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부채, ‘바꾸면’ 가벼워진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1.11.0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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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부담 줄이는 ‘빚 테크’ 방법 / ‘바꿔드림론’ ‘환승론’ 등 전환 대출 이용하면 고금리 탈출 가능

ⓒ시사저널 이종현

금융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람이 100만명을 넘었다. 급히 돈이 필요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은행 대출이 어려운 사람은 대부업체에 손을 벌리지만 높은 금리로 고생한다. 벌이는 시원치 않은데 이자 부담이 커져 결국 파산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찾아보면 대부업체 절반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방법이 있다.

권상민씨(가명·42)는 지난 5년간 태권도 도장을 운영해왔다.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지난해에는 수련생이 30% 이상 줄어들었다. 도장 운영이 힘들어지면서 생활도 빡빡해졌다. 도장 임대료와 생활비 등에 사용할 자금이 부족했지만, 신용 8등급이어서 은행 대출은 언감생심이었다. 급한 김에 대부업체와 캐피털업체 등 세 곳에서 2천9백80만원을 대출받아 사용했다. 문제는 대출 금리였다. 고금리로 매월 갚아야 할 이자만 1백1만원이어서 곧 연체될 위기에 처했다. 우연히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환 대출(바꿔드림론)을 알게 되어 상담한 끝에,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의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었다. 41%이던 금리가 11%로 낮아지면서 월 이자가 27만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채무 불이행자 신세가 될 위기에서 벗어난 권씨는 요즘 적은 금액이나마 저축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까지 생겼다.

이처럼 고금리를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면 빚 부담을 덜 수 있다. 지난 2008년 출시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바꿔드림론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특히 저소득·저신용자가 연 10%대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어 서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문의하는 사람만 하루에 3천명이 넘고, 최근까지 총 6만여 명이 혜택을 받았다. 신청 자격은 연 20% 이상 높은 이율로 대출을 받아 6개월 이상 상환했고, 신용등급이 6~10등급이면서 연 소득액이 4천만원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연 소득액이 2천6백만원 이하라면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대출 금액은 금융사나 대부업체에서 빌린 대출 원금 잔액 한도로 1인당 3천만원까지이다.

1천만원을 5년 원리금 균등 분할로 상환할 때, 대부업체 이자는 연 42%로 5년 동안 이자만 1천4백5만원이지만 바꿔드림론으로 갈아타면 이자를 3백4만원(11%)으로 줄일 수 있다. 김태수 한국자산관리공사 서민금융팀장은 “바꿔드림론으로 전환한 뒤 채무를 잘 갚아나가면 신용등급도 3~4등급 올릴 수 있다. 또 1년 이상 연체 없이 상환하면 연 4% 금리로 최대 5백만원까지 소액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긴급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다시 고금리 대출을 받아 악순환의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마련한 대출 제도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빚이 소득보다 많거나 장기간 채무를 갚지 못했던 사람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신용회복위원회 등에서 개인 회생, 파산, 개인 워크아웃과 같은 구제 제도를 이용해야 한다.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갈아타게 해주는 대출 상품들
상품 내용 대상 기관
바꿔드림론 신용등급 7~9등급.
연 소득 4천만원 이하
금리 20% 초과 대출 원금 대상
현재 연체 없는 대출자
대출받은 후 6개월 경과 시
보증을 통해 은행 저금리 대출로 전환(한도 3천만원)
자산관리공사
(www.c2af.or.kr, 1588-1288)
환승론  39% 이상 고금리 대출자
소득 증빙 가능하고 연체 없는 자(신용등급 무관)
상담을 통해 현재 대출보다 낮은 금리 대출로
전환하도록 연계
한국이지론
(www.egloan.co.kr, 02-3771-1119)
U-보금자리론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 기본형 연 5~5.25%
소유권 이전 등기일로부터 15년 내 대출 통해
기존 대출 상환 가능
주택금융공사
(www.hf.go.kr, 1688-8114)

주택담보대출도 갈아탈 수 있다

가계 빚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그러나 문제는 연 4?6% 수준인 주택담보대출 변동 금리가 앞으로 2?3년 안에 연 8?10%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원리금 상환 부담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고정 금리 상품으로 옮겨타는 것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주부 윤미주씨(가명·40)는 5년 전 아파트를 살 때 변동 금리로 8천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이자율이 6%대로 뛰어 이자 갚을 일이 걱정이다. 1년에 5백만원 가까운 이자를 내야 하지만, 주택금융공사에서 나온 U-보금자리론으로 바꾸면 1백34만원 정도 싸진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U-보금자리론은 10년 만기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로 최장 30년까지 고정되어 있다. 부부 합산 연 소득액이 2천5백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은 최대 1%포인트까지 금리가 추가로 할인되어 10년 기준으로 최저 4%의 고정 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신청 방법은 신규 대출과 동일하다. 대출 신청서와 함께 기존 은행권 담보 대출을 적시하면 된다. 다만, 기존 은행 대출일로부터 경과 기간에 따라 중도 상환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수수료 관련 내용을 기존 대출 은행에 문의한 다음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

고금리 시대에 시중 은행에는 고정 금리나 변동성이 낮은 5% 초반의 대출 상품들도 나왔다. 담보 대출을 받을 때 근저당 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어 좀 더 싼 대출 금리를 찾아서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기가 쉬워졌다. 그러나 몇 년간 빌릴 것인지, 1년에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는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 주거래 은행이라고 반드시 금리가 싼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은행 홈페이지, 은행연합회 주택담보대출 상품 비교 사이트 등을 통해 비교해보아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저금리 전환 대출을 상담하고 싶다면 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대출중개업체 한국이지론을 이용할 수 있다. 소득 증빙이 가능하고 연체가 없는 사람은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각 금융회사의 ‘환승론’을 소개받을 수 있다. 이 업체를 이용해 갈아타기를 하면 중개 수수료가 3~5%로 낮아 전체 금리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연 소득액이 1천2백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 누적 연체일이 25일 이하인 사람이 대상이다. 대출한도는 1천만~2천5백만원이다.

금리 부담이 큰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신용 대출 갈아타기는 신중해야 한다. 신용 대출은 대부분 1년 단위 계약으로 변동 금리와 고정 금리 간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 금리가 2~3% 급등하지 않는 한 갈아타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편, 자신의 신용등급을 확인하려면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새희망네트워크 홈페이지(www.hopenet.or.kr)의 ‘신용 정보 조회’ 배너를 클릭해 무료로 조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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