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땅에 인재의 향기도 그득
  • 이춘삼│편집위원 ()
  • 승인 2012.03.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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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 인맥 지도 | 경남 밀양·창녕

경상남도 밀양시 전경. ⓒ 밀양시청 제공
밀양시와 창녕군은 경상남도의 동북부에 나란히 위치하며 경상북도와 접경을 이룬다.

밀양시는 대구와 부산의 중간 지점에 해당해 두 대도시의 영향을 모두 받는 편이며, 창원·울산과도 가까워 4대 도시에 둘러싸인 모양새이다. 이런 지리적·문화적 특성으로 다른 지역과의 교역이 활발했고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밀양 박씨의 시조(始祖)는 신라국을 일으킨 박혁거세(朴赫居世)로서 고조선의 유민이 지금의 경상도 지방에 흩어져 살면서 형성한 여섯 마을을 다스리며 국호를 서라벌(徐羅伐)이라 칭했다.

밀성군 → 밀양부 → 밀양군으로 변천해온 이곳에서는 1931년 밀양면이 읍으로 승격했다. 1989년 밀양읍 일원을 관할로 밀양시가 신설되었고, 1995년 1월1일을 기해 밀양시와 밀양군 일원을 한데 묶은 도농 복합 형태의 밀양시가 탄생했다.

지난해 말 현재 밀양시 인구는 10만9천3백29명(4만6천9백63가구)이다. 2004년 4월1일부터 KTX 고속열차가 밀양역에 정차하기 시작했다.

가락국에 속했던 창녕 땅은 신라에 병합되며 비사벌(比斯伐)이라고 불렸다. 고려 태조 23년에 창녕으로 개칭된 후 밀성군에 귀속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으며, 1896년(고종 33년) 전국에 13도제가 실시되자 대구부에 속했던 창녕군과 영산군이 경상남도로 이관되었다. 1914년 부·군·면의 통폐합 조치로 두 군은 창녕군으로 합쳐졌으며 영산군이라는 이름은 창녕군 영산면에 남아 있다.

태고의 신비 담은 우포늪의 고장

경상남도 창녕시 전경. ⓒ 연합뉴스
창녕군에 자리 잡은 우포늪은 국내에서 가장 넓은 내륙 습지(2백31만 평방미터)로 1억4천만년에 달하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생태계의 보고이다. 1천5백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우포늪은 1997년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이듬해 3월2일 람사르 협약 보존 습지로 이름을 올렸다.

창녕군이 지난해 ‘인구 증가 원년’을 선포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한 결과 최근 5년간 감소세를 보이던 인구가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년보다 4백70명이 늘어난 창녕의 인구 수는 6만1천7백59명(2만8천3백98가구)이다.

밀양시·창녕군을 합친 선거구의 전체 인구는 17만1천88명이 된다. 여기서 19대 총선을 향해 금배지를 바라고 나선 사람들은 거개가 밀양 출신으로서 밀양의 수적 우위를 반영한다 하겠다. 거기다 별표 명단에서 알 수 있듯 출신 인물들도 밀양이 월등하게 많다.

19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자들
이름 나이 당적 학력 경력 
박상웅 51 새누리 밀양 서울대 사회교육과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
최원식 54 새누리 경북대 공학박사 부산대 밀양캠퍼스 교수
이창연 46 새누리 밀양 부산대 전 박근혜 대표 특보
조해진 48 새누리 밀양 서울대 법대  현 의원
조현제 52 민주통합 영남대 축산학과 혁신과통합 경남공동대표
이태권 68 민주통합 밀양 동아대 법학과 전 당 지역위원장
박성표 60 무소속 밀양 서울대 지리학과 전 건교부 기획관리실장
손명석 53 무소속 연세대 정경대학원 재학 중 전 밀양신문 회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사람들은 위쪽 표와 같은데, 이 중 조해진 현역 의원과 조현제 혁신과통합 경남공동대표가 각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획득했다.

