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정한 실력 고국 무대에 펼친다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1.01.03 17: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해 본격적으로 국내에 얼굴 알리는 소프라노 임선혜씨

 

ⓒ빈체로 제공

한국 소프라노 가운데 지금 세계 메이저 오페라 무대에서 톱 캐스팅으로 올라 있는 인물을 꼽자면 단연 임선혜씨(35)이다. 레코딩이건 오페라 무대이건, 유럽에서는 임선혜씨가 서는 순간 화제의 중심이 된다. 원전 음악 전문가인 지휘자 르네 야곱스와 손을 잡고 발매한 <돈 조반니>나 <이도메네오> <마술피리>는 유럽 무대에서 갖고 있는 임선혜씨의 존재감에 대한 후일담에 불과하다. 서울대 음대 94학번인 임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독일에 유학하던 중 고음악계의 거장 필립 헤레베게에 의해 23세 때 발탁되었다. 이후 지휘자 르네 야콥스, 윌리엄 크리스티, 지기스발트 쿠이겐, 파비오 비온디 등 바로크 음악계의 최고 권위자들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으면서 명실상부하게 고음악계 최고의 소프라노로 자리 잡았다. 임씨는 야콥스의 ‘편애’에 대해 “존경하는 야콥스 선생님이 어느 무대에서나 나를 불러주어 너무 영광스럽다”라고 말했다.

임선혜씨의 최대 강점은 연기력과 가볍고 안정적이면서도 맑은 고음. 애교스럽고 여성스러운 맛이 두드러진다.
<돈 조반니>의 체를리나 역과 <마술피리>의 파파게나 역을 동시에 맡을 수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 오페라만 일곱 작품에 출연한 임씨는 2011년에도 쉴 새가 없다. 야콥스와 함께한 헨델의 <아그리피나>와 모차르트의 <가짜 정원
사>, 피츠버그 심포니와 함께한 말러 4번 그리고 프랑스 바로크 음악을 담은 첫 솔리스트 음반 등 최소한 여섯 개의 음반이 쏟아진다. “조지훈님의 시에 윤이상 선생이 곡을 붙인 <고풍의상>을 제일 좋아한다”라는 임씨는 7월에는 스위스 가곡 페스티벌에서 한국 가곡만 가지고 리사이틀 무대를 갖는다. 8월에는 뉴욕으로 날아가 명지휘자 이반 피셔와 함께 <돈 조반니> 무대에 선다.

바로크 음악에 대한 인기가 높은 일본에서는 임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그동안 출시된 임씨의 음반 12장을 몽땅 싸들고 오는 팬이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임씨의 지명도가 본고장만 못하다. 국내에 고음악 전문 소프라노로 알려져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에 변화를 주기 위해 임씨가 신년 무대에 선다. 1월20일 예술의전당에서 빈슈트라우스 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요한슈트라우스의 <박쥐>의 아리아를 부르는 등 ‘탈바로크’ 무대를 선보인다. 임씨는 “지난해에는 무산되었지만 늦가을쯤에 국내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등 국내 무대도 자주 찾을 예정이다”라며 활약을 예고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