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로 익힌‘눈높이 서비스’, 고객 만족을 부르다
  • 박남수 한국창업전략연구소 팀장 ()
  • 승인 2010.12.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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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할머니보쌈+박가부대찌개 용인신갈점 서문자 점주

 

2007년 6월 용인·신갈 신도시 아파트단지 내 중심 상가에 있으면서 매출이 부진했던 53평 규모의 보쌈 전문점을 2억7천만원에 인수한 서문자씨(45·원할머니보쌈+박가부대찌개 용인신갈점)는 종업원들의 서비스 교육을 철저하게 실행해 월 8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1억원을 투자해 옆 매장을 인수한 후 34평 규모 부대찌개 전문점을 개점함으로써 현재는 2개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되어 있다. 기존 매장의 출입문과 주방을 공유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은 없다고 한다.

서씨의 성공 비결은 주부로서 오랫동안 사회와 동떨어진 생활을 해왔던 것을 자신이 투자하고 싶은 업종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극복했다는 점이다.

종업원에게 합리적인 일처리 알려줘

2007년 6월 매장을 인수한 서씨가 인수한 후 직원 관리를 위해 처음 한 일은 직원 교체였다. 기존 점주가 고용했던 직원 7명 중 주방 직원 2명만 고용 승계하고 나머지는 모두 바꿨다. “업무가 숙달되어 있더라도 기존 점주의 운영 방식에 익숙한 직원보다는 신규 직원을 뽑아서 내 방식대로 재교육하기로 했다.”

현재 서씨 매장의 직원은 주방 3명, 홀 3명, 배달 2명 등 총 8명. 서씨는 매일 아침 조회를 주재하고 잘못된 서비스를 고치도록 일일이 지시하고 직접 시범을 보인다. 예를 들면 반찬을 더 달라고 주문하는 고객의 테이블을 보면 다른 반찬 접시가 비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반찬도 더 갖다 드릴까요?’라고 되묻고 동의를 얻어 반찬 2~3가지를 한꺼번에 서비스하라는 것이다. 고객은 반찬이 떨어질 때마다 종업원을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2~3가지를 솔선수범해서 한꺼번에 서비스하면 일이 한결 수월해진다는 생각에서다.

서씨가 서비스 강화를 위해 아이디어를 얻는 곳은 어디일까? 서씨는 주변 음식점을 자주 들른다. 서씨가 주목하는 것은 직원의 태도의 서비스의 질. 자신의 매장에서 접목하고 싶은 서비스가 있으면 다음 날 조회를 통해 지시하고 바로 시행한다.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인수해 3개월 동안 조회를 거르지 않았던 결과는 고객의 태도 변화로 나타났다. ‘주문한 음식이 늦게 나온다’ ‘물을 왜 주지 않느냐’ ‘불러도 직원이 모르 체 한다’ 같은 불평들이 말끔히 사라졌다.

서씨의 직원 관리가 빛을 발하는 부분은 직원 8명 중 4명이 교포 출신이라는 점이다. 교포들은 한국 점주의 ‘빨리빨리’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포 출신 직원에게도 일 처리를 빨리 할 것을 요구한다. 다만 다른 음식점과 다른 점은 한국인 직원과 급여가 같다는 점이다. 급여를 차등 지급하면 동기 부여가 되지 않고 배우는 자세도 느슨해진다.”

서씨 매장의 직원은 대부분 1년 이상 장기 근속했다. 아침마다 잔소리를 하는 서씨의 행동을 봐서는 1~2개월에 한 번씩 직원이 바뀔 것 같은데 현실은 그 반대인 것. 비결은 직원이 하기 싫은 일을 서씨가 도맡아하는 데 있다. 화장실 청소뿐 아니라 매장 내 청결을 유지하는 활동 대부분에는 서씨의 손길이 닿는다.

매출의 60% 차지하는 배달 서비스에도 만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배달 서비스에도 신경을 썼다. 배달 시 고객의 불만을 내용별로 정리해 매뉴얼을 만들어 실천한 것. 고객 불만의 대부분은 ‘배달 시간 지연’에 관한 것이다. 서씨는 배달 직원이 고객에게 배달 사항을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 배달 업무 중 3~4집을 한꺼번에 돌려면 3번째나 4번째 집에서는 독촉 전화가 걸려오게 마련인데 배달 동선을 고객에게 일일이 중계하면서 배달 시간에 대한 불평은 절반으로 줄었다. 배달 음식 맛과 양에 대한 불평에도 파격적으로 대처했다. 아예 같은 가격의 다른 메뉴를 서비스로 내놓았다. 서비스 메뉴로 불평이 많았던 고객도 달랬다.

서비스 강화를 위한 사전 분석도 철저히

서씨가 매장 운영에 익숙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창업 과정에서 1년 가까이 종업원으로 일했기 때문. 원래 전업주부였던 서씨는 2006년 초 건설업에 종사하는 남편의 퇴직 연령이 가까워오자 노후 설계를 위해 창업 계획을 세웠다. 창업에 앞서 음식점 운영을 배우기 위해 3개월간 치킨 전문점, 김치찌개 전문점 등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다. 그러던 중 2006년 5월께 보쌈 전문점에서 일하면서 현재 브랜드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김치찌개 전문점과 비슷한 규모인 50평 안팎 매장인데도 3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죠. 처음에는 음식 맛 차이 때문에 매출이 다른가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종업원 관리가 매출 차이를 만들어내더군요.”

보쌈 전문점 점주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아침마다 조회를 열었다. 어제 실수했던 것과 잘한 것을 언급하고 개선 방향을 찾아 직원에게 일일이 설명했다. 실행하기 어려운 요구 사항도 많았지만, 점주의 말대로 몇 가지를 실천해보니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시간이 남자 고객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6개월간 근무하던 중 같은 매장 브랜드를 열기로 마음먹었고, 점주에게 창업 의사를 밝힌 후에는 서비스에 대한 철학까지 배울 수 있었다. 그렇게 1년간 보쌈 전문점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본사를 찾아 창업 의사를 밝혀 현재의 매장을 인수할 수 있었다. 매장 인수 전에는 1주일간 매장 주변 상황을 철저히 분석한 후 서비스의 질만 높이면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변에 학원, 병원, 대형 마트가 들어서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덕에 배달 수요도 확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고객층은 남녀노소 고루 분포되어 있는 만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증정 이벤트’를 벌일 계획까지 세웠다.

점심보다 저녁 매출이 70% 정도 많다고 판단하고 점심 장사에 대한 부담을 아예 덜기 위해 보쌈정식, 순두부찌개, 뚝배기, 육개장 등으로 점심 메뉴를 단출하게 구성했다. 배달 매출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배달 직원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렸다.

현재 서씨는 보쌈 전문점에서 하루 2백10만원, 부대찌개 전문점에서 하루 6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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