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 위할 테니 여자 관계는 묻지 마?
  • 김지혜 (karam1117@sisapress.com)
  • 승인 2009.06.3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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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 ⓒ로이터
파라과이 대통령(58)은 지난해 8월 서민들의 환호 속에서 취임식장에 나타났다. 그럴 만도 했다. 빈부 격차가 큰 파라과이에서 61년간 단일 정당을 장악했던 보수파를 물리치고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를 자처하며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라며 대통령직에 있는 동안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동참하라고 설득했다. 신실한 ‘좌파 성직자’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깊이 각인되었다. 사제라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은 누나가 대신했다. 그녀는 “5년 후 임기를 마치면 페르난도는 종교로 귀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애초에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이 ‘신실한 성직자’를 연기하는 것은 무리였다. 취임 1년도 되기 전에 ‘숨겨진 아이들’의 엄마들이 줄줄이 친자 확인을 요구했다. 결국, 페르난도 대통령은 사제로 활동하는 동안 9명의 여성과 관계를 가졌음이 밝혀졌고, 이들에게서 나온 두 명은 공식적인 친자로 인정되었다. 도덕성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하지만 최근 더 큰 골칫거리가 생겼다. 한 27세의 여성이 “17세 때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라고 제소한 것. 10년 전이라면 페르난도가 역시 사제로 활동하던 시기이다. 그녀는 “여섯 살 난 아이도 있다”라고 주장한다. 경건하게 두 손을 모아 가난한 이들의 빛이 되겠다던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 그는 지금 “인간은 결점이 있다”라며 자신을 합리화하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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