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에 빠진 호러는 장르의 죽음 알려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09.07.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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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감독 파스칼 로지에

ⓒ시사저널 이종현

영화는 두 종류로 나뉜다. ‘모두’를 위한 영화와 ‘그들’만을 위한 영화. 프랑스 감독 파스칼 로지에가 들고 나온 <마터스 : 천국을 보는 눈>은 후자이다. 여름 내내 멀티플렉스를 장악하고 있는 ‘모두’를 위한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은 <마터스>를 끝까지 보는 것조차 버거울 수 있다. 그들만의 장르인 호러 안에서도 특별하다고 평가될 정도이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하게 투영된 호러 영화를 선보인 파스칼 로지에 감독이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와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PiFan에서 <마터스>는 최고의 화제작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선혈이 낭자한 고어 영화 특유의 표현 수위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가 던지는 폭력, 신념, 인간성, 사후 세계 등에 관한 질문들이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영화와는 달리 시사회장에서 보여준 파스칼 로지에 감독은 온화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었다. 파스칼 로지에 감독은 질의 응답 시간을 “영화에 대한 비판적인 질문도 좋으니 마음껏 물어보시라”라는 말로 시작했다. 시간에 쫓기곤 하는 여느 시사회와 달리 시간도 충분히 확보해 주었다. 그는 “<마터스>에서 호러 장르의 전형을 이용하면서도 그것에 함몰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고 시도했다. 호러 영화들이 같은 장르적 공식에 빠져 있는 것은 장르의 죽음을 알리는 것이다”라며 감독 개인의 색깔이 들어간 영화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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