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폭로’‘MB 사저’ 등 대형 특종 쏟아냈다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11.10.25 10: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간 이래 지난 22년 동안 크고 작은 특종을 선보이며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냈던 <시사저널>은 지난 한 해 동안에도 굵직한 대형 보도를 잇따라 내놓았다.
올가을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충격 폭로 공개’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단독 보도’도 그중 하나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시사저널>이 단독 보도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주요 특종 기사는 어떤 것들인지 한자리에 모았다.

<시사저널>이 창간 22주년을 맞았다. 시사 주간지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시사저널>은 그동안 크고 작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키며 국내 시사 주간 매체의 중심을 잡고 있다. 특히 <시사저널>은 올 한 해 정국을 뒤흔드는 대형 특종들을 잇달아 터뜨리며 뉴미디어가 범람하는 새로운 언론 환경 속에서도 시사 주간지의 힘을 변함없이 보여주었다. 창간 21주년 기념호가 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지난 1년간 <시사저널>의 단독 보도에 의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주요 특종 기사들을 정리했다.    

2011년 가을 정국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양대 이슈는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로비 의혹’과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이다. 이 양대 이슈는 이명박 정부의 집권 4년차 후반기를 강타하고 있다. 흔들리는 청와대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미 레임덕이 시작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정국을 주도하는 이 양대 이슈는 모두 <시사저널>의 특종 보도에서 비롯되었다.

<시사저널>은 지난 9월21일 홈페이지 인터넷판을 통해 ‘이국철 SLS그룹 회장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에게 수십억 원대 금품 줬다”’를 단독 보도했다. 이 보도의 파장은 엄청났다. 거의 모든 매체에서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으로 인용 보도했고, 그날부터 바로 이국철 회장의 폭로 건은 매일매일 방송과 신문 지상, 인터넷 언론 등을 통해 거의 실시간 주요 뉴스로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사저널> 취재진은 지난 9월, 이회장과 여덟 차례에 걸쳐 만나 보통 세 시간 이상씩, 때로는 거의 새벽까지 계속 인터뷰를 했고, 그가 지방에 갔을 때는 현지에서 1박2일을 함께 보내기도 할 정도로 이회장을 밀착 취재한 끝에 얻어낸 결과였다. 당시 본지 취재진은 이회장의 증언에 대한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인터뷰 담당’ 이외에 별도의 ‘확인 취재 담당’을 따로 구성하는 등 특별취재팀을 만들어 이 사안에 대응했다. 당시 이회장이 본지에 증언한 내용은 실로 방대했지만, 본지는 취재 과정에서 확인이 된, 그리고 정황상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핵심적인 사안만 보도하기로 하는 등 신중하게 접근했다. 따라서 가장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크다고 판단된 신재민 전 차관에 대한 증언 부분을 먼저 보도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9월27일자로 발간된 <시사저널> 제1145호에서 이 사안에 대해 자세한 취재 경위와 추가 내용들을 밝혔다.

현재 이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검찰 수사 역시 이회장의 여러 폭로 내용 가운데서도 신 전 차관 관련 부분을 가장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0월19일 신 전 차관을 특가법상 뇌물 수수 혐의로, 이회장을 뇌물 공여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튿날 이를 기각한 상태이다. 법원은 “상당한 의심의 여지가 있으나, 추가 수사가 좀 더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좀 더 세밀한 검찰의 수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 친·인척 비위 사실도 잇달아 단독 보도

‘이회장 폭로’ 정국이 계속되던 와중인 지난 10월8일 <시사저널>은 또 하나의 대형 특종을 터뜨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장남 시형씨가 청와대와 공동 명의로 서울 내곡동에 50억원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본지 제1147호(10월11일자)의 ‘퇴임 이후 MB 사저’ 기사는 10월8일 오전 본지 인터넷판과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가장 먼저 알려졌고, 휴일임에도 10여 개 매체에서 본지 내용을 인용 보도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은 발칵 뒤집혔다. 청와대는 10월9일 서둘러 기자회견을 통해 본지에서 제기한 ‘이대통령 부부가 아닌 아들 시형씨가 왜 사저 부동산을 매입했는가’ ‘시형씨의 부동산 매입 자금 17억원의 출처는 어디인가’ ‘청와대는 왜 사저를 논현동에서 내곡동으로 은밀히 옮기고자 했는가’ 등의 세 가지 의혹에 대해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은 일파만파 커지며 계속 확산 일로에 있다.

