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의 집중력 음악가에겐 좋은 무기”
  • 김세희기자 ()
  • 승인 2010.08.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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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게 슬라토 독일 뮌스터 음대 학장

 

ⓒ시사저널 유장훈

“음악은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1, 2등을 가릴 수 없다. 모두가 각자의 재능과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의지가 있다면 음악가로서 성공할 수 있다.”

수제자인 임세란씨(바이올리니스트·뮌스터 음대 부교수)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독일 뮌스터 음악대학 헬게 슬라토 학장의 말이다.

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알려진 김수연씨와 임세란씨를 키워냈고, 고 윤이상씨의 음악에 감명받아 윤씨의 현대 곡을 직접 연주해 CD로 발매한 바 있다. 슬라토 학장은 “윤이상 작곡가의 음악에서는 아시아의 향취가 물씬 풍기지만 유럽의 문화와도 극적으로 결합된다. 유럽에도 많은 작곡가가 있지만 서로 다른 문화를 잘 결합시키면서도 독창적인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윤이상 작곡가뿐이다”라고 그의 곡을 연주한 소감을 밝혔다.

아홉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그는 인생의 전부를 음악과 함께했다. 현재 부인과 아들딸도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음악가 가족인 셈이다. ‘이제는 좀 쉬고 싶지 않냐’라는 질문에 그는 “빠듯한 스케줄에 학생들 오디션을 보고 가르치고 하는 것이 당연히 힘들고 지친다. 하지만 연주하는 학생들을 보면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그 에너지로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키워내는 선생님이다 보니 음악가를 꿈꾸는 학생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에 대한 사랑이다. 자신이 하는 악기만이 아닌 전체를 알아야 한다. 모차르트 곡을 연주하려면 모차르트 오페라를 알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 자신이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그 길을 결정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걸리지만 스스로 싸워서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한국 학생들은 집중력이 굉장하다. 이것은 중요한 무기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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