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 좋은 봄날 ‘준비 운동’ 꼭 챙겨라
  • 석유선│헬스팀장 ()
  • 승인 2012.04.2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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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어진 근육부터 풀고 나서야…무리한 운동은 관절에 부담 줘

ⓒ 시사저널 유장훈
바야흐로 ‘러닝의 계절’이다. 날씨가 확 풀리면서 한강변을 비롯해 동네 거리 곳곳에 걷고, 뛰고, 달리는 이들이 넘쳐난다. 올해 들어 유독 알록달록 색색깔의 운동화를 신고 나선 이들이 많아 거리의 러너들이 더욱 눈에 띈다.

‘이참에 나도 한번 달려볼까’ 하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신나게 한 바퀴 돌고 난 후 상쾌한 기쁨도 잠시. 갑자기 발에 통증이 찾아오고, 무릎이나 발목이 시큰거리는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겨우내 마냥 움츠려 있던 몸을 갑자기 움직인 탓이다. 준비 없이 걷기나 달리기를 하면 오히려 척추와 관절에 무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걷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유산소 운동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충격이 적어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특히 허리에 만성 통증이 있는 사람은 부담이 적어 좋다.

주 3회, 하루 1.5㎞씩 가볍게 걷는 것이 좋아

걷기의 효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보니 체중 감량은 물론 생활습관병을 없앨 수 있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혈당과 중성지방이 낮아져 식후 1시간 정도 걸으면 혈액 속 당분이 중성지방을 태울 수 있다. 특히 중년과 노년기의 꾸준한 걷기 운동은 젊은 사람보다 더 빠르게 혈당과 중성지방에서 효과를 본다. 또한 사람 몸은 걸으면 근육과 뼈가 동시에 움직이는 덕분에 뼈를 튼튼하게 하고 혈압을 내릴 수 있어 저혈압·빈혈·고혈압 환자에게 좋다.

걷기는 무엇보다 먼저 몸의 중심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게 걸음걸이 자세를 바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을 곧게 펴고 턱과 배를 안쪽으로 가볍게 당긴 모양새가 가장 좋다. 시선은 약 10m 앞을 향하고 본인 키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보폭이 적당하다. 운동 시간은 30분 내외로 주 3회 정도가 적당하며 운동 속도는 무릎이나 발목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단계별로 늘리는 것이 좋다.

일단은 짧은 거리를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해 매일 조금씩 늘려 1.5㎞를 15분 정도에 걸을 수 있는 것이 좋다. 1분에 약 100m를 걷는 속도로 하루 20~30분 정도 걸으면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관절에 무리를 주는 딱딱한 아스팔트보다는 다소 푹신하게 느껴지는 공원의 트레킹 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약 퇴행성관절염 환자라면 30분 이상 걷는 것을 피해야 한다.

안양 튼튼병원 김호중 원장은 “걷기 운동은 안전한 편이지만, 준비 없이 시작하면 인대의 염좌나 근육통을 유발할 수 있고 무릎 및 발목 관절의 염증, 관절 내 연골 손상, 반월상 연골판 파열, 인대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사전에 충분한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이 필요하고 단계적으로 운동량을 늘려나가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달리기 운동은 걷기에 비해 근육이나 인대, 관절이 다치고 무릎 손상을 입을 위험이 더 크지만, 걷기보다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달리기는 시작 후 30분이 지나 이른바 ‘필’을 받으면, 엔도르핀 농도가 높아져 기분 전환 효과가 크고 스트레스 해소 효과도 뛰어나다. 혈액 순환에도 좋아 면역력을 증강시킬 수 있다. 또한 걷기와 마찬가지로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등에 의한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전문의들은 변비가 있는 사람의 경우 대장의 움직임을 활발히 할 수 있고, 정맥의 울혈을 해소해 치질이나 하지정맥류 예방에도 좋다고 말한다. 당뇨병 환자들도 달리기를 하면 칼로리 조절과 균형 잡힌 생활에 도움이 된다.

