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의 길잡이로 큰 활약 펼친 나영석 PD 인터뷰
  •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
  • 승인 2012.02.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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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 ⓒ 나영석 제공
시즌1 마지막 촬영이 남았는데.

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촬영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촬영이 끝나고 나면 무언가 좀 빠져나간 듯한 기분이 들 것도 같다. <1박2일>은 전부가 몸으로 부대끼는 것들이다. 스킨십으로 이루어진 프로였기 때문에 마치 내 일부 같은 느낌이 있다. 그것이 빠져나간 느낌, 그런 허전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시즌1 촬영을 끝내고 무엇을 할 작정인가?

구체적인 계획은 잡힌 것이 없다. 대부분 촬영이 끝나면 여행을 가곤 한다는데, 나는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1박2일>을 그렇게 오래 해오면서 여행을 싫어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여행을 너무 좋아하는 여행 마니아였다면 <1박2일>이 엉뚱한 방향으로 갔을 수도 있다. 잘 모르고 그다지 즐기지도 않기 때문에 일반인의 마인드로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일반인에게 여행이란 1년에 한두 번 정도 가는 것이 아닌가.

지난번 ‘5대 어선’ 특집을 보니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 이제 예능은 그렇게 좀 더 야생으로 나가야 대중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그때 출연자는 고생을 많이 했지만 나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내가 탄 배가 다른 배에 비해서 컸으니까.(웃음) 방송에서 흔히들 피해야 하는 소재가 있다. 그중 하나가 낚시 같은 소재이다. 이것은 잘못하면 제작진만 실감나게 느낄 수 있고, 또 어떤 면으로는 고생은 고생대로 해도 그것이 시청자에게 전해지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약간 마니아적인 소재라고 생각되지만, 요즘은 그런 야생적인 영상에 대한 대중의 갈증도 어느 정도는 있는 것 같다.

KBS 예능국에서 잘나간다는 PD들이 종편으로 많이 빠져나갔다. KBS 시스템상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솔직한 심정으로 KBS에서 인재가 떠나는 것이 안타깝다. 그만한 내부적인 시스템이 약하다는 얘기에 동의한다. 많은 이들이 내가 KBS에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을 두고 마치 대단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나는 그저 <1박2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었을 뿐이다. 사람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시즌2가 이제 시작될 텐데, 나영석 PD 없는 시즌2가 괜찮을까?

(웃음) KBS에 유능한 PD나 작가가 엄청나게 많다. 절대로 한두 사람이 없다고 해서 프로그램이 엇나가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KBS라는 시스템으로 운용되는 조직이 가진 힘이기도 하다. 다만 시즌2라는 꼬리표를 달고 새롭게 시작하는 부담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것을 넘어서면 또 새로운 <1박2일>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성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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