조해진 의원(밀양·창녕)은 밀양에서 태어난 토박이로 본관은 창녕이다. 밀양시 무안면에 있는 무안초등학교와 무안중을 나와 밀양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박찬종 전 의원 보좌역으로 정계에 입문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보좌역, 대통령 후보 보좌역을 맡으면서 입지를 굳혔다. 17대 총선 즈음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맡고 있던 그는 당내 386세대 대표 주자의 한 사람으로서 고향인 밀양·창녕에서 출사표를 던졌으나 2선이던 김용갑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임기 말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 후보 공보특보, 공보기획팀장, 대통령당선인 부대변인을 지낸 후 18대 총선에 나가 첫 금배지를 달았다. 이때 김용갑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조의원의 득표율은 46.3%로, 무소속 박성표 후보의 22.1%와 친박연대 김종상 후보의 16.8%를 훨씬 앞질렀다.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낸 그는 최근 여상규 의원(남해·하동)의 사퇴로 공석이 된 새누리당 경남도당 수석부위원장에 임명되었다.

조현제 혁신과통합 경남공동대표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 연대에 합의한 가운데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통합진보당 문정호 예비후보에 우세를 보여 야권 단일 후보로 최종 확정되었다. 조후보는 밀양 축산업협동조합장을 지냈다.

한편 새누리당이 조해진 의원 공천을 발표하자 이에 반발한 박성표 후보는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밀양에서 출생한 박후보는 밀양에서 초·중학교를 마치고 경남고-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건설부(건설교통부로 조직 변경)에서 기획관리실장까지 지냈다. 18대 총선에 나섰다가 조해진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 밖에 지역 신문인 밀양신문사 회장과 한국지역신문협회 회장대행을 지낸 손명석 후보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고,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들은 말을 아낀 채 여론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

이태권 민주통합당 예비후보의 경우는 13~16대, 18대 총선과 4회, 5회 지방선거 밀양시장 후보 출마를 통해 끈질기게 정치의 꿈을 품어오고 있다.

지역 출신 현역 의원인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서울 동대문 을)와 박영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서울 구로 을)은 각각 자신의 지역구에서 공천이 확정되었다.

양승태 대법원장·박원순 서울시장 등 배출

지역 출신 법조인 중에는 양승태 대법원장, 김종대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비롯해 노태악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왕석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홍성주 울산지법 수석부장판사, 강동명 대구지법 부장판사, 박용호 광주지검 부장검사, 백태균 창원지법 밀양지원장, 서영민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 조건주 수원지법 안산지원 부장판사, 조기용 대구지검 영덕지청장, 차맹기 수원지검 특수부장, 최창영 수원지법 안양지원 부장판사, 하충헌 수원지검 안산지청 부장검사, 한영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있어 만만치 않은 세를 과시한다.

정치인이자 서울시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창녕 출신이다. 지자체장으로는 엄용수 밀양시장, 김충식 창녕군수, 이홍기 거창군수가 있다.

고위 공직자로는 천영우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윤종원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권기율 국회 국방위 수석전문위원, 김은호 국세청 기획조정관, 신영기 국민권익위 상임위원, 원정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조재호 농림수산식품부 국제협력국장이 있으며 성일환 공군 교육사령관은 공군사관학교 교장과 공군참모차장을 거친 3성 장군이다.

기업인 중에는 4부자가 힘을 합쳐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천일고속이 눈에 띈다. 부친은 박남수 회장이고 경남고 동문이기도 한 박재상·재명·재욱 3형제가 대표이사 사장, 부사장, 전무를 맡고 있다. 박회장은 운수업을 시작한 이래 천일고속과 천일여객을 일궈냈고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사장,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부산지법 가사조정위원장을 역임했다.

골드윈코리아·영원무역의 성기학 회장은 등산복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 1위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가 국내에 선보인 지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한국 내 노스페이스 라이선스를 보유한 성회장은 해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등산복이 야외 활동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파고들었고 최근에는 청소년들 사이에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성회장은 글로벌 경영과 별도로 한옥 복원에 관심이 많다. 주말이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창녕 고향 마을을 찾아 한옥을 되살리는 재미에 빠진다.

한때 이건희 삼성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이학수 삼성물산 건설부문 고문이 밀양 출신이고 김인 삼성 라이온스 대표이사 사장, 박기선 LG필립스LCD 사장, 박종우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 성세환 부산은행장, 신중기 하이트주조 대표이사 사장, 하종환 한국쉘석유 대표이사 사장이 이 동네 사람들이다.

학계에는 김영종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 박문화 영암공대 총장, 이명철 가천대 길병원장, 성낙인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서울대 법대 교수)이 있다.

