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_2. 젊게 사는 법] 아는 만큼 젊어진다 노화를 이기는 10가지 법칙
  • 조비룡I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 승인 2010.10.18 18: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반인이 할 수 있는 노화 예방법

최근 자신이 운영하던 중소기업을 아들에게 물려주었다는 68세의 심 아무개 회장이 건강을 점검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왔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피곤함과 낮의 잦은 졸림, 관절통 등을 호소하면서 중금속 검사도 받았으면 한다고 했다. 심회장은 자신의 여러 불편감과 조로 현상들이 최근의 심해지는 공해와 이번 낙지 파동과 같은 중금속 오염 그리고 농약 사용 등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회장의 검진 결과에서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 수치는 나이를 생각하면 거의 정상에 가까웠다. 중금속이나 농약이 심각한 문제였다면 해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0.5세씩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심회장은 여전히 불안해하는 눈치였다.

건강에 손상이 오기 시작하는 40대 중반과 기력이 쇠해지는 60대가 되면, 심회장처럼 병원을 한 번씩 방문하게 되는데, 이때 많은 사람이 중금속·농약·환경호르몬 등의 오염이나 중독 때문은 아닌지 걱정스러워한다. 대부분은 이런 검사 전에 원인을 찾기 때문에 중금속 검사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심회장처럼 이런 검사까지 진행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이러한 것이 건강 악화의 이유인 경우는 흔하지 않다. 오랫동안의 흡연으로 인한 폐기종과 과음, 복부비만으로 인한 지방간염, 운동 부족으로 인한 근위축과 퇴행성 관절염 등이 훨씬 더 많은 이유이다. 많은 사람은 돈은 얼마든지 낼 테니 젊음을 돌릴 수 있는 묘약을 처방해달라고 한다. 유전자와 줄기세포 치료가 상용화되기 전까지는(아무리 빨라도 10년 이내에는 어렵고 30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 건강에는 왕도가 없다. 물론 질병을 발견하면 단시간에 뿌리를 뽑도록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노화를 촉진시켜 자신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을 찾아서 이를 장기적으로 꾸준히 조절해야 한다. 그러면 최근까지 미국의 국립노화연구소와 우리나라 100세인 연구 등 여러 장수 연구들에서 밝혀진‘노화를 이기는 10가지의 법칙’을 노화 촉진 인자들과 함께 살펴보기로 하자.


1) 적절한 신체 활동(운동)

나이보다 젊게 사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 가장 두드러진 점은 신체 활동량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100세를 넘긴 사람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운동은 노화로 인한 가장 뚜렷한 현상인 근육의 위축을 막아준다. 그 밖에도 신경을 자라고 복구할 수 있게 하는 호르몬들이 방출되어 뇌의 위축을 방지하고, 음식을 에너지로 변경시키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에너지 공장의 효율성을 높인다. 운동할 때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기전이 발달함으로써 노화의 주범인 산화 스트레스를 막아주는 능력도 유지된다. 이런 효과를 보려면 하루 30분 이상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야 한다.

물론 관절통이나 운동 후 피로감이 심하지 않다면 하루 2만보까지 늘리면 더 좋다. 만약 이틀에 한번 꼴로 숨찬 운동이나 아령과 같은 무산소 운동까지 겸한다면 운동의 효과를 거의 100% 누릴 수 있다. 운동의 종류는 다양하게 할수록 효과적이어서, 걷기, 제자리 뛰기, 한발로 서기, 옆으로 가기 등 여러 동작을 취하도록 하고, 운동 종목도 수영·등산·댄스 등을 골고루 한다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 매일 균형 잡힌 식사하기

요즘 건강 관련 광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몸에 좋은 특정 식품이다. 그런데 모든 음식은 다른 음식에 비해 특정 장기에는 좋지만, 또 다른 기관이나 기능에는 좋지 않은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전립선에 좋다는 토마토를 너무 과잉 섭취하면 단백질 부족으로 인한 근육 위축이 유발될 수 있고, 콩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에서는 칼륨의 증가로 인해 무리가 유발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가게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식사의 원칙이다.

이와 함께 신선하고 위생적인 음식 섭취가 중요한데, 아직까지도 음식 때문에 발생하는 가장 큰 건강 문제가 식중독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 추가로 노화를 더디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이 있지만, 그 효과를 너무 과신해서는 곤란하다. 노화를 좀 더 더디게 할 수 있는 식사를 위한 팁으로는 첫째, 혈당을 올리는 음식, 즉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피하는 것(단 음식, 정제된 음식들이 주로 여기에 포함되고, 야채와 정제되지 않는 잡곡은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이다)이 중요하다.

