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 금리 안 따지면 뒤통수 맞을 수 있다
  • 송승용 | ㈜희망재무설계 컨설팅 팀장 ()
  • 승인 2009.11.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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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똑같은 변동 금리라도 가산 금리 높으면 불리

ⓒ시사저널 이종현

대출 없이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대다수 가정에서는 대출을 끼고 주택을 구입한다. 그리고 대출을 받을 때는 변동 금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변동 금리가 고정 금리보다 싸기 때문이다. 변동 대출 금리는 아직까지는 3개월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를 기준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즉, 3개월 CD 금리에 일정 부분의 가산 금리가 적용되어 은행의 대출 금리가 산정된다. 가산 금리는 기준 금리에 덧붙이는 위험 가중 금리인데, 돈을 빌려주는 금융회사들의 마진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가산 금리는 대출받을 때 한 번 정해지면 변동되지 않으므로 높게 적용받으면 향후 CD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금리 인하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한다. 단순한 대출 금리 보다 가산 금리를 잘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분당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신혼 주부 이보람씨는 전세금과 여윳돈을 보탠 뒤 모자라는 돈을 대출받아서 아파트를 장만할까 생각하고 있다. 이씨는 얼마 전 신문에서 은행들이 변동금리로 대출을 해줄 때 가산 금리를 높게 적용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게다가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부터는 변동 금리와 고정 금리를 놓고 고민하게 되었다.

‘버블’ 논란 있어 주택 가격의 30% 이내 대출이 좋아

은행권에서 신규 대출을 받을 경우 CD와 연계된 변동 대출 금리는 대략 연 6% 내외이다. 현재 3개월 CD 금리가 연 2.79%임을 감안하면 가산 금리가 3%를 넘는다는 의미이다. 가산 금리가 이렇게 높아진 이유는 정부가 담보 대출 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CD 금리를 낮추자 은행들이 이익을 보존하기 위해 가산 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참고로 금융 위기 이전의 가산 금리는 평균 1.5~2% 내외였다. 더군다나 내년 이후 시중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가산 금리를 물어가면서 선뜻 변동 금리로 대출받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에는 차라리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활용해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 최장 30년까지 고정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금리도 현재 연 6.1(10년)~6.35%(30년)로 은행권의 변동 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은행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자신이 직접 대출 절차를 진행할 경우 0.2%의 금리를 할인받을 수 있다.

이미 대출을 받았고 가산 금리가 높다면 일단 대출을 유지하되 중도 상환 수수료 부담 기간이 끝나는 시기에 좀 더 좋은 조건의 대출로 갈아타기를 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때에도 역시 가산 금리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대출 금리를 따져보기에 앞서 무리한 대출을 받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집값 버블에 대해 논란이 많다. 버블 논란을 떠나 무리하게 대출을 받을 경우 현금 흐름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주택 가격의 30% 이내에서 대출을 받고 금융 비용은 월 소득의 20%가 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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