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 물 뺀다고 면봉 들지 마라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10.07.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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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병·안과 질환 예방과 숙면 비법 / 낮에 운동 충분히 하고 자기 전에 온수로 샤워하면 푹 잘 수 있어

■ 물놀이 후 귀에 이상이 생겼을 때

물놀이가 많은 여름에는 귓병도 증가한다. 수영, 샤워 또는 머리를 감다가 귓속에 물이 들어가면 먹먹해지고 소리도 울려서 들린다. 물이 외이도와 고막 사이에 고이면서 고막의 진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답답한 나머지 손가락이나 휴지를 말아서 넣어보고, 수건으로 닦아도 보지만 시원치 않다. 면봉으로 물기를 닦아내려다 상처가 나기도 한다. 습기가 있고 짓무른 외이도 피부는 상처가 더 잘 생긴다. 이럴 때에는 물이 들어간 귀를 아래쪽으로 향하고 가볍게 흔들어주면 대부분 물이 빠진다. 귓속에 남아 있는 소량의 물은 체온으로 인해 자연히 증발되므로 무리하게 면봉으로 닦아낼 필요는 없다. 다만, 하루 이틀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면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만져서 염증이 생겼거나 귀지가 많아서 물이 배출되지 않는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외이도는 원래 건조한 상태로 산성을 유지해 세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외이도 안에 습기가 계속되고 액체가 고이면 산성 환경이 없어지면서 눅눅해진 귀지 안에서 세균이 자란다. 이런 상태에서 피부가 벗겨지면 외이도에 염증이 생긴다. 수영을 자주 하는 사람, 습한 기후에 사는 사람, 귀를 자주 후벼서 상처가 나는 사람, 귓구멍 입구가 작아서 물이 쉽게 고이는 사람에게서 세균성 외이도염이 잘 생긴다. 흔히 스위머스 이어(Swimmer’s ear)라고도 부른다. 증상은 귓구멍이 간지럽거나 귀가 막히는 불편감으로 시작한다. 염증이 심해짐에 따라 통증을 느끼며, 귓바퀴를 조금만 건드려도 아프다. 청력도 나빠진다. 심하면 주위의 임파절까지 붓게 된다. 이럴 때 귓속을 진찰해보면 외이도 바깥쪽이 심하게 부어 있고 분비물이 차 있다. 고막에는 대개 문제가 없다.

치료는 귀에 가득 차 있는 분비물과 진물을 제거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 다음으로 귀에 항생제와 항염증제를 정기적으로 넣는다. 귀 안의 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산성의 물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식초로 귀 안을 스스로 세척하는 방법도 있다. 외이도 바깥쪽이 너무 부어서 물약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심지의 역할을 하는 거즈를 넣어서 약이 안쪽까지 침투되도록 한다.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진통제가 필요하며, 먹는 항생제는 심한 경우에 사용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치료 기간 중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샤워할 때에도 꼭 귀마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영할 때 사용하는 귀마개를 구입하면 되는데, 일반 귀마개라면 주위에 바셀린을 발라서 방수가 더 잘되도록 하면 된다. 그래도 물이 귀에 들어갔다면 헤어드라이어의 찬바람을 이용해 말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여름철 물놀이를 할때는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바이러스 감염에 유의해야 한다. ⓒ시사저널 임준선

 

■ 유행성 각결막염과 급성 출혈성 결막염 주의

여름철은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안과 질환이 늘어나는 시기이다. 흔히 눈병이라고 부르는 유행성 각결막염이 대표적이다. 아데노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고 전염력이 강하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눈에 티가 들어간 것처럼 불편하고 눈물이 많이 나오며 충혈된다. 눈이 부시고 통증도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의 치료에 특효약은 없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고 7~10일이 지난 후부터 전염력이 약해지면서 자연 치유된다. 면역력이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3일에 한 번 정도 안과에서 각막염 등의 합병증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사의 지시 없이 안약을 함부로 사용하면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질환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환자가 쓰는 세숫대야와 비누, 수건을 따로 사용한다. 베개와 이부자리도 따로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부부 중 한 사람이 감염되었다면 약 2주 동안 잠자리를 따로 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 안약을 함께 사용하면 오히려 전염될 가능성이 커지므로 환자가 쓰다 남은 안약은 버려야 한다. 또, 오염된 손으로 눈을 만져서는 안 된다. 약 2주 동안은 휴가를 받아 주위 사람과 격리하는 것도 좋다.

