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그라운드는 누가 뜨겁게 달굴까
  • 박동희│스포츠춘추 기자 / 서호정│축구 칼럼니스트 ()
  • 승인 2012.01.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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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야구 분야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예비 스타들

별은 늘 뜨고 진다. 스포츠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새 시즌이 시작되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치열한 경쟁의 세계에서 어제의 스타는 은막 뒤로 사라지고, 새로운 스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다. 2012년에는 누가 스타로 떠오를 것인가. 축구·야구 분야에서 새해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들을 찾아보았다.

 야구                                         

“8백만명을 돌파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2012년 시즌 총 관중 전망을 묻는 말에 이렇게 대답했다. “박찬호, 김태균, 이승엽 등 슈퍼스타가 국내 무대로 돌아오면서 구장마다 관중이 몰릴 것이다”라는 것이 그가 낙관론을 펴는 배경이다. 특히 슈퍼스타의 등장으로 여덟 개 구단의 전력이 엇비슷해져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낙관론에 힘을 보탠다. 하지만 많은 야구 전문가는 “의외의 선수가 올 시즌 프로야구의 인기와 전력을 좌우할 것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 한화 하주석-장종훈 이후 최고 유격수 재목

이청용 ⓒ 시사저널 임준선
“이종범까지는 아니어도 삼성 김상수보다는 자질이 뛰어나다. 당장 1군 무대에 서도 모자람이 없다. 장종훈 이후 한화 구단 사상 최고의 유격수가 될 재목이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한화의 신인인 하주석을 칭찬하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신일고 1학년 때부터 하주석은 ‘초고교급 유격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건장한 체구와 뛰어난 수비력, 정확성과 파워를 갖춘 타력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거기에 대해 어린 나이에도 자기 관리에 능하고 성격도 좋아 프로 스카우터들로부터 ‘롱런할 선수’로 지목되었다.

물론 한편에서는 하주석의 부상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화려했던 고1 때와 달리 고3 때 개인 성적이 눈에 띄지 않아 “발전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라고 혹평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한화 유니폼을 입자 하주석은 주변의 모든 의혹과 부정적인 시선을 실력으로 불식시켰다. 일본 교육 리그에서 타율은 2할3푼1리에 그쳤지만, 안정된 수비와 빠른 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인 선수에 대해 말을 아끼는 한화 한대화 감독조차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실력이 좋다. 올 시즌 주전 3루수, 유격수 경쟁에 뛰어들 기대주이다”라고 극찬할 정도이다.

하주석 ⓒ 연합뉴스
한감독의 바람대로 하주석이 프로에 빠르게 적응한다면 그동안 한화의 최대 취약 포지션으로 꼽힌 3루가 강해질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3루수 정원석은, 타격은 좋지만 수비가 약했다. 백업 3루수 이여상은 반대로 수비는 강한 대신 방망이가 좋지 못했다. 공격, 수비, 주루를 겸비한 하주석의 활약 여부에 따라 한화의 올 시즌 4강행이 결정될 전망이다.

SK 박희수-김광현 뛰어넘는 활약 눈길

박희수 ⓒ 연합뉴스
SK 좌완 박희수도 2012년 시즌에 주목해야 할 선수이다. 2002년 SK에 2차 6라운드 전체 43순위로 지명된 뒤 동국대를 거쳐 2006년 입단한 박희수는 지난해까지 1군에서 19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한 무명 선수였다. ‘야구를 그만두고, 공장에나 취직할까’ 고민할 만큼 막막한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 시즌 39경기에 등판해 4승2패 1세이브 8홀드, 평균 자책 1.88을 기록하며 깜짝 스타가 되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박희수는 에이스 김광현을 뛰어넘는 맹활약을 하며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켰다.

2012년 시즌 연봉이 1백59%나 인상된 박희수는 정대현, 이승호의 이적으로 허약해진 불펜진을 문제 없이 이끌겠다는 다짐이다. SK 이만수 감독도 “올 시즌 우리 팀 불펜의 핵은 박희수이다. 필승조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두산 진야곱-허리 부상 벗어나 ‘팀의 허리’ 기대

진야곱 ⓒ 연합뉴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두산은 좌완 진야곱을 올 시즌의 키플레이어로 꼽고 있다. 2008년 1차 지명을 받고 기대 속에 입단했던 진야곱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 등으로 주로 2군에 있었다. 고교 시절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를 선보이면서 입단할 때 ‘두산의 10년을 책임질 선발 투수감’이라는 평을 들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그러나 이번 일본 교육 리그에서 시속 1백40km 초·중반대의 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부활에 성공했다. 특히나 투구할 때 허리 통증이 없어졌다는 것이 최대 수확이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왼손 선발 자원이 부족한 팀 현실을 고려해 진야곱을 선발 투수로 기용할 방침이다.

LG 나성용-‘제2의 김태균’ 전망

나성용 ⓒ 연합뉴스
FA 투수 송신영의 보상 선수로 지명되어 한화에서 LG로 이적한 포수 나성용은 ‘제2의 김태균’으로 기대되는 선수이다. 실제로 김태균과 타격 폼이 비슷하고, 파워도 뛰어나다. 대학 무대에서는 거포로 통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한화에 입단해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타격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았으나, 포수로서는 몇 가지 문제점을 노출한 탓이다.