밀양에서 태어난 홍쌍리 청매실농원 대표는 광양으로 시집 가 매화나무를 심고 가꾸었다. 여기서 얻은 매실로 갖가지 매실 관련 식품을 만들어 ‘매실 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매실을 이용한 미용 건강법, 매실의 해독 작용 등을 연구하고 매실 관련 제품의 상업화에 성공해 국내 최초로 ‘식품 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민의 애수를 달래 주는 유행가를 작곡해 대중에게 친숙했던 고 박시춘씨가 남긴 작품은 무려 2천여 곡에 이른다. 일제 말기 무명 가수였던 남인수씨가 불러 히트를 친 <애수의 소야곡>은 유랑극단의 악사였던 박씨에게서 나왔고, 광복 직후에 나온 <가거라 38선>은 분단의 아픔을 노래로 엮어낸 첫 작품이었다. 그 후에도 1947년 현인이 부른 <신라의 달밤>을 비롯해 <고향만리> <럭키서울> <비내리는 고모령> <이별의 부산정거장> <굳세어라 금순아> <전선야곡> 등 주옥같은 곡들로 가요계를 이끌었다.

밀양시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권기율 부산대 경제학과 국회 국방위 수석전문위원
권영환   경남도의회 사무처장
김대영 부산공전-한양대 토목과 한국철도기술공사 대표이사
김언호 부산상고-중앙대 신문학과 한길사 대표이사 사장
김영종 부산대 행정학과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
김용갑 밀양농잠고-육사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용호 부산덕원고 경남일보 밀양 주재 부국장대우
김은호 부산상고-성균관대 경제학과 국세청 기획조정관
김진국 밀성고-서울대 정치학과 중앙일보 논설위원실장
민충기 부산고-연세대 행정학과 원음방송 보도국장
박기선 동래고-부산대 화공과 전 LG필립스LCD 사장
박남수 일본 신호상업학교 천일고속 회장
박동영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밀양백중놀이)
박성표 경남고-서울대 지리학과 한국부동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박시춘(故) 밀양고-오사카 중앙음악원 작곡가
박용호 밀양고-한양대 광주지검 부장검사
박의근 밀양실업고 유니온스틸 품질경영팀 기성
박재명 경남고-고려대 기계과 천일고속 부사장
박재상 경남고-경희대 경영학과 천일고속 대표이사 사장
박재욱 경남고-한양대 경제학과 천일고속 전무이사
박종승 한국방송대 법학과 부산 용당세관장
박종우 동아고-연세대 전기과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
박해돈   KGB물류그룹 대표이사 회장
박현문 부산고-서울대 법대 TSA손해사정 대표이사 사장
박홍일 경남대 일어과 KBS 울산방송총국장
백태균 밀성고-부산대 법학과 창원지법 밀양지원장
성문 범어사 강원 대교과-중앙승가대 대구불교방송 사장
성우 불교전문강원 불교TV 회장
손대현 밀양세종고-한국외대 스페인어과 한국슬로시티본부 이사장
손숙 풍문여고-고려대 사학과 연극배우
손숙희 동덕여대 국문과 소설가
손영엽 한성고-동국대 농경제학과 한라시멘트 대표이사
손왕석 경복고-서울대 철학과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손재식 대전고-서울대 법대 경희대 국제평화연구소장
손창욱 대구경상고-서울대 조선해양학과 프리챌 대표이사 사장
신상흥 경남공고-경북대 사회학과 삼성전자 구주총괄 부사장
신영기 경남고-성균관대 행정학과 국민권익위 상임위원
신영복 부산상고-서울대 경제학과 성공회대 석좌교수
신태철 동아대 영문과 부산시의회 의원(새누리당·동구2)
심갑보 경북대사대부고-영남대 정치학과 삼익THK 대표이사 부회장
안병준 부산사범-연세대 정치학과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안상윤 부산고-서울대 치의학과 SBS 보도제작1부 부국장
안재문 부산대 사학과 부산지법 대표집행관
양승태 경남고-서울대 법대 대법원장
엄용수 밀양고-연세대 경영학과 밀양시장
오현   신흥사 회주
우병현 부산 가야고-서울대 정치학과 조선경제i 경영본부장
원정희 부산대사대부고-육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유종헌 동아고-고려대 신방과 채널A 편집부장
유흥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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