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갈리는 현역들의 도전 인천은 ‘순탄’ , 대전은 ‘가시밭’
  • 김지영 기자·나인문 | 충청투데이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0.02.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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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안상수 현 시장이 지지율 선두 달려…‘인물 부재’ 허덕이는 민주당, 송영길 출마 여부 최대 관심/대전에서는 박성효 현 시장이 염홍철 전 시장에 밀리는 양상…심대평 의원의 신당 창당이 변수 될 수도

 

▲ 인천시장 유력 후보로 안상수·이윤성·송영길·문병호·김교흥(왼쪽부터)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배경은 인천대교 야경. ⓒ시사저널 사진팀


인천과 대전은 모두 한나라당 소속의 현역 시장이 재출마 의사를 천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명암은 다소 엇갈린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박성효 대전시장은 2위로 밀리고 있다. 두 지역 모두 변수는 있다. 인천의 경우, 야권 후보 단일화 카드가 살아 있다. 대전도 자유선진당과 심대평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으로 분열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시사저널>이 신년 기획으로 연재한 ‘2010 지방선거 민심 현장을 가다’는 인천·대전을 마지막으로 16개 광역시·도의 현장 탐방을 마무리한다. 

 여야 ‘일대일’ 대결 기대 

인천광역시는 일찌감치 3선 도전 의사를 밝힌 안상수 현 시장에 맞서 여야 인사 10여 명이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한나라당에서 안시장의 3선 가도에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꼽히는 이는 이윤성 국회부의장(인천 남동 갑)이다. 일각에서는 “아직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이부의장이 차기 국회의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친이계’인 이부의장과 달리 ‘친박계’로 분류되는 유정복 의원(경기 김포)과 윤태진 남동구청장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계파 간의 한판 대결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여권 일각에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곳 가운데 적어도 한 곳에서는 친박계가 본선 후보로 나서지 않겠느냐”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중립 입장’을 표방하고 있는 안시장이 양 계파의 틈바구니에서 여당 후보로 최종 낙점될지 주목된다. 이밖에 이 지역 초선 의원인 박상은·윤상현·이학재 의원도 후보자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다.

설욕을 다짐하는 야권에서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안시장의 개발 위주 정책의 문제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김교흥·문병호·안영근·유필우·이기문 전 의원 등 5명이 예비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1차 관문인 당내 경선 통과를 목표로 발 빠르게 지역을 누비고 있다. 하지만 이들 예비 주자들의 지지율이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상당히 낮을 경우 ‘구원투수’가 긴급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핵심 인사는 “수도권과 충청권 광역자치단체 여섯 곳 가운데 한두 곳 정도는 전략 공천을 할 수 있는데 인천이 그중 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3월 말까지 예비 후보들의 지지율을 관망하다가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 싶으면 바로 전략 공천 전술로 바꾸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부각되는 인물이 송영길 최고위원이다. 송최고위원은 아직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그가 서울시장 후보나 차기 당 대표 등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보 진영의 경우, 민주노동당에서는 김성진 전 최고위원이, 진보신당에서는 김상하 변호사가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인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와 일대일 대결 구도로 가야 한다”라며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 후보 단일화론’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한겨레가 지난 1월1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시장의 독주가 확연해진다. 여야 후보 가상 대결을 붙였을 경우, 안시장이 41.2%를 차지해 독보적으로 앞서갔고, 그 뒤를 문 전 의원(19.7%)과 김성진 민노당 전 최고위원(6%)이 이어갔다.

전·현직의 ‘리턴 매치’ 주목
 

대전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박성효 현 시장과 자유선진당 염홍철 전 시장의 ‘리턴 매치’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박시장이 2% 간발의 차이로 대역전승을 일구어내며, 정무부시장이 시장을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여기에 민주당에서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각각 대전 동구와 대덕구에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선병렬·김원웅 전 의원이 일찌감치 지역 조직을 추스르며 표밭갈이에 분주하다. 두 사람은 세종시 문제를 한껏 활용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삼보일배, 선 전 의원은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세종시가 6·2 지방선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만큼 세종시와 선거를 연계한 몸짓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선거를 앞둔 5월23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선전을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3파전이 되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 등을 감안할 때 결국 두 전·현직 시장의 자존심을 건 샅바 싸움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 대전에서는 박성효 현 시장(왼쪽)과 염홍철 전 시장(위)이 강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충청투데이가 지난해 12월24~26일 대전시장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염 전 시장이 32.7%로 가장 앞섰고, 박시장이 18.5%로 뒤를 이었다. 선 전 의원은 13.5%, 김 전 의원은 10.0%였고, 민주노동당 김창근 대전시당 위원장이 4.6%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9~11일 실시된 한겨레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후보로 김 전 의원이 나설 경우 가상 대결에서 염 전 시장 35.9%, 박시장 29.4%, 김 전 의원 15.4%였다. 민주당 후보로 선 전 의원이 나설 경우, 염 전 시장 40.3%, 박시장 30.2%, 선 전 의원 12.5%로 집계되었다. 박시장에 대한 지지도가 다소 상승하기는 했지만, 큰 흐름에는 변화가 없었다.  

비록 선두이기는 하지만, 염홍철 전 시장은 행정수도 백지화 등에 반발해 탈당하는 등 나름으로 명분을 축적해왔는데도 잦은 당적 변경으로 ‘철새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이 큰 부담이다. 박성효 시장 역시 대전 지역 최대 현안이던 로봇랜드와 자기부상열차 시범 노선 선정,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굵직한 국책 사업에서 모두 고배를 마셔 ‘정치력 부재’라는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심대평 의원이 (가칭)국민중심연합 창당을 공언하고 나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충청 정가의 새로운 정당 태동은 ‘공생’보다는 ‘공멸’의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두 정파의 지분 싸움이 선거 지형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친노 인사들이 주축이 된 국민참여당이 충청권에서 얼마만큼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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