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듯한 자부심 고된 일상 이겨낸다
  • 김지혜 (karam1117@sisapress.com)
  • 승인 2009.07.28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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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환경미화원 / 편견은 개선…노동 강도는 여전

▲ 서울 중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최재원씨가 즐거운 표정으로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영무

<시사저널>이 실시한 직업 신뢰도 조사에서 국민들이 신뢰하는 직업 2위는 간호사(89.9%), 3위는 환경미화원(89.2%)이었다. 두 직업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몇 배 더 힘들고, 남모를 고충이 따르는 직업이다.
대한간호협회에 등록된 간호사 수는 26만명. 실제로 활동하는 간호사는 15만명이다. 간호사는 월급도 적지 않다. 평균 초임은 약 2천8백만원인데 대형 종합병원의 경우에는 4천만원 이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간호사가 안정적이며 연봉이 높은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간호사의 업무는 생각보다 훨씬 고되다. 3교대 근무 때문에 밤과 낮을 바꾸어 생활하고, 느닷없이 터지는 응급 상황 때문에 ‘전화 벨소리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중환자실에 배치되면 식사 시간은 10분 이하이다.

안정적이고 편한 직업이라는 오해도 생겨

게다가 간호사들이 체감하는 평균 근속 기간은 10년밖에 안 된다. 3교대를 하면서 아이를 양육할 수가 없어 대부분 중간에 그만두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23세에 일을 시작해도 35세면 실질적인 정년이다. 등록된 간호사 숫자는 많은데, 현장 인력이 부족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간호사들이 신뢰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몸이 아파서 힘들었을 때 도움을 받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간호협회 백찬기 홍보팀장은 “간호사들 역시 중환자들이 쾌유해서 나가는 것을 보면 더없이 뿌듯하다. 간호사들은 바로 이 순간 때문에 고된 업무에도 자부심을 가지고 일한다”라고 말했다.

환경미화원도 일반인이 아는 것보다 훨씬 고된 직업이다. 환경미화원의 나이는 보통 40대 후반에서 50대, 평균 월급은 2백20만~2백40만원, 평균 근속 기간은 22~24년, 정년은 60세이다. 환경미화원은 최근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연봉이 4천만원이나 되는 ‘안정적 직업’ ‘고수익 직업’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은 이런 분위기에 공감하지 않는다. 일단 연봉은 결코 4천만원이 될 수 없다.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꼬박 일해도 실제로 받는 월급은 2백50만~2백60만원 사이이다. 게다가 보통 새벽 4시부터 오후 5시까지 끊임없이 육체노동을 한다.

물론 환경미화원이 이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안정적인 직업이고, 편한 일이라 그렇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회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환경미화원은 최후에 더 이상 직업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찾는 직업인 경우가 많다. 서울시청 노동조합 김영섭 조직부 차장은 “환경미화원의 노동 강도를 알기 때문에 성실하지 않은 사람은 아예 오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이직률이 낮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을 신뢰한다. 환경미화원 자신은 육체적으로 고되고 힘들지만, 우리는 그들의 성실함 덕분에 쓰레기 냄새를 맡지 않고 깨끗한 도로를 걸어 회사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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