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편케 못 지냈는데…”
  • 경남 밀양·부산│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승인 2011.02.07 19:5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해균 선장 부모 인터뷰

 

▲ 소말리아 근해에서 해적에 의해 납치되었다 구출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부모인 석록식(왼쪽)·손양자 씨. ⓒ시사저널 유장훈

석해균 선장의 노부모는 큰아들을 대견해하면서 한편으로는 늘 미안함을 지니고 살았다. 공부를 잘하던 아들이 대학을 포기하고, 돈을 벌러 망망대해에 나가 힘든 일을 하는 것이 안쓰러웠다. 부모들은 해적에게 납치되어 크게 다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뜬눈으로 밤을 새고 있다.

석선장이 고국으로 돌아오기 하루 전인 지난 1월28일 그의 밀양 고향집을 찾았다. 아버지 석록식씨(83)는 “돈이 없어 공부를 더 시키지 못했다”라며 40년이 더 지난 일을 아직도 가슴속에 묻어두고 있었다. 석씨는 “논 두 마지기가 전부였는데 얘들 가방은 모두 다섯 개였다. 고등학교까지 보낼 수밖에 없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납치 소식은 TV를 보고서야 알았다. 석씨는 “걱정할까 봐 얘들이 안 알려주었다. 배를 탄 후 아직까지 사고 난 일이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다. 시키는 대로 했으면 아무 탈 없었을 텐데…”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 손양자씨(79)는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위험한 일만 했다. 집에는 1년에 한두 번 올까말까 했다. 그래도 최근 몇 년 간은 자주 온 편이었다”라고 전했다. 손씨는 “자꾸 염증이 생긴다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제 바라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아들이 다시 건강을 되찾는 일이다. 노부모는 “제발 좀 치료를 잘 해주면 고맙겠다”라고 부탁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