이처럼 <시사저널>은 지난 1년 동안에도 권력의 비리에 대해 날카롭게 펜을 휘둘렀다. 지난해 11월에는 본지가 단독 입수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진술서 문건을 토대로 ‘공직윤리지원관실, 이상득 의원 처조카 사위 비위 축소·은폐했다’(제1101호, 2010년 11월30일자) 기사를 특종 보도했다. 당시에도 여러 매체에서 본지 내용을 인용 보도했으나, 때마침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지면서 포연 속에 묻히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3월7일 우제창 민주당 의원이 이 내용을 가지고 보도자료를 내면서 3개월여 만에 다시 정치 쟁점화되기도 했다. 당시 우의원측은 “<시사저널>의 보도 내용을 최근 알게 되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해 보도자료를 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MB 손윗동서 동생, 수천만 원 수뢰’(제1108호, 1월11일자) 보도 역시 청와대의 기강 해이를 지적한 특종 보도였다. 당시 경찰이 이대통령의 손윗동서 동생인 황 아무개씨의 비리를 은밀히 조사하는 상황이 본지 취재진에게 포착된 것이다. 당시 황씨는 4대강 사업의 하도급을 미끼로 여러 차례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보도가 나간 뒤 환경운동연합은 1월14일 논평을 통해 <시사저널> 보도를 거론한 뒤, “MB 동서 동생의 4대강 비리 연루 의혹을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실제 경북 안동경찰서는 1월18일 황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 이 제1145호에서 단독 보도한 ‘이국철 회장 폭로’ 기사와 제1147호에서 역시 단독 보도한 ‘이대통령 내곡동 사저’ 기사. ⓒ시사저널 유장훈

국정원이나 야당·종교 등에도 메스 들이대

<시사저널>의 감시 대상에서는 국정원이나 야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본지는 제1120호 ‘국정원, 부동산 임대 사업도 한다’(4월5일자)에서 국정원이 산하 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명의로 서울 강남에 18층 건물을 매입하고 임대 사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그리고 그 건물이 국정원의 ‘안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본지 보도가 나간 뒤 지난 8월 한겨레를 비롯한 각 일간지들은 ‘원세훈 국정원장이 서울 강남 빌딩의 일부를 개조해 안가처럼 사용하고 있다’라고 추가 보도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바로 <시사저널>이 4개월 전에 문제를 제기한 그 빌딩이었다.

지난해 11월 <시사저널>은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이 전 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09년 박연차 회장이 검찰 조사 당시 민주당의 박지원 대표와 우윤근 의원에게도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파장은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이처럼 <시사저널>의 특종은 인터뷰에서 특히 빛을 발했다. 앞에서 언급한 이국철 회장, 이인규 전 중수부장뿐만 아니라 신정아씨,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인터뷰 등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신씨는 자전 에세이집 <4001> 출간 직후 본지와 첫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시사저널> 제1119호(3월29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그는 “참여정부에서 정치하라는 제안을 받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손교수는 본지(제1114호, 2월22일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교회는 개신교 역사상 가장 타락했다”라고 개신교계를 강하게 질타해서 교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손교수와의 인터뷰처럼 <시사저널>은 종교의 성역에도 과감하게 펜을 들이밀었다. ‘‘통일’되지 않는 통일교 ‘2세’들’(제1116호, 3월8일자)과 ‘전세계에서 시끄러운 통일교판 ‘왕자의 난’ 점입가경 실상’(제1127호, 5월24일자) 등에서는 통일교 내에서 벌어지는 문선명 총재 아들들 사이의 권력과 재산 다툼을 집중 조명했다. <시사저널>은 지난해 순복음교회 사태에 대해서도 발 빠른 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주위를 환기시킨 바 있는데, 지난 8월16일자를 통해서는 ‘조용기 목사 둘러싼 ‘수상한 거래’…순복음교회 장로들로부터 포천 땅 대거 증여받아’ (제1139호) 기사를 단독 취재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법인카드, 엉뚱한 사람이 ‘펑펑’…경만호 대한의사협회 회장, 의료계와 무관한 MB 상임특보 출신 인사에게 카드 지급해 논란’(제1100호, 2010년 11월23일자), ‘20억 위조 수표에 은행도 뚫렸다…은행측, 진짜 수표 소유자 의심하고 계좌 지급 정지’(제1119호, 3월29일자), ‘금감원이 키운 금융 부실의 덫…부산저축은행 사전 인출 VIP 명단 및 4백 페이지 검찰 공소장 단독 입수’(제1125호, 5월10일자), ‘15억원 둘러싸고 분열되는 ‘이승만’…‘이화장 소장 사료 연세대에 넘기면서 돈 수수’ 논란’(제1133호, 7월5일자), ‘힘 있는 곳에 책 주는 국회도서관의 ‘끼리끼리 기증’’(제1136호, 7월26일자), ‘‘헌혈’ 좋은 일 하다 매년 2천명 이상 다친다…대한적십자사 내부 문건 단독 입수’(제1140호, 8월23일자) 등 <시사저널>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진보·보수라는 정파성을 넘어 언론 본연의 비판·감시 기능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