둘째로는 기름 중에서 불포화 지방, 불포화 지방 중에도 생선에 많은 오메가-3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병이 없다면 1주일에 두 번 이상 손바닥만한 생선을 먹으면 충분하다)이고,

셋째로는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는 칼슘이 풍부한 유제품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칼슘으로 하루 8백mg 이상), 마지막으로 싱겁게 먹도록 하는 것(소금으로 하루 5g 이하) 이다.

3) 어려서부터 적절한 몸무게 유지하기

수십 년 전만 해도 영양 결핍이 문제였던 한국에서 이제는 영양과잉 즉, 비만이 제일 큰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비만은 어려서 나타날수록 건강에 좋지 못하게 되며, 나이가 들어서는 비만일지라도 몸무게를 빼는 것이 몸에 많은 부작용을 유발한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어린 나이 때부터 몸무게를 꾸준히 적정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가장 적절한 몸무게는 (18.5×키(m)²)~(25×키(m)²) 사이에서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는 몸무게를 선택하면 된다. 대체로 여성은 결혼 전, 남성은 대학 들어가기 전 또는 군대에서의 몸무게가 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4) 적절한 수면

잠의 기능을 잘 모르는 과거에는 의사들도 가능한 잠자는 시간을 줄이라고 권고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수면 시간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빈 시간이 아니라 우리 몸은 물론이고 정신의 휴식과 정화가 일어나는 시간임이 밝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하는데, 사람마다 또 상황마다 적절한 수면 시간은 조금씩 달라질 수가 있다. 대체로 자고 일어나서 개운함을 느끼고 점심 식사 후 식곤증이 심하지 않을 정도의 수면양이면 적절하다. 일반적으로 성인에서는 7시간 전후 1시간 정도(6~8시간)가 이에 해당한다.

5) 금연

지난해 국내 성인의 흡연율이 40% 아래로 떨어지는 듯하다가 올해 다시 상승하는 양상이다. 담배는 백해무 익하기 때문에 무조건 끊어야 한다. 이런 연구 결과들로 인해 국가 정책도 무리할 정도로 금연 구역을 확장시키고, 흡연하기에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흡연은 비만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 수명을 갉아먹는 2대 원인이다. 흡연을 20대부터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10년 더 일찍 사망할 뿐만 아니라 자주 아파 건강의 질 또한 매우 낫게 된다. 다행히 최근 금연을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약들도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 금연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담배 끊을 의지만 있다면 병원의 금연클리닉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6) 절주

음주는 흡연과는 달리 심혈관과 사회생활에는 유익한 작용이 있어 금주라고 하지 않고 절주라고 한다. 하지만, 절주는 거의 금주와 같은 뜻이 되게 되는데, 폭음이나 과음은 상당 부분 타고나는 경향이 있어 술을 절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폭음은 한 번에 맥주나 소주를 다섯 잔 이상 마시거나 그 이하일지라도 취하는 경우를 말하고, 과음은 1주일로 따져서 맥주나 소주로 약 14잔 또는 2병 이상씩을 마시는 경우를 말한다. 이 이상을 마시면 혈압이 오르고, 위염이 생기고,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등 노화가 촉진된다. 또 사고를 많이 일으켜 장애 또는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7) 긍정적인 마음, 스트레스 관리

사람의 몸과 마음은 매우 관련성이 많아 긍정적인 생각을 할수록 몸 또한 건강해지고, 노화 또한 더디게 된다. 흔히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스트레스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스트레스가 너무 작아도 건강이나 행복감, 생산성 등이 떨어진다. 자신에게 적절한 스트레스 양이란 스트레스 때문에 불안이나 우울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기능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정도를 말한다. 이러한 정도의 스트레스 양은 명상이나 인지요법과 같이 평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연습을 하면 자꾸 늘어나게 되어 어지간한 스트레스에도 힘들어하지 않고 잘 견디는 강한 성격이 될 수 있고, 이는 노화도 더디게 한다.

8) 정기적인 건강검진

앞에서 말한 7가지 노화를 이기는 방법들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로 건강검진이다. 만약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되었다면 70%의 이유는 바로 앞의 7가지 원칙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데있다. 어떤 원칙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다시 잘 시행하게 되면 다음 건강검진에서는 훨씬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검진만 하고, 결과에 따라 이런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검진의 효과 중 30%만 얻고 70%는 잃어버리는 것이다.

9) 적극적인 사회생활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그 반대로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할수록 몸과 마음 또한 더욱더 건강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직장이 필요 없을 경우라도 사회봉사·자원봉사 활동은 꾸준히 하라고 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0) 교육과 경제적 안정

최근 하버드 대학 동창들의 건강을 추적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교육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건강을 지켜서 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이 알아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노화로 인한 여러 손실들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경제적 안정, 즉 노후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