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위한 ‘창의적 인생’ 길 찾기
  • 김세희 기자 (luxmea@sisapress.com)
  • 승인 2011.05.0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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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F 2011 인 서울’ 현장 / ‘오리진’들 초청한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 강연 파티 ‘성황’

‘오늘의 오리진(origin)과 소통하다.’
지난 4월23일 오후 서울 신촌 24/7에서는 이색적인 강연 파티가 열렸다. 강연과 파티는 낯선 조합이다. 일정이 연기되고 중간에 장소가 변경되었음에도 7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10대 후반의 앳된 얼굴에서부터 아이의 손을 잡고 들어온 엄마까지, ‘오늘의 오리진(창안자)’과 소통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번 행사의 주최자이자 국제사회창안가인 정예솔씨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가 ‘오리진’이 되어 주체로서 우뚝 섰으면 하는 생각에서 행사를 기획했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 강사로 나선 최현석씨는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요리사이자 ‘천재 쉐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평소 ‘요리사는 예술가’라고 생각하는 최씨는 “창의적으로 생각해라”라는 말을 화두로 던졌다. ‘정답 이외의 다른 것’을 생각해보고 ‘생활과 연결해서 생각하라’라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창의적인 것’의 요체이다.

▲ 4월23일 서울 신촌에서 열린 ‘DYF 2011 인 서울’에서 최현석 쉐프가 창의적 요리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배우고 행동하라”

최씨는 “유명 미식 블로거가 자주 찾아왔다. 1주일에 아홉 번을 오니 매번 같은 메뉴를 내놓기가 싫어서 새로운 음식을 맛보여 드리고자 메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전체 코스를 파스타로만 만든 적도 있다. 어떻게 보면 나의 승부욕이 더해져 창의적으로 살 수밖에 없는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까다로운 미식가와의 만남은 그의 창의력을 폭발시킨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이 일상생활에서 그가 창의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지 마라’라는 고민 속에서 나온 것이 속이 보이는 투명 만두, 김치 모양의 샐러드, 밥이 아닌 생면을 잘게 썰어 만든 리조또 같은 것이었다. 그의 상상력은 끝이 없었다. 그러나 창의력 그 자체만으로 승부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창의력에는 실현, 감탄, 공감이 있어야 한다. 머릿속에 있는 그림을 현실로 끄집어내 표현해낼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이 보는 이의 감탄을 끌어내고 공감을 얻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강사로 나선 이는 자유기업원 김정호 원장이었다. “창의적으로 배워라”라고 말하는 그는, 원장이라는 직함보다 ‘랩 하는 지식인’으로 더 친근한 인물이다. ‘김박사와 시인들’이라는 그룹으로 최근 앨범까지 낸 명사답게 그는 랩을 하며 등장했다. “나는 원래 겁이 많은 사람이었다. 교수가 되고 싶었지만 학교를 찾아다니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 결국 교수가 되지 못했다. 인생에서 주도권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지금은 대학교를 돌아다니며 랩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김원장은 “딸아이가 선물해준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이 계기가 되었다. 그 후로 나에게 배움은 시도하고, 실패하고, 또 시도하는 것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랩은 가르침의 도구이지만 동시에 배움의 도구이기도 하다. 그의 인생을 극적으로 바꿔준 것 역시 랩이다. 자유 시장경제의 원리를 랩으로 부르고 있는 그에게서 ‘창의적 배움’의 모습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13전 14기’의 유통회사 대표도 강사로 나서

마지막에는 ‘생리대 파는 남자’로 알려진 심현수 한국 영업인협회 회장이 나섰다. 고려대 졸업장을 뒤로 하고 과감히 길거리로 나선 그는 곧 월 매출 1억원을 올리는 유통회사의 대표가 되었다. 심회장은 “생각이 나면 바로 해야 한다. 돈이 없어서 못하고,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여건이 안 되어 못한다고 생각하면 평생 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그는 전 재산 30만원을 털어 노점상에서부터 시작했다.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해 13전 14기로 일어섰다.

심회장은 “아침에 일어나면 A4용지 앞면에 내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해야 할 행동 20가지를 써라. 그리고 뒷면에 앞에 썼던 것 가운데 한 가지를 뽑아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해야 할 행동을 쓰고 하루에 한 가지씩이라도 실천해라. 그렇게 1년을 하면 몇백 개의 실천이 쌓인다. 꿈을 이루기 위해 1년에 한 가지라도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하는 이는 드물다. 이런 습관을 들이다보면 어느새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당면 목표는 시간당 5백만원의 강의료를 받는 강사가 되는 것이다. 


ⓒ시사저널 임준선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정예솔씨(20)는 “기존에 없는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이를 통해 수익을 내고 수익금을 비영리 사업에 재투자하는, 일종의 사회 환원 시스템을 고안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하는 일이 무엇인가?

희망 프로젝트라는 조직을 통해 지금까지 세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인도 길거리 아동 교육 프로젝트 ‘더 메신저스(The Messengers)’, 청소년 정치 토론 기구 ‘가온빛누리’, 재능 기부 센터 ‘The 나눔’이다. 이 프로젝트들은 정부가 필요로 하는 시스템이지만 정부에서 직접 만들 수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정부의 후원을 받아 대리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보면 쉽다. 이를 통해 직접적인 사회 환원은 아니지만, 활동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환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직업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

고등학교에 다닐 때 부조리를 경험한 적이 있다. 이후 그런 것들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라의 근간은 교육인데, 교육의 실태를 보고 난 뒤에는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 이후 함께할 분들을 모았다.

‘희망 프로젝트’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일단 정부나 기업, 시민 개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희망 프로젝트가 채울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가 일종의 문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사회창안가이자 희망 디자이너이다. 자신의 ‘희망’은 무엇인가?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또 내 삶의 모토인 ‘행복한 사람’이 되어 남들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솔직히 내가 누군가에게 ‘당신의 희망을 디자인해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사기이다. 내 삶도 제대로 디자인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의 삶을 디자인하겠나. 다만 나는 없는 것을 생각해내고 상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를 통해서 자신의 희망을 마음껏 디자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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