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 똘똘 뭉쳐 유럽 장벽 넘는다
  • 김진령 기자 (jy@sisapress.com)
  • 승인 2012.07.2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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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 남녀 대표팀 동반 메달 획득 기대 세대교체 성공한 여자팀에서는 류은희 주목

제17회 세계여자 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아르헨티나 골대를 향해 슛하는 류은희 선수. ⓒ 시사저널 유장훈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 한국 핸드볼의 올림픽 성적이다. 국내에서는 늘 찬밥이었지만, 핸드볼은 1984년 LA올림픽 이래로 단체 구기 종목에서 한국의 희망봉이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도 핸드볼은 단체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남녀 대표팀이 출전하고 있다.

한국 여자 핸드볼팀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주전 평균 연령이 33.7세였지만 이번 대표팀의 주전 평균 연령은 25.6세이다. 젊은 선수 중에는 김온아(24)나 류은희(22)를 주목할 만하다. 특히 류은희는 키 1백80cm로 유럽 선수들에 밀리지 않는 체격과 파워를 갖추었다. 강재원 대표팀 감독도 류은희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1년이 넘는 합숙 훈련 기간 중 집중적으로 류은희를 훈련시켜왔다. 동갑내기인 이은비와 조효비도 날로 기량이 늘어나고 있어 대표팀의 세대교체는 비교적 합격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대표팀 내 체력왕이자 속공의 여신으로 불리는 우선희(34)를 비롯한 고참도 든든하게 버티며 신구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상대팀의 전력이다. 한국이 속한 예선 B조에는 강팀이 즐비하다. 지난해 11월 열린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1~3위를 차지한 노르웨이, 프랑스, 스페인이 모두 B조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11위에 그쳤다. 강재원 감독은 브라질 세계선수권대회의 저조한 성적에 대해 “올림픽 예선전 직후에 열렸던 대회라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객관적인 평가 결과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올림픽 예선 전략에 대해 강감독은 “B조 2~3위를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스페인과 덴마크, 스웨덴을 모두 꺾어 3승을 할 경우 A조 1위로 예상되는 강호 러시아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강으로 꼽히지만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프랑스에 덜미를 잡혀 대회 최대의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강감독은 “예선전에서 강호와 맞붙기 때문에 부담이 있지만 어느 팀이든 한 번은 넘어야 할 산이다. 예선전에서 3승을 하면 8강전에서 대진 운이 좋아진다”라고 밝혔다. 그럴 경우 4강 진출은 문제가 없다는 얘기이다. 런던에서 ‘우생순’ 신화의 재현, 2004년 이후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대기록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남자팀의 사정은 여자팀보다 험난하다. 세계핸드볼연맹의 국가별 랭킹도 여자는 8위이지만 남자는 19위에 그치고 있다. 한국 남자팀이 의심할 여지없이 아시아의 챔피언이지만 세계 랭킹 10위권 국가와 비교해보면 체격 차이가 크다. 북유럽 선수들은 웬만하면 1백90cm-100kg 이상이다. 유럽팀과 대적해본 선수들은 하나같이 이들을 ‘탱크 같다’라고 말한다.

남자팀, 윤경신·박중규·정수영의 활약에 달렸다

한국 남자팀이 예선에서 상대할 크로아티아와 헝가리, 스페인, 세르비아, 덴마크는 모두 세계 랭킹 10위권이다. 독일의 핸드볼 전문 기자 사샤 클란은 “확실한 런던올림픽 우승 후보는 프랑스와 덴마크이고 스페인과 크로아티아도 메달권이다”라고 꼽았다.

이런 절대 우위의 유럽팀을 맞아 대표팀은 세계 최고의 핸드볼 리그인 분데스리가에서 뛴 경험이 있는 윤경신(2백3cm-100kg)과 유럽형 거친 몸싸움이 가능한 박중규(1백90cm-100kg)와 정수영(1백88cm-84kg)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표팀의 최고참인 윤경신은 이번이 다섯 번째 올림픽이다. 세계 최고 선수로 꼽혔던 그는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가 이번 올림픽에 배수진을 쳤다. 그와 띠동갑인 1985년생 정의경·정수영·유동근·고경수 등 젊은 피도 가세한다. 최석재 대표팀 감독은 “서울올림픽에서도 체력과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유럽에 밀렸지만 투지 하나로 은메달을 땄다.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올림픽 때마다 대한민국 핸드볼팀이 보여주었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냈던 마술을 다시 한번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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