LG로 이적하며 나성용은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LG 김기태 감독은 “조인성이 SK로 이적해 마땅한 주전 포수가 없는 상태이다. 나성용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만약 나성용이 포수로서 합격점을 받는다면 타격에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화의 한 코치는 “나성용이 포수 스트레스 때문에 장점인 타격에도 지장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만약 포수로서 본 궤도에 오른다면 해마다 20홈런이 기대되는 공격형 포수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박동희│스포츠춘추 기자

 축구                                          

김보경 ⓒ 시사저널 임준선
새해를 준비하는 한국 축구의 발걸음은 바쁘다. 2011년 마지막 달에 느닷없이 경질된 조광래 감독을 대신해 최강희 감독이 부임하며 국가대표팀의 선장이 바뀌었다. 최강희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과 최종 예선 통과를 책임지게 된다. 여름에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이 영국 런던에서 사상 첫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K리그는 2013년부터 도입될 승강제를 위한 마지막 준비 과정을 치른다. 2011년 아쉽게 놓친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도 재도전한다. 2012년 성공을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는 한국 축구를 빛낼 다섯의 별을 살펴본다.

이청용-재활 끝내고 북귀 준비 돌입

2011년은 이청용에게 끔찍한 해였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혹사 논란을 겪으며 부상이 잦았던 그는, 결국 2011년 7월 프리시즌 연습 경기 중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에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회복하기까지 반년 넘게 걸리는 중상으로 인해 2011년을 일찌감치 마감한 그는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재활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런닝을 시작해 복귀 준비에 돌입한 이청용은 2012년 2월께 그라운드로 돌아올 전망이다. 프로 데뷔 후 부상으로 겪는 첫 시련이었기에 정신적 트라우마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청용의 부재 속에 볼턴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위기의 볼턴을 구해내기 위해, 그리고 브라질월드컵을 꿈꾸는 대표팀을 위해 이청용의 승천이 절실하다.

김보경-박지성이 인정한 ‘후계자’

백성동 ⓒ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팬들은 더는 태극마크를 단 박지성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박지성은 지난해 1월 열린 아시안컵이 끝난 뒤 국가 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20대의 현역 선수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것은 최초이다. 특히 그가 현역 최고의 선수이자 대표팀의 주장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박지성의 뒤를 이을 선수로 첫 손에 꼽히는 것은 김보경이다.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뛰는 김보경은 2009년 U-20 월드컵 8강 진출의 주역이었고 남아공월드컵에도 다녀왔다. 뛰어난 볼컨트롤과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에 박지성이 직접 후계자로 인정했을 정도이다. 현재 유럽 진출을 추진 중인 김보경은 2012년 대표팀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도약이 기대되는 선수이다.

백성동-‘홍명보호’ 비장의 무기

이동국 ⓒ 시사저널 사진팀
한국은 올림픽 메달 획득에 번번이 실패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8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다. 2012년에는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감독이 런던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현재 최종 예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홍명보호에는 김보경, 윤빛가람, 홍정호, 서정진 등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띄는 보석은 백성동이다. 1백71cm의 단신이지만 마라도나를 연상시키는 드리블과 스피드, 문전에서의 과감한 플레이로 단숨에 두 살 많은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연세대를 중퇴하고 J리그 주빌로 이와타로 입단한 백성동은 최종 예선 통과 7부 능선을 넘어 본선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내세울 수 있는 비장의 무기이다.

이동국-‘국대 징크스’ 깰 것 기대

이동국의 축구 궤적은 황선홍과 닮았다. 최전방 공격수의 생사는 기회를 살리느냐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두 선수 모두 월드컵에서 시련을 반복하며 곡절 많은 인생을 살았다. 1998년 19세의 나이로 월드컵에 출전해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준 이동국은 2002년과 2006년 각각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부상으로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극적으로 나섰지만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막판 득점 기회를 놓치며 다시 역적이 되었다. 2011년 전북을 K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명예 회복에 성공한 이동국의 남은 숙제는 국가대표이다. 국가대표(국대) 징크스로 불릴 정도로 대표팀만 가면 위축되는 그는, 전북에서 자신을 이끈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에 부임하면서 다시 기회를 얻을 것이다. 과연 이동국의 기나긴 국대 징크스는 깨질 수 있을까?

라돈치치-귀화 절차 끝내고 ‘국가대표’ 될지 주목

라돈치치 ⓒ 연합뉴스
2004년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한국 땅을 밟은 몬테네그로 국적의 라돈치치는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한국말에 능하고 한국 문화에도 잘 녹아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량 면에서도 K리그 정상급으로 꼽히는 파워 스트라이커이다. 올겨울 성남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라돈치치는 본인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라돈치치가 꿈꾸는 최종 목표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 것이다. 과거 신의손, 이싸빅, 이성남 등 여러 귀화 선수가 있었지만 아직 외국인 국가대표를 배출하지 못한 한국 축구가 농구의 문태종처럼 외국인에게도 태극마크를 허용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호정│축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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