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에서 게거품 무는 참게
  • 박수현│국제신문 사진부 차장 ()
  • 승인 2010.11.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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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군 삼동면 대지포 갯벌

절지동물 갑각강 십각목으로 분류되는 게는 전세계적으로 4천5백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1백83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10개의 다리는 기능적으로 한 쌍의 집게발과 네 쌍의 걷는 다리로 구분된다. 게는 그 종류만큼이나 서식 환경과 외양적 특성이 다양하다. 대게나 홍게처럼 6백m 이상의 깊은 바다에 사는 종이 있는가 하면, 꽃게처럼 산란을 위해 서해안을 남북으로 이동하는 종도 있다. 어업 방식이 현대화되기 전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없다 보니 조상들은 주변에서 다소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데다 맛 또한 뛰어난 참게에 주목했다. 기록에 의하면 참게는 임금님의 수라상에도 올랐다고 하니 참게 맛을 즐긴 데는 귀천이 없었던 듯하다. 그래서일까. 이 녀석들 이름 앞에는 게 중에 진짜 게라는 의미에서 접두사 ‘참’자가 붙었다.

참게는 갑각의 폭이 70mm 정도인데, 민물에서 성장한 후 가을이 되면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하구로 이동해 산란한다. 이곳에서 부화된 새끼 참게는 이듬해 봄에 다시 민물로 돌아온다. 참게의 식생을 관찰한 조상들은 해학적인 속담들을 더러 만들어냈다. 이를테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한다’라는 말은, 몸 밖으로 돌출되어 있는 두 개의 눈이 위험을 감지하면 몸속으로 숨어버리는 게의 동작이 아주 민첩해 음식을 단숨에 먹어치우는 형상을 비유할 때 사용한다. 흥분한 사람이 말할 때 입가에 침이 북적이는 것을 비유하는 ‘게거품을 문다’라는 이야기도 관찰의 묘미이다. 아가미 호흡을 하는 게는 물을 빨아들여 산소를 걸러낸 후 아가미와 연결된 한 쌍의 구멍을 통해 물을 배출한다. 게가 거품을 무는 것은 게의 입장에서는 한계 상황이다. 물을 빨아들여 아가미에서 산소를 걸러내야 하는데 사람에게 붙잡힌 탓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러다 보니 아가미 주위에 거품을 만들어 공기와 닿는 표면적이라도 넓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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