달리기 운동은 연골이 손상되거나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걷기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출발 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10~15분 정도 무릎 관절을 부드럽게 돌려주고 무릎 부위를 주물러 근육을 풀어준다. 스트레칭은 하지와 허리 부위를 집중적으로 한다. 장시간 팔을 흔들면 허리 부위에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시선은 전방 18~20m를 향하고 상체의 긴장을 풀고 허리를 펴 지면에서 수직을 이룬다. 자연스럽게 달리면서도 몸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팔과 어깨의 긴장을 풀고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하체 근력 키운 뒤 본격적으로 달려야

손가락은 편안하게 달걀을 쥔 듯 감아쥐고 엉덩이는 상체와 일직선이 되게 하며 뒤로 빼지 말고, 무릎은 높이 들지 않는다. 무릎을 높게 들면 오래 뛸 수 없다. 발목 힘을 이용해 달리는 것이 다리 근육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보폭은 어깨너비 정도가 보폭이 적당하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무릎의 부담이 더 커지므로 보폭을 평소보다 조금 작게 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 무릎에 보호용 테이프를 붙이거나 압박 붕대,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장거리를 달릴 때는 보폭을 너무 크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허벅지와 종아리의 각도 변화가 커지면 무릎 연골 손상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최유왕 부원장은 “달리기는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해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하체 근육이 발달하면 무릎 연골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전거 타기나 스텝퍼, 빠르게 걷기, 쪼그려 뛰기 등의 운동을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걷기나 달리기 운동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족저근막염과 관절염이다. 족저근막염의 전형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 느껴지는, 혹은 오랫동안 휴식하다가 보행을 시작할 때 느껴지는 심한 통증이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똑같은 증상을 호소하지는 않고, 주로 발꿈치 안쪽에 통증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관절염은 무릎이나 발목의 통증 및 부종이 가장 흔한 증상으로 주로 시큰거리는 통증, 오래 서 있거나 장기간 걸을 때 악화되는 통증을 호소한다. 반대편 다리와 비교해보았을 때 무릎이나 발목이 부어 있거나, 구부리거나 쪼그려 앉을 때, 계단을 오르거나 내릴 때 통증이 심해질 경우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걷기와 달리기의 시작은 자신의 발에 맞는 운동화를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전문 러닝화나 마라톤화 대신 부담 없이 언제든 착용할 수 있고 내 발에도 맞는 운동화를 고르는 법은 이렇다.

1. 운동화는 저녁에 산다

하루의 활동을 마치는 저녁에 가장 많이 발이 부어 있기 때문에, 이때 발 크기를 기준으로 신발을 사는 것이 좋다.

2. 발에 딱 맞게 신는다

일반적으로 운동화는 구두보다 5~10㎜ 정도 크게 신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신발은 언제나 자신의 발에 정확히 맞춰 신는 것이 좋다.

3. 발볼, 넓이에 주의하자

운동화 전체 디자인을 잘 보고 직접 신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볼이 넓다고 한 사이즈 크게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인터넷 구매 시 특히 유의해야 한다. 

4. 깔창과 밑창까지 살핀다

운동화 뒤축이 한 쪽만 닳는 사람은 발목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휜 경우가 많다. 이 중에는 걷는 자세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세를 교정할 필요가 있다. 밑창은 신발 외부의 바닥을 의미하는데, 이 부분이 튼튼해야 걷거나 달릴 때 충격을 덜 받아 무릎에 무리가 없다.

5. 양쪽 신발 모두 신어본다

사람마다 양발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 때문에 왼발·오른발의 크기 차를 알아야 한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서는 운동화도 옷처럼 각각 맞춰주기도 하는데, 일반인은 양쪽 신발을 다 신어보고 가장 편안한 신발을 찾아 신으면 된다.

6. 매장에서 직접 걸어본다

앉아 있을 때보다 서 있을 때, 가만히 있을 때보다 걸을 때 우리 발은 몸의 무게를 제대로 감지한다. 운동을 할 때에는 발이 신발의 앞쪽으로 쏠리는 점을 감안해서 운동화 앞쪽과 엄지발가락 사이에 1㎝ 정도 여유가 있는지를 체크한다.

7. 굽 높이는 2cm가량이 좋다

성인들의 운동화는 뒷굽의 높이가 2㎝가량인 것이 좋다. 굽이 높으면 뒤꿈치에 가는 충격을 완화시켜주지만, 자세가 부자연스러워서 장딴지와 허리에 부담이 된다. 마라톤이 아니라 가벼운 걷기 운동이라면 굽이 낮아도 큰 상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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