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미지만 깎을 뿐…한국에서 ‘장수’하려면 한국인의 사랑받아야”
  • 김세희 기자 (luxmea@sisapress.com)
  • 승인 2011.10.1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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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명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시사저널 전영기
외국 기업의 기부 활동이 눈에 띄게 저조한데.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투자를 하고 확대 재생산을 하면서 이곳 한국에서 사랑받는 기업으로 크겠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가능한 한 투자금을 빨리 빼서 본국으로 송금하기에 바쁘다.

기업의 기부는 의무가 아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회적 강제’와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 나라에서 계속 발전할 수 있다거나 기부를 하는 것이 기업의 이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때 기부를 포함한 사회 공헌 활동이 이루어진다. 의무감보다는 장기적으로 보고 기부를 하는 것이 기업에게도 ‘윈’이고 한국 사회에도 ‘윈’이다.

그래도 외국 기업은 이런 분위기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느낌이 든다.

국내 재벌 기업들은 이른바 ‘태생적 원죄’라는 것이 있어서 강제가 통한다. 하지만 외국 기업에는 강제라는 개념도 별로 없고, 원죄 의식 역시 없다. 외국 기업들은 한국에서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하기보다는 이익을 어떻게 빼 나가고, 언제 한국 기업에 팔고 나갈 것인가에 대한 마인드가 강한 것 같다.

접대비 지출은 유난히 많다. 한국에서 기부보다 접대가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세금 문제와 경영진의 인센티브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접대비는 100% 세금 공제가 된다. 또 접대비는 좀 더 직접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근시안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처럼 짧은 경영 마인드에서는 접대가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특히 외국 기업 지사장의 경우에는 길게 보아야 효과가 나오는 기부보다는 효과가 빨리 날 수 있는 접대가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경영진의 인센티브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그렇다면 이것은 외국 기업이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한계라고 보아도 될까?

아니다. 본인들이 정말로 ‘코리안 루이비통’이 되고자 한다면 달라진다. 프랑스의 루이비통이 아니라 코리아의 루이비통으로 한국에서 기부도 하고 투자도 하고 고용도 해서 한국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 틈만 나면 본국으로 송금하는 행위는, 결국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내릴 뿐이다.

외국 기업들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보는가.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이익을 창출해 배당을 하거나 본국으로 송금하는 것은 전혀 불법적인 행위는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한국 기업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한국 땅에 투자도 하고 기부도 해서 국민으로부터 존중받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서) 발을 뺄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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