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여름휴가 보내는 ‘비법’
  • 김지혜 (karam1117@sisapress.com)
  • 승인 2009.07.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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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이트 꼼꼼하게 뒤지면 ‘방콕’ 면할 수 있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여름휴가를 겨냥한 마케팅 상품들도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TV 광고와 신문 지면에는 각종 국내외 여행상품이나 워터파크 광고들이 넘쳐난다. 하나같이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와 혜택을 보장한다’라고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내게 꼭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시사저널>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정보들 중에서 알짜 정보를 찾는 비법을 소개한다.


지금은 여름휴가 중 최고의 성수기이다. 모든 여행상품이 대목을 만난 지라 가격이 한껏 치솟아 있다.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잘만 찾으면 틈새가 있다. 오히려 지금이 저렴한 해외 여행을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먼저 여행사의 ‘땡처리 마케팅’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꼭 가고 싶었던 여름 휴양지를 1주일 안에 반값으로 다녀오는 행운을 잡을 수 있다. 눈치 빠른 젊은이들 중에는 ‘땡처리 상품 애호족’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역설적이지만 쏟아지는 해외 여행상품, 숙박권, 항공권 및 미끼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은 지금이다”라고 말한다.

보통 대형 여행사들은 성수기에 물량을 다량 확보해 놓고 고객을 대거 모집하는 특성이 있다. 그만큼 개인 사정이 생겨 출발일 직전에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것들이 땡처리 상품으로 나온다. 여름휴가 1주일 전부터 여행사 사이트를 꾸준히 드나들면 3~4일 내로 출발하는 땡처리 상품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당장 떠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해외 여행은 ‘땡처리’ ‘전세기’ ‘페리투어’를

여행사가 땡처리를 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휴가철에 팔려고 미리 대량으로 사놓은 항공사 좌석이 출발 직전까지 안 팔리는 경우이다. 여행사는 모자라는 인원만큼 고스란히 손해이기 때문에 원가에라도 팔고자 한다. 다른 하나는 고객이 항공권을 사겠다고 해서 여행사가 자신들의 이름으로 구매해 놓았더니, 고객이 출발일을 얼마 안 남기고 취소해버린 경우이다.

전문가들은 “성수기인 지금이 쏟아지는 패키지 여행상품이나 항공권을 싸게 구하기에 좋은 시기이다”라고 말한다. 여행상품을 예약한 고객이 많았던 만큼,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취소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모두투어’ 박유남 계장은 “여행사 입장에서 이런 상품들은 무조건 손해이기 때문에 원가로라도 판다. 대개 땡처리 상품들은 출발일 5~7일 전에 쏟아지므로, 휴가 1주일 전부터 꾸준히 찾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물론 내일이라도 당장 떠나겠다는 마음의 준비도 함께해야 한다.

땡처리 패키지 여행상품이나 항공권을 찾을 때에는 규모가 큰 여행사가 좋다. 물량이 많아서 한두 상품이 매진되더라도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행사 홈페이지에는 출발이 3일~2주 정도 남은 패키지 여행상품과 항공권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올라와 있다.

‘모두투어’는 사이트 첫 화면에 ‘D-Day Sale’라는 코너에서 땡처리 상품을 취급한다. 출발일이 임박하면 가격은 반값이 된다. 7월16일 현재, 평소에는 60만원이 넘는 필리핀 여행 패키지 상품이지만 출발일이 3일 앞으로 다가오자 가격이 29만9천원으로 떨어졌다. ‘하나투어’는 별도로 ‘땡처리 Sale’이라는 코너를 운영한다. 7월26일에 출발하는 ‘코타키나발루 5일’ 상품의 원래 가격은 1백19만9천원. 하지만 열흘을 앞두고 가격이 무려 50만원이나 떨어졌다. 하나여행사 사이트에 휴대전화 번호를 등록하면 각종 땡처리 이벤트마다 문자로 정보를 보내준다. 미리 땡처리 상품을 예고하므로 계획을 세우기도 좋다. ‘넥스투어’도 ‘마감임박 반짝 세일’ 코너를 운영하고, ‘투어 익스프레스’에도 ‘해외 여행 땡처리 모음’이라는 코너가 있다. ‘웹투어’는 사이트 첫 화면에 땡처리 상품을 올려 실시간으로 예약을 받는다.

