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PK를 호령한다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11.05.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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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 주민 25.7%가 ‘대표 언론’으로 지목…KBS·MBC가 그 뒤 잇고, 국제신문은 4위

▲ 부산일보 편집국. ⓒ시사저널 유장훈

부산일보가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대표하는 언론사로 첫손에 꼽혔다. <시사저널>이 여론조사 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사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5백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17일 조사한 결과이다. 표본 오차는 ±4.38%포인트(95% 신뢰 수준)이다. 부산일보는 지목률 25.7%로 KBS(14.4%)와 MBC(11.9%) 등 주요 방송사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국제신문이 9.5%로 4위에 올랐고, KNN(부산·경남방송)이 7.8%로 그 뒤를 이었다. 그 밖에 PK 지역 언론으로는 경남신문(4.3%)과 경남일보(3.9%), UBC(울산방송·2.0%) 등이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 지역에서는 부산일보가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역 주민의 44.6%가 부산일보를 지역의 대표 언론사로 꼽았다. 2위에 오른 국제신문(19.3%)과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KBS가 12.9%로 3위를 차지했고, KNN(12.5%)과 MBC(10.6%)가 그 뒤를 이었다.

부산일보, ‘지역 밀착’ 보도로 주민 파고들어

광복 이듬해인 1946년 9월 타블로이드판 2면으로 창간한 부산일보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임시 수도가 부산으로 옮겨오면서 전국지로 발돋움했다. 해외 통신사의 뉴스 공급처 역할을 하기도 했으며, 1958년에는 지역 신문 최초로 서울지사를 설치해 중앙 정치 무대와 경제계 등을 직접 취재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1960년 4월12일 부산일보 1면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은 한국 현대사를 바꾸어놓았다. 이승만 자유당 독재 정권에 항거하는 3·15 부정선거 규탄 집회에 참가했다 최루탄이 박힌 채 숨진 김주열군의 참혹한 모습이 외부로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이 사진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통신사를 통해 전세계로 전파되었고,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어 자유당 정권을 무너뜨렸다.

부산일보는 ‘편집권 독립’ 시스템과 ‘지역 밀착’ 보도 태도를 강점으로 꼽았다. 이정호 편집국장은 “20년 넘게 편집권 독립 시스템을 정착시켜왔다. 일방적인 상명하복이 아니라 협의와 토론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민주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이 정착되었다. 공정하게 보도하기 위해 상하 간에 서로 견제하는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국장은 “주민들의 삶에 깊이 파고들어 희로애락을 함께함으로써 주민들의 눈과 입이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중앙지와의 차별화 전략을 밝혔다. 올해 들어서는 ‘생활 개선 프로젝트-왜 안 될까’라는 기획물을 내놓았다. 한 사례로 ‘카드 결제를 꺼리는 택시’ 문제를 보도했는데, 이후 기기 고장일 경우 요금을 카드결제기 공급사가, 기기 고장이 아닐 경우 기사가 물게 하는 부산시의 대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부산일보는 향후 멀티미디어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기사 콘텐츠를 신문뿐 아니라 인터넷, 트위터, 페이스북, 방송 등 다양한 매체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올해 초 회사 차원에서 멀티미디어 TF(태스크포스)팀이 꾸려져 6월 말까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통합 뉴스룸 설치를 비롯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콘텐츠 개선 작업을 앞두고 있다.

울산 ‘UBC’, 경남 ‘경남신문’도 두각

울산 지역을 대표하는 언론사로는 방송사가 1~3위에 나란히 올랐다. UBC 울산방송이 15.1%로 지역 내 대표 언론사 자리를 차지했다. MBC(10.6%)와 KBS(6.9%)가 그 뒤를 이었다. 신문사로는 울산에 본사를 둔 경상일보가 6.7%로 가장 높은 순위인 4위를 차지했다.

민영 방송사인 UBC는 지난 1997년 9월에 울산과 인근 지역 1백30만명의 시청자를 위해 첫 전파를 발사한 뒤, 같은 해 광역시로 승격한 울산과 함께 성장해왔다. 2003년 디지털 방송과 2008년 DMB 방송을 울산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다. 지난해 말 신사옥으로 이전한 UBC는 스튜디오와 편집실 등을 모두 HD 방송 환경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자체 프로그램은 HD로 제작해 방송하고 있다.

UBC는 지역 밀착형 보도와 함께 지역 문화를 선도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창사 초기 5~10분 안팎의 분량으로 지역 뉴스를 보도하던 기존의 방송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뉴스 시간을 20분 정도로 과감하게 확대해 지역 현안을 집중 취재해왔다. 박용주 보도국장은 “지역의 작은 소식 하나까지 소중히 여겼다. UBC만 보면 울산의 모든 소식과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왔다”라고 설명했다.

UBC는 또 지역 방송사로서는 최초로 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유라시아 대장정 실크로드> 5부작을 비롯해 다양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했다. 공업 도시로서 문화 불모지였던 울산에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해 문화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박국장은 “급변하는 방송 환경 속에서 경쟁력 있는 지역 방송, 지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방송, 지역 여론과 문화를 선도하는 방송으로 나아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경남에서는 KBS(18.5%)와 MBC(13.9%)가 1, 2위에 오른 가운데, 창원에 본사를 둔 경남신문이 10.7%의 지목률을 기록해 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으로 조사되었다. 4위 부산일보(10.6%)에 이어 진주에 본사를 둔 경남일보(8.6%)가 5위를 차지했다.

경남신문은 지난 3월 창간 65주년을 맞았다. 남선신문이라는 제호로 격일간 타블로이드판 2면을 발행한 것이 첫 출발이었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마산일보로 제호를 변경한 후 1956년 서울 주재 특파원을 처음으로 파견했다.

▲ 경남신문 편집국. ⓒ경남신문 제공

이후 경남매일신문과 경남매일에 이어 1980년에 현재의 경남신문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1997년 전국 일간지 최초로 교육부를 신설해 매일 2면씩 교육면을 발행하기도 했다. 1999년에 전자신문 KN뉴스를 개통했으며, 2004년부터 해마다 경남 마라톤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경남신문은 ‘중립 노선’을 유지하고, ‘지역 소식’에 강한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정기홍 편집국장은 “진보와 보수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또 경남도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뉴스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 도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언론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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