지로 승리를 쟁취하는 인기 투표 성격도 지니고 있다.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해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도 있고, 내가 의도하는 목적에 맞게 옷을 입는 것으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똑같은 슈트 다섯 벌로 대선을 치른 일화로 유명하다. 선거운동을 할 때만 해도 브랜드 없는 저가 셔츠와 슈트를 즐겨 입었다고 한다. 대중들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엘리트라는 느낌보다는 소탈하고, 젊고, 지적이며, 모두를 포용하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존 F. 케네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존 미국 정치인들이 즐겨 입었던, 품이 큰 고루한 슈트와는 달리 날렵한 슈트를 즐겨 입었던 오바마 대통령은 투 버튼 싱글 브레스트 슈트를 선호했다. 오바마가 그의 목표였던 젊고 경쾌한, 일하는 미국인상을 제시하는 데 가장 적절한 패션이었다.

패션에 둔감한, 그래서 후보들의 패션 전략이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대한민국 역대 대선이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선거에서 패션 전략이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다. 지금 현재 지지율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일컬어지는 박근혜 후보는 대선 후보가 되기 이전부터 유사한 옷차림을 고수하고 있다. 과거 퍼스트레이디로서의 경험 때문이었을까? 박후보의 패션은 무엇보다도 품격에 그 목표를 두고 있는 듯이 보인다. 과거 코코 샤넬이 승마 팬츠를 입어 화제가 되었던 것처럼, 그리고 그 팬츠가 여성 해방을 위한 일종의 상징이었던 것처럼 박후보는 바지 차림을 고수한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대한민국에서 진정한 여성 해방을 일구어내겠다는 의도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그가 선택한 바지는 통이 널찍한 편으로 편안하고 우아한 실루엣을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짙은 컬러의 슈트를 자주 입고, 때와 장소에 맞게 넥타이를 선택해 맨다. ⓒ 시사저널 유장훈
■ 박근혜-올린 머리에서도 꼼꼼함 느껴져

박후보가 즐겨 입는 재킷의 경우에는 특정 스타일로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버튼의 개수로 트렌디함과 클래식함을 넘나든다. 더블 브레스트를 입기도 하고, 조금은 젊은 이미지를 주는 원 버튼 재킷을 입기도 한다. 한편 컬러에서는 최근 과감해졌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지난 총선 때, 생기 넘치는 젊은 비대위를 구성했던 것처럼 새누리당은 젊은이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보수적인 이미지의 박후보가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젊고 밝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연유로 최근 조금 더 과감해진 색을 선택해 자신의 존재감을 젊은 층에서도 확대할 작정인 듯하다. 머리 스타일은 그야말로 일관적이다. 올린 머리 스타일은 흐트러지는 것을 싫어하는 꼼꼼한 박후보의 이미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의상과의 어울림 정도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문재인-신체 조건 탁월

문재인 후보는 패션에 필요한 기본 조건을 완벽히 갖췄다. 우선 외모에서 가장 우월한 모습이다. 당당한 키와 훌륭한 체격은 옷을 멋지게 만드는 기본이다. 클래식한 재킷과의 궁합이 좋은 문후보는 이번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슈트보다는 타이에 변화를 주는 스타일을 고수했다. 슈트는 짙은 컬러가 주를 이루고, 안에는 청렴해 보이는 화이트컬러 셔츠를 택했다. 차분해 보이는 컬러에서부터 강렬하고 밝은 타이를 번갈아 매치업하며, 때와 장소에 맞는 적절한 타이로 어울림을 자랑했다. 가장 대중적인 투버튼 슈트를 입는 그는 슈트의 매무새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옷을 썩 잘 입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본디 타고난 외모 때문인지 좋은 분위기를 완성해낸다고 평가하고 싶다.

안철수 후보는 출마 선언을 하고 난 후부터 한 벌 슈트를 고집하고 있다. 넥타이 매는 것은 꺼리는 듯하다. ⓒ 시사저널 유장훈
■안철수-2 대 8 가르마로 부드러운 느낌