하지만 땡처리 패키지 여행상품이나 항공권과 달리 숙박 시설은 ‘호텔 예약 전문 서비스’를 명시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예약해야 저렴하다. 여행사 사이트는 일정 비율로 수수료가 붙어 파격적인 가격으로 호텔을 예약하기가 어렵다.

‘호텔 자바’ 사이트는 휴가 기간이 끝나는 8월31일까지 개별 호텔이나 여행사에서 보유하거나, 예약을 받았던 객실 중 취소된 것만 모아서 온라인으로 싸게 팔 예정이다. 최대 37%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3박 이상 머물면 1박을 무료로 주기도 한다. ‘땡처리닷컴(www. 072.com)’ 사이트도 여행사에서 팔리지 않고 남은 호텔 객실과 취소된 예약 상품을 모아서 팔고 있다. 이렇게 ‘떨이’ 숙박 시설만 따로 모은 사이트에서는 고급 리조트나 해외 체인 호텔도 종종 반값에 예약할 수 있다. 이 사이트에 올라온 상품들은 고급 리조트나 호텔이라도 모텔 숙박비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인 경우가 많아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저렴하게 해외 여행을 떠나는 방법은 몇 가지 더 있다. 시간이 충분한 사람에게는 일본과 중국을 비행기 대신 배로 왕복하는 ‘페리투어’ 상품이 추천할 만하다. 숙박 시설이나 현지 일정이 같더라도 비행기를 이용한 것보다 가격이 훨씬 싸다. 몇 년 전 ‘페리 타고 일본 가기’ 열풍을 주도한 여행사 ‘여행박사’ 사이트가 여전히 인기가 많다. 지금도 ‘부관페리’를 이용한 3박4일 일본 여행상품이 여전히 큰 호응을 얻으며 팔려나간다. 상품 가격은 극성수기 휴가철인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도 9만9천원에서 12만9천원 사이이다.

4인 가족이 3박4일로 일본을 여행하는 데 40만원이면 된다. 숙박비가 아까운 사람은 비행기가 밤늦게 출발하거나, 새벽에 현지에 도착해 숙소에서 하루를 더 잘 필요가 없는 ‘밤 도깨비’나 ‘부엉이’ 상품을 찾으면 된다. 또, 같은 여행 코스라면 ‘전세기’라는 단어가 붙은 상품으로 고른다. 여행사가 비행기를 통째로 빌려 항공 요금을 절감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같은 일정이지만 30%까지 가격이 내려갈 때도 있다. 휴가를 늦출 수 있다면 비용을 절감하기에는 더 유리하다. 항공권과 숙박 시설 비용은 7월 말에서 8월 초에 극에 달한 후, 8월 중순부터 내려가기 시작해서, 9월 중에 극성수기의 50%까지 떨어진다.

해외 여행이 여의치 않으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방법도 있다. 국내 여행이라고 해도, 성수기에는 항공료와 숙박비가 올라가 부담스럽지만 틈새시장은 항상 있다. 다만, ‘초특가’를 내세우는 상품 중에서 내용까지 알짜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고정관념을 바꾸면 반값으로 즐길 수 있는 여름휴가 상품도 있다.

저가 항공사·코레일과 함께하는 국내 휴가

가장 일반적인 틈새시장은 저가 항공사들이 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대폭 내린 ‘반짝 마케팅’을 이용하는 것이다. 제주도를 운항하는 저가 항공사들이 실속 있는 제품을 많이 내놓았다. ‘제주항공’은 7월23일까지 인터넷으로 티켓을 구매하면 최대 40%까지 할인한다. 성수기 티켓이라도 인터넷으로 예매하는 경우 20%까지 싸다. ‘진에어’는 8월31일까지 시간대별로 35%를 할인하는 탄력 요금제를 운영한다. 또, 3인 이상 가족이 예약하면 운임의 10%는 일괄적으로 할인된다. 저가 항공사는 항공과 제주도 관광을 연계한 상품도 내놓았다. 싼 가격이 무기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에서 자사의 항공권과 연계하여 내놓은 제주도 2박3일 코스에는 20만원 미만의 상품이 있을 정도이다.

기업들이 쏟아내는 여름휴가 마케팅을 더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고정관념도 버려야 한다. 예를 들어, 제주도는 꼭 비행기를 타고 가지 않아도 된다. 코레일은 8월12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제주관악제’ 기간에 페리와 철도를 연계해 제주도를 18만원으로 여행하는 ‘제주피서열차’ 상품을 운행한다. 이 가격에는 기차와 페리의 왕복 요금, 숙박비, 한라산 입장권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비행기를 이용한 제주 여행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호텔방에서 잠을 자는 대신, 페리에서 바다의 일몰을 구경한다는 장점도 있다. 출발지는 인천, 부평, 수원, 광명 등 수도권이다. 제주도를 왕복하는 페리는 가격이 저렴해서 걷기 여행의 명소인 ‘제주 올레’에 가거나 자전거 트레킹을 하려고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이미 애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8월31일까지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받는 ‘코레일 피서열차 100선’은 동해열차, 서해열차, 남해열차, 섬 여행열차, 래프팅 열차 등 기차를 이용한 국내의 여행 명소가 집대성되어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다양하다. 성인 기준으로 2만~15만원 선이다. 잘 찾으면 4인 가족이 10만~20만원 내외로 알찬 여행을 할 방법이 많다. 인기 있는 여행 코스는 빠르게 마감되므로 서둘러야 한다. 원하는 상품의 예약이 끝났으면, 다른 여행사에서 나온 유사한 코스로 대체할 수 있다.

대학생 자녀에게 여름휴가를 선물하는 기발한 방법도 나왔다. ‘한국판 유레일패스’인 ‘내일로 티켓’을 끊어 안겨주는 것이다. 이 자유 철도 이용권은 2007년부터 대학생들에게 꾸준히 알려졌지만, 경기 불황을 겪으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가격이 5만4천7백원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18~23세의 청소년들은 이 티켓을 가지고 여름방학이 끝나는 8월31일까지 KTX를 제외한 철도를 7일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기차로 국내 명소들을 구석구석 여행하기에 최적의 방법이다.

어린 자녀들의 여름방학 숙제에 도움이 되는 휴가 상품도 등장했다. 특히, 학교에서 각종 체험학습을 하고 증거 사진을 남겨 오라고 숙제를 내주었다면 농어촌공사가 만든 웰촌닷컴(www.welchon.com) 사이트를 검색해서 이용하면 된다. 전국 농촌, 어촌, 산촌의 체험상품과 관광에 관한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어떤 휴가를 떠나기도 귀찮다면 최후의 방법은 워터파크에 다녀오거나 가족끼리 외식을 하는 것이다. 이때는 카드 회사들의 생색내기 마케팅에 속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쇼핑 사이트에 할인 쿠폰 널려 있어

▲ 신용카드나 통신사 제휴카드는 큰 도움이 안 된다. ⓒ시사저널 이종현

많은 사람이 신용카드의 할인 혜택이 크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가고 싶은 워터파크는 내가 가진 카드로 할인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막상 카드를 제시하면 지난달 사용 실적에 때문에 혜택을 못 받을 때도 있다. 이럴 때 한 번 쓰려고 카드 회사에 개인정보와 가입비를 내면서 카드를 신청할 필요는 없다. ‘G마켓’이나 ‘옥션’ 같은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e-쿠폰들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이효리 마케팅’으로 인기를 얻은 ‘비발디파크 오션월드’의 경우, 홈페이지에는 비씨·신한·외환·현대카드 소지자만 20% 할인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카드가 없더라도 전 국민 모두 할인받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G마켓에 ‘오션월드할인’이라고 검색하면 이미 20%가 할인된 e-티켓 수십 개가 뜬다. 이 사이트에 가입하면 누구나 이 티켓을 살 수 있고, 인터넷 결제 후 현장 매표소에 가서 구매자의 이름만 확인하고 입장하면 된다.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할 경우도 같다. 통신사 제휴 카드와 신용카드사들은 자사의 카드가 특별한 할인 혜택을 주는 것처럼 생색내고 있지만 그 정도 혜택은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워터파크의 경우와 같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당 할인 혜택을 검색한다.

여름을 맞아 마케팅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특히 ‘초특가’ ‘한정판매’ ‘특별할인’ 등의 화려한 광고나 수식어가 붙으면 쉽게 속는다. 하지만 성수기에 휴가를 즐기려면 정보가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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