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못하는 배 초호화 ‘김정일 요트’
  • 김지혜 (karam1117@sisapress.com)
  • 승인 2009.07.2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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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융당국, 요트 대금 동결하고 요트 2척 압류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구입하려던 아지무트 사의 호화 요트 105형. 위 오른쪽은 전체 외관. 왼쪽 요트 위에서 일광욕과 파티를 즐길수 있는 공간. 아래 왼쪽부터 요트 내부의 연회 테이블, 침실, 운전실. ⓒ영인마린 제공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새로 주문한 호화 요트에서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려던 꿈이 산산이 깨졌다. 이탈리아 인터넷뉴스 ‘리베로’판은 지난 7월17일 유럽의 금융당국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문한 이탈리아산 호화 요트 2척을 압류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유럽의 금융당국은 김위원장의 계좌를 통해 지급된 요트 대금 2백30억원도 동결했다고 밝혔다. ‘김정일 요트’는 어떤 요트일까.

전폭 30m 이탈리아산 초대형 규모…‘특급 호텔’ 같은 시설 자랑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문한 요트 두 척은 길이가 9m 이상으로 ‘크루저급’ 초호화 요트에 속한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이탈리아 선박회사 아지무트(AZIMUT) 사가 제작하는 플라이브리지 랭지(Flybridge Range)형 모델이다. 두 요트의 세부 모델명은 95형과 105형이다. 모두 어마어마한 크기와 화려함을 자랑한다. 우선, 전폭이 각각 29.87m, 31.40m로 초대형 규모이다. 두 모델은 화려한 인테리어로도 유명하다. 요트의 맨 아래층에는 4~5개의 선실, 5~6개의 욕실, 최대 10개의 침대가 놓이고 마치 호텔 객실처럼 꾸며진다. 그 위층은 푸른 바다를 내다보며 대화를 하거나 술을 마실 수 있는 고급스러운 거실이 들어선다. 원목 테이블, 안락한 소파, 식탁, 음식 조리 공간 등이 놓인다고 한다. 하늘이 열려 있는 맨 위 갑판에는 ‘플라이브리지’라는 공간을 둔다. 이곳이 바로 영화 속에서나 보았던 눈부신 선상 파티가 열리는 곳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굳이 맨 위층에 ‘플라이브리지’가 있는 모델로 주문했다. 이 요트들을 주로 외국 손님의 접대나 파티용으로 사용하려고 했던 것 같다. 두 대 모두 갑판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파티를 즐길 수 있는 모델이다. 요트 수입상들도 “김위원장이 주문한 요트는 스피드를 즐기기보다는 선상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찾는다”라고 말했다.

2005년부터 아지무트 사와 수입 계약을 맺은 영인마린측은 2008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스포츠형인 43형 모델을 수입했다. 이 모델은 김위원장이 주문한 요트 크기의 절반보다 작으며, 가격은 10억원이 넘는다. 영인마린의 우충기 과장은 “스포츠형 모델의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 주문했는데 고가라 그런지 아직 팔리지 않았다. 김위원장이 사려고 했던 요트는 그야말로 최상급 모델이다. 한국에서는 그 정도의 비싼 요트를 사겠다는 사람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부유층은 보통 17~18m 정도의 크기에 침실이 2~3개 있으며, 대략 15억~20억원대 요트를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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