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팬’ 몰고 다니는 유명 인사 되다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2.04.10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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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본점 김지수 계장

ⓒ 시사저널 전영기
국내 은행권은 지난해부터 고졸 채용을 대폭 확대했다. 우리은행 본점에 근무하는 김지수 계장(18)은 그 덕을 톡톡히 본 경우이다. 김계장은 우리은행에 처음 지원서를 제출해서 한 번에 합격했다. 그것도 85명의 동기 중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이었다. 그는 “지난 15년 이래 처음으로 고졸 행원을 뽑았다고 들었다. 합격 통지를 받고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부둥켜안고 기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라고 말했다.

연수를 마치고 본점 창구에 배치된 지 5개월 정도가 지났다. 김계장은 이미 은행 고객들 사이에서 꽤 유명 인사가 되어 있었다. “TV에서 보았다”라면서 커피를 놓고 가는 이른바 ‘할아버지 팬’까지 생겼다고 은행측은 귀띔한다. 그는 “나이가 어려 보여서인지 손님들이 많이 기억해주시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창구에서 기다리던 한 할아버지 손님이 ‘지수씨에게 가겠다’라고 해서 무안했던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도 ‘고졸’이라는 핸티캡에 대한 압박이 적지 않았다. 나중에 대학을 졸업한 행원과 경쟁할 경우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와 사회생활에 대한 차이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멘토에게 도움을 청한다. 우리은행은 현재 특성화고를 졸업한 신입 행원을 위한 ‘WOORI 언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입 행원이 은행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선배 직원 한 명을 멘토로 지정해 연결해주는 제도이다. 김계장 역시 지정된 멘토를 찾아 틈틈이 조언을 받고 있다. 그는 “업무에서부터 인생 이야기까지 폭넓게 도움을 받고 있다.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수 언니도 많이 챙겨주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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