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숙 사건, 친노 진영으로 불똥 튈까
  • 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승인 2012.09.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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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양경숙씨가 대표를 지낸 ‘라디오21’은 2002년 12월 대선 직전인 11월에 개국한 ‘노무현 라디오’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 ‘친노’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탄생한 매체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팬클럽인 ‘노사모’ 초대 회장을 지낸 배우 명계남씨가 대표를 맡았는가 하면, 역시 노사모 대표를 지낸 바 있는 노혜경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사내이사를 맡기도 했다. 양씨도 초창기 멤버 가운데 한 명이다.

이번 공천 신청자들의 돈이 들어간 통장은 사단법인 문화네트워크 명의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네트워크 역시 친노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서 지난 2004년 1월에 설립되었다. 양씨와 노 전 비서관 이외에도 이기명 전 노대통령 후원회장, 최종원 전 의원 등이 이사를 역임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한때 ‘라디오21’과 공덕동 사무실을 함께 쓰다가 지난 2011년 4월 서교동의 한 빌딩으로 사무소 주소지를 옮겼다.

양씨가 관여한 회사와 단체에 친노 인사들이 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향후 불똥이 친노 진영으로 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씨는 구속되기 며칠 전인 8월21일 페이스북에 ‘공천 헌금이라니? 한번 모두 함께 죽자고? 죽으려고? 쓰레기 청소하는 날이 되려나?’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이 글에서 양씨는 ‘박, 최, 김, 임 그리고 유’라며 특정인들을 지칭했다. 해당 인사들에게도 책임이 있는데 자신만 뒤집어썼다는 식의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대부분이 친노 성향의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친노 인사들은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검찰의 수사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이다. 실제 8월31일 검찰 주변에서는 양씨의 32억원의 사용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친노 핵심 인사들에게 억대의 돈이 송금된 정황을 확인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민주당이 사실 확인을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친노 인사는 “이 바닥에서 양씨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가 돈을 받아 쓰겠는가”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워낙 럭비공 같은 여자라 어디로 튈지...”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예측 불가능한 양씨의 행보에 친노 진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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