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조건이 지독하게 불공평해도 중요한 것은 삶을 바라보는 자세이다”
  • 조철 기자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2.08.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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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만난 사람│서울대 경제학부 재학 중인 김찬기씨

ⓒ 국일미디어 제공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 두 달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잔치 같은 분위기에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 허송세월하고 있는 학생이 많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푸념을 넘어 입시 제도에 대해 분노를 터뜨리는 학생도 눈에 띈다. 세상은 나중에 바꾸기로 하고 주어진 시험에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 어떨까. 무력한 어른들이 해줄 수 있는 조언이라고는 이런 정도일 뿐이다.

런던 장애인올림픽이 곧 개막인데, 최종 연습에 임하고 있는 선수들 앞에서 숙연해진다. 뒤처진 학생들이 이들에게서 용기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도 생긴다. 한 장애인 대학생이 펴낸 책이 이와 맥을 같이해 눈길을 끈다. <공부의 신을 이기는 공부의 락(樂)>(국일미디어 펴냄)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공부 못하는 아이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는 취지로 쓴 책이다.

저자 김찬기씨는 척수성근육위축성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지체장애 1급의 장애인이다. 중증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끊임없는 도전 정신으로 장애인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초·중학교와 특목고인 충남외국어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도전 골든벨> 등 방송 출연으로 얼굴도 많이 알려진 그는 현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 재학 중이다. 태어날 때부터 두 발로 땅을 한 번도 디뎌본 적이 없지만 그에게 장애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김씨는 “사람마다 주어진 조건이 다르다. 나에게는 그 조건으로 장애가 주어졌을 뿐이다. 하지만 불공평한 조건이라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삶을 바라보는 자세이지, 주어진 조건이 아니다. 난관을 헤쳐나가며 좀 더 나은 삶을 살 것인지, 그 답은 항상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잘난 아이의 잘난 공부법’이 아니다. 공부로 다른 누군가에게 절실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신념에서 출발한 김씨의 공부 철학에는, 진짜 공부를 하기 위한 진정성이 담겨 있다. 자신의 꿈을 위한 공부가 얼마나 가치 있는 선택인지 알아야 한다는 그는 “계획은 세우는 것보다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목표가 없다는 것은 효율적인 공부를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목표는 꿈을 만들고 동기를 부여한다. 목표가 없다는 것은 계획, 꿈, 동기가 없다는 의미와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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