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연’ 자욱한 온라인·모바일 전장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10.04.26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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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 활성화하면서 기존 유선인터넷 환경에도 영향…포털들, 유·무선 연동 서비스 개발 등 치열한 경쟁

ⓒNHN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터넷 환경에 지각 변동이 왔다. 무선인터넷 활성화는 기존 유선인터넷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털 사이트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유·무선 연동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유선인터넷 환경에서 벌어졌던 지난 포털 사이트 대전에서는 네이버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도 승자가 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네이버가 무선인터넷 서비스에서 주춤하고 있는 반면, 다음커뮤니케이션즈와 SK커뮤니케이션즈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다. 

NHN은 지난 4월6일 새로 완공한 신사옥 그린팩토리에서 네이버 서비스 변화 방향과 혁신 전략을 소개하는 ‘네이버쉬프트 2010’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7월부터 선보이는 새로운 홈페이지 ‘데스크홈’이 소개되었다. 메일, 쪽지, 일정 관리, 포토 앨범에서부터 미투데이, 블로그, 카페까지 개인의 디지털 자산을 한눈에 관리할 수 있게 구성했다. 네이버 이용자는 기존 홈페이지와 데스크홈, 검색창만 보이는 ‘검색홈’ 등 세 종류의 홈페이지 가운데 골라서 사용할 수 있다.

새 홈페이지보다 눈에 띄는 것은 검색 서비스 개편 계획이다. 실시간 검색인 ‘리얼타임 검색’과 검색어를 모를 때 유용한 ‘시퀀스 검색’이 선보였다. 리얼타임 검색은 이용자가 한 번의 검색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검색어를 입력하면 1차 결과를 보여준 후에 업데이트가 발견될 때마다 페이지 새로 고침 없이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시퀀스 검색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스마트파인더와 검색 필터를 활용해 해당 영역에서 원하는 조건을 찾아준다. 자동차, 영화, 게임, 건강, 휴대전화, 축제·행사, 레시피 등 7개 카테고리에 대한 시퀀스 검색이 제공된다. 예를 들어 연비가 좋은 준중형차를 찾고 싶으면 왼쪽에 위치한 스마트파인더를 활용해 가격, 연료, 연비, 출시 연도, 제조사 등에 대한 조건을 축소시켜나가며 찾아내는 것이다.

네이버가 새롭게 선보이는 검색 서비스는 사용자 친화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새롭다거나 앞서가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실시간 검색 서비스는 구글코리아가 먼저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 3월22일 트위터, 뉴스, 블로그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출시했다. 네이버가 출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도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쉬프트 2010’에서 최근 주목되는 모바일 환경과 관련해 특화된 서비스 전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상헌 NHN 대표가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추어 새로운 홈페이지와 검색 서비스가 모바일로도 구현·연동되도록 서비스하겠다”라고 밝힌 것이 전부이다. 무선인터넷 시장이 유선인터넷을 오히려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쏟아져나오는 상황에서 무선인터넷의 키가 되는 모바일 서비스에서 뒤처진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물론 시작이 전부는 아니다. 정교하고 적합한 서비스를 가진다면 출발이 조금 늦더라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네이버는 통합 검색과 지식iN을 내놓으면서 후발 주자로 시작해 선두로 치고나간 경험이 있다. 그렇더라도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않는다면 뒤처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 다음

다음, 아이폰 국내 출시 전에 어플리케이션 개발해 눈길

무선인터넷 환경에서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다음이다. 다음은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기 전에 모바일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를 열고 주력 서비스들을 어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해 앱스토어에 올렸다.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다음이 내놓은 어플리케이션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부터 지도와 동영상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 힘을 쏟아온 것이 주효했다. 길거리 실제 사진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로드뷰는 다음을 지도 서비스 강자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지도 서비스를 바탕으로 GPS와 디지털 나침반 기능으로 위치 기반 서비스가 강화된 모바일 환경에서 앞서나갈 수 있었다.

다음은 지난 4월10일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모바일 서비스를 아이콘화해서 직관적으로 배치하고 통합 검색, 실시간 이슈를 연결해 배치했다.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 4월13일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모바일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모바일 전략을 발표했다. 기존 웹 검색과 차별화된 모바일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자리에서 다음은 상반기 내로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해 핵심 기술인 음성 검색과 바코드 검색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판을 두드리지 않아도 말을 하거나 바코드를 찍으면 관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최병엽 다음 검색본부장은 “지난해 말부터 음성 검색의 인식 정확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 소음이 있는 상황 등을 제외하면 외래어, 사투리 등을 뺀 보통의 검색어 대상으로는 만족할만한 수준의 인식 정확도를 확보했다. 검색어의 입력이 불편한 모바일 환경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 이용자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지난해 10여 차례에 걸쳐 검색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면서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최세훈 다음 대표이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검색 품질은 국내 최고이다”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싸이월드와 네이트를 보유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경쟁사에 비해 앞서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프라를 바탕으로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NS는 모바일인터넷 환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고, 발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서비스이다. 트위터와 미투데이 등 단문 형식의 SNS가 각광받고 있지만,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네이트온 메신저도 모바일 환경에 적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모바일용 네이트 홈페이지를 곧 개설할 예정이다. 아이폰용 네이트 이메일과 동영상 응용 프로그램도 현재 개발 중이다. 검색 서비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시맨틱 검색도 5월 중으로 모바일웹에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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