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넘어 우주 산업까지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11.01.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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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신 파프리카랩 대표

김동신 파프리카랩 대표가 창업한 계기는 애플의 기업 철학과 상당히 맞닿아 있다. 김대표는 기술과 디자인이 결합해 사람들의 삶이 즐거워지거나, 편해질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자는 생각으로 파프리카랩을 설립했다. 애플이 고객 행복을 기업 목표로 잡은 것과 맥락이 닿는다. 우연한 경험이 김대표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병역 특례로 엔씨소프트에 근무할 당시 개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좋은 반응을 얻는 데 고무되어 소비자들에게 편리함과 재미를 주는 것이 보람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김대표는 2007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곧장 파프리카랩을 세웠다. ‘페이스월드’라는 웹 기반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만들었다. 기존의 얼짱 사이트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모델에게 돌아가지 않고 언론사나 사이트 운영진 손에 쥐어지는 잘못된 구조를 바꾸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에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얼짱 사이트를 운영했다. 하지만 별 성과 없이 사업을 접었다. 이때 김대표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어려움은 한꺼번에 닥친다. 당시 동업자는 회사를 나가고, 투자도 끊겼다. 희귀병인 ‘조갑박리증’에 걸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라고 털어놓았다.

쉬는 동안 김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은 아이폰이었다.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며 아이폰 시대가 올 것을 직감했다. 그때부터 투자자들을 만나고 다녔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그는 “국내 투자자들은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으면 절대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 아이폰을 모르는 투자자가 대다수였기 때문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가 투자자가 모바일 게임을 하면 투자하겠다고 했고, 그렇다면 소셜 게임을 하겠다고 다시 제안했지만 소셜 게임 개념을 설명하는 데에만 6개월이 걸렸다”라고 토로했다.

ⓒ시사저널 윤성호

조만간 소셜 게임 두 개 더 내놓을 계획

결국 지난해에야 투자를 받아 최근 소셜 게임인 ‘해적의 유산’을 선보였다. 동시에 폰폰(PonPon)이라는 소셜 커머스 사업도 펼치고 있다. 그는 “소통의 수단이 게임일 수도, 물건 구매일 수도 있다.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 실력을 인정받고, 친구에게 물건을 선물해주면서 기쁨을 느끼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시장 변화를 보고 빠르게 사업 아이템을 정하고 바꾸는 힘을 가졌다. 스티브 잡스처럼 시장을 보는 안목을 키워 애플처럼 시대 변화를 이끄는 회사를 만드는 꿈을 꾼다. 그가 평생에 걸쳐 이루고 싶은 꿈은, 우주 산업에 도전해 보는 것이다. 1980년대 매킨토시 컴퓨터를 개발하던 스티브 잡스가 ‘우주에 흔적을 남기자’라고 말했던 것처럼 그 역시 누구도 해보지 못한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열정으로 가득차 있다. “지금 시작하더라도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은 잘 안다. 우주 산업의 초기 기반을 닦는 작업이라도 하고 싶다. 큰 변화를 이끌 일에 기여했다는 사실만으로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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