안철수 후보도 문후보와 유사하게 패션에 대한 관심은 없어 보인다. 세미 정장 룩을 편안하게 입고 다니던 안후보는 대선 출마를 앞두고, 그리고 출마 선언을 하고 난 후부터는 한 벌 슈트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안후보는 슈트 안에 타이를 매는 것을 꺼리는 듯하다. 지극히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타이를 매기는 하지만, 보는 우리가 어색함을 느낄 정도로 이물감이 느껴진다. 그리 크지 않은 키에 패션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은 연유로 옷을 잘 입는다는 후한 평가를 주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 어떤 스타일링 제품도 사용하지 않는 복고적인 2 대 8 가르마의 헤어스타일은 부드러운 이미지를 준다. 그의 인상과 궤를 이루어 자상하면서도 학구적인 이미지를 돋보이게 한다. 안후보의 화려한 백그라운드는 그가 옷을 잘 입지 못하는 것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한다. 솔직히 안후보 같은 사람이 옷까지 잘 입는다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딱딱한 갑옷처럼 잘 차려 입은 안후보는 어울리지 않는다. 안후보가 대선 당일까지 현재의 스타일을 고수한다면, 이 또한 패션 전략이 아닐까 싶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안후보에게도 빈틈이 있고, 인간적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전략 말이다.

패션은 대선 후보들의 이미지를 만들 수는 있지만, 내실이 없다면 오래지 않아 무너져내릴 것이다. 영국의 캐머런 총리나 과거 블레어 총리처럼 옷 잘 입는 멋진 대통령이 당선되기를 바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옷이 아니다. 그들이 옷을 통해 표현하려는 이미지가 진정 그 안쪽에 담긴 후보 본연의 모습과 동일했으면 좋겠다.





ⓒ 일러스트 신춘성
정치인은 TV를 장식하는 어느 연예인보다 ‘이미지’(image)를 먹고 사는 존재이다. 매스미디어(mass media)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보편화되면서 정치인의 얼굴과 생김새 등 외모에서 나타나는 이미지는 해당 정치인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지를 얻어야 하는 대선 후보에게도 외모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각 후보들의 관상·인상학적 이미지도 최근 주요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정치인의 얼굴을 전문으로 분석하는 김태균 수원과학대 교수에게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 3인의 관상·인상학적 분석을 들어보았다. 

김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박후보는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이 뚜렷한 상으로 나타난다. 김교수는 “눈은 길고 깊은 편이라서 귀(貴)상에 속하고 눈과 눈 사이의 상근에서 코로 뻗어나가는 기운은 매우 힘차고 좋다. 코의 운이 얼굴 전체의 핵심인 점에서 운세가 강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후보는 아직 뚜렷한 자신의 정치적인 업적이 드러나는 것이 없지만, 관상학적으로 유년기의 좋은 운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과거 정치적 힘을 갖고 있지 않을 때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그를 영입한 것은 (아버지의) 후광으로 인한 운이 강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박후보가 박 전 대통령만큼 공격적인 눈빛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윽한 눈빛을 가지고 있어 상당히 권위적인 성품을 지녔을 가능성이 크다.  박후보의 관상으로 보면 본인이 쉽게 실수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그 또한 쉽게 수용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후보와 비교하면 문재인 후보는 화려하지 않은 관상의 소유자라는 것이 김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문후보는 화려하지 않고 서민적인 관상을 갖고 있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야 하는 선거에서는 본인이 상당히 피곤할 수 있는 참모형 관상이다. 이마 중앙 부위의 기세가 약해 독자적인 세력으로 최고 지위에 오르기에는 거쳐야 할 난관이 많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문후보는 이마에 삼문(三門)이라는 주름이 있는데 어떤 계층과도 조화로울 수 있는 화합형을 상징한다. 역대 대통령의 경우에도 이마에 주름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 특정 계층과 반목할 수 있는 단점이 있는 반면에, 문후보는 삼문을 모두 갖추고 있어 화합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누구보다 탁월하다”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관상학적으로 약점이 없다고 할 정도로 우수하다”라고 평가했다. 김교수는 “안후보의 큰 눈은 관상학적으로 우안(牛眼; 소의 눈)이라고 해 인자하고 온건한 성격을 나타내면서도 격정적인 면을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콧대가 곧고 코나 콧방울에 안정적이고 풍부한 면이 있어 재물운뿐만 아니라 의지가 강하고 실천력이 뛰어난 인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50대 초반인 그의 나이를 고려한 인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눈과 코의 상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아 전체적인 기운도 좋은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김교수는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경우를 예로 들며, “사실 민주당 경선에 나선 후보들 중 김 전 지사는 관상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후보 지명도 받지 못한 채 경선에서 떨어졌다. 사람의 운은 자신에게 있지만 개인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안후보의 경우만 보아도 혼자의 힘만으로 끌고 가기는 어려운 관상인 만큼 전투를 할 수 있는 장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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