각결막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 급성 출혈성 결막염이다. 흔히 아폴로 눈병이라고 부르는 이 질환은, 엔테로 바이러스나 콕사키 바이러스의 감염이 원인이다. 눈곱과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1~3주 후에는 면역력에 의해 자연 치유된다. 이 질환 역시 뚜렷한 치료법이 없으므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수영장·목욕탕 등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야 한다.

 여름에는 강한 자외선에 눈이 노출되기 십상이다. 사실 자외선으로 인한 눈의 손상 가능성은 드물기 때문에 직업상 또는 여가 활동을 위해 야외에서 광선 노출이 심할 경우에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에는 장시간 태양 광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출이 불가피하면 챙이 넓은 모자를 쓰거나 선글라스 혹은 자외선 차단제가 코팅되어 있는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 착용을 권한다. 선글라스의 색조가 진한 것이 자외선 차단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없다. 색조가 강할수록 투과되는 광선의 양이 적어지면서 동공이 확장되어 오히려 자외선의 유입량이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가 코팅되어 있는 옅은 색조의 선글라스가 좋다. 안경 렌즈의 크기가 클수록, 위치가 눈에 가까울수록, 측면까지 차단될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다.

 

■ 잠잘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일반적으로 쾌적하게 잠을 자는 데 적당한 온도는 18~20℃이다. 그런데 한낮에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으로 지면이 데워져서 나오는 복사열은 밤 기온을 25℃ 이상으로 유지시킨다. 열대야는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신체적·정신적 건강은 물론 두뇌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밤 기온이 높으면 잠을 자기가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체온 조절을 위해 중추신경계의 작용이 활발해지므로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또, 숙면을 위해서는 잠잘 때의 체온이 깨어 있을 때보다 1~2℃ 낮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잠들기가 쉽지 않다. 잠을 자도 푹 자지 못하고 자주 깬다. 아침에 일어나도 잔 것 같지 않고 머리가 무겁고 피곤함을 느낀다.

낮에 신체 활동을 늘려서 몸을 피곤하게 하고, 자기 전에 목욕으로 땀을 제거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창문을 열어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 습도를 줄이는 것도 좋다. 이불은 땀 날 때 몸에 붙지 않는 종류가 좋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조명을 켜놓으면 잠들기가 더 어려울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수면까지 방해하므로 조명은 끄거나 어둡게 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1~2시간 정도 에어컨을 가동해 실내 기온을 낮추는 방법도 좋다. 밤새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 선풍기를 켜놓고 잠드는 것도 수면 중 호흡 곤란과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더위로 불쾌지수가 높아져 생기는 스트레스도 수면을 방해한다. 스트레스는 코티졸이라는 각성 성분을 분비해 잠을 달아나게 한다. 특히 직장인 가운데는 스트레스에 육체적 피로가 겹쳐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잠이 안 오고 몸이 끈적끈적할 때 일부러 찬물로 샤워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오히려 잠을 쫓는 결과를 초래한다. 냉수보다는 온수로 몸을 닦아야 신체 근육이 이완되면서 잠이 잘 온다. 밤에는 찬 음료나 수박은 가급적 피하며, 허기를 느낄 때는 따뜻한 우유를 마시는 편이 좋다. 우유의 트립토판이라는 성분이 수면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적당한 포만감도 주기 때문이다. 

과음은 숙면을 어렵게 한다. 담배의 니코틴도 중추신경을 자극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운동은 새벽이나 해가 진 뒤 20~30분 정도가 좋다.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운동이 적합하다. 점심 식사 후에 몰려오는 졸음은 참지 않는 것이 좋다. 낮잠은 15~20분 정도가 적당하며 너무 오래 자면 밤잠을 더욱 설치게 되므로 삼간다. 좋은 침구는 숙면을 위한 촉매제이다. 특히 베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메밀·겨 등 다소 딱딱하고 통기성이 좋은 소재가 좋다. 높이는 목뼈 중 가장 움푹 들어간 7번 경추까지 받쳐줄 정도가 적당하다.

·도움말 | 조양선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정태영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수면클리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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