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도 보는 눈에 따라 달라
  • 김지혜 (karam1117@sisapress.com)
  • 승인 2009.07.28 23: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교인, 신부-승려-목사 순 / 개신교의 배타적 선교 행태 등이 목사 신뢰도 떨어뜨린 듯

▲ 지난해 부처님 오신 날 충북 청주시 관음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종교계 성직자들. ⓒ연합뉴스

무신론자가 증가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추세이다. 개신교와 가톨릭의 전통이 강했던 미국에서도 지난해부터 무신론자의 비율이 30%가 넘는 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종교 지도자에 대한 불신이 점차 커진 것을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국민 대다수가 종교 지도자를 크게 신봉하거나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이번 ‘직업 신뢰도 조사’에서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사 결과 종교인에 대한 신뢰도는 신부, 승려, 목사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신뢰도가 높게 나타난 신부도 직업 운동선수(4위), 은행원(8위), 미용사(9위)보다 낮은 11위였다. 승려는 18위였고, 목사는 25위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신부의 경우 ‘신뢰한다’라는 응답(74.6%)이 ‘신뢰하지 않는다’(20.6%)라는 응답보다 세 배가량 높았다. 가구 소득이 월 4백1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에서 신뢰한다는 비율(82.2%)이 높았다. 지역적으로는 부산·울산·경남(66.2%)과 강원·제주(57.7%)에서 특히 낮게 나타났다. 

천주교, 정치색 옅고 신성한 이미지

천주교는 특별한 안티 세력이 없고, 정치적 색깔이 옅어서 신부라는 직업의 신뢰도도 높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천주교의 정신적 버팀목이었던 고 김수환 추기경의 신성한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승려의 경우 ‘신뢰한다’(64%)라는 응답이 ‘신뢰하지 않는다’(32.4%)라는 응답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지역별로는 강원·제주 지역에서 승려에 대한 불신이 컸다. 이들 지역에서는 승려를 ‘신뢰하지 않는다’(46.8%)가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승려를 가장 불신하는 연령대는 30대(57.2%)였다.

목사의 경우, 다른 종교인에 비해 ‘신뢰한다’(53.7%)라는 응답과 ‘신뢰하지 않는다’(42.7%)라는 응답의 편차가 작았다. 연령과 지역별로는 각각 20대(48.4%)와 부산·울산·경남에서 ‘신뢰하지 않는다’(49.1%)라는 응답이 높았다.

종교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목사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된다. 하나는 목사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반감이다. 대형 교회의 목사들이 관행적으로 자신의 자녀에게 목사직을 세습하거나, 신자들에게 헌금을 강요하고, 고급 자동차와 부동산을 보유하며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사례들이 언론을 통해 부정적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하나는 개신교에 대한 불신이 신뢰감 저하로 이어진 경우이다. ‘예수 천국, 불신 지옥’과 같은 배타적인 형태의 선교는 일반인들의 반감을 불렀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소망교회 인사들을 중요한 공직에 대거 임명했다는 보도가 연이었던 것 등도 ‘목사’가 신뢰